[기자수첩] ‘온투법’ D-26, 투자자 보호가 아쉬운 이유

김동운 / 기사승인 : 2020-07-31 05: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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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투법’ D-26, 투자자 보호가 아쉬운 이유

[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온라인투자연계금융법(온투법)이 다음달 27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온투법은 여타 국내의 금융법들과 달리 그 의미가 각별하다. 온투법은 세계 최초로 P2P금융을 법률로 정의하고 규제하는 법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P2P금융을 은행이나 금융투자사와 동일한 금융업으로 인정하게 되는 기념비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전 세계에서 최초로 P2P금융에 대한 법제화를 진행하다 보니 온투법의 구체적인 방안들을 놓고 많은 이견들이 오고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P2P 투자자들의 투자한도를 축소하는 방안들을 비롯해 ▲연체율 비례 규제도입 ▲고위험 상품 플랫폼 판매 금지 ▲P2P 업체 등록 요건 신설 등 P2P금융에 대한 규제 쪽에 저울이 기울어져 있어 이에 대한 불만도 상당하다.

하지만 P2P금융사 내에서도 이번 온투법과 같은 강한 ‘거름망’은 필요하다고 동의하는 편이었다. 실제로 P2P 통계업체 미드레이트에 따르면 2017년 5.5% 수준에 머물던 연체율은 지난달 말 16.7%까지 증가했다. 또한 지난달 말 기준 P2P금융사들의 대출잔액은 2조3658억원으로, 투자자와 대출수요자간 직접연결이 진행되는 P2P금융 특성상 투자자들은 약 3785억원의 투자금액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사고도 잇달아 발생하면서 위험수위는 더 높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격찬했던 P2P금융의 선두주자인 ‘팝펀딩’은 부실 대출을 돌려막다가 들통이나 약 1000억원 규모 투자자 피해가 발생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넥스리치펀딩(넥펀)’도 마찬가지로 투자금 돌려막기 혐의로 영업중단 사태가 일어나며 250억 규모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처럼 P2P금융의 위험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온투법의 도입은 ‘옥석’을 가려내는 거름망 역할이 될 것이라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적격업체들은 금융당국에 등록절차를 거치고, 부적격업체들은 폐업절차를 거쳐 P2P금융의 신뢰도를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지금의 ‘투자자’ 보호는 제외됐다는 점이 아쉽게 다가온다. 현재 온투법 시행을 앞두고 온투법 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P2P금융사들이 잇달아 사업을 그만두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온투법 시행 전 사전에 사업을 빨리 접겠다는 것이다. 폐업하는 업체들이 남은 투자금(대출금)을 정상적으로 상환(추심)을 하면 문제가 없지만, 만약 업체들이 추심을 포기한 채 연체할 경우 투자자들의 피해는 그대로 돌아온다.

이런 부작용은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던 사안들이다. 온투법의 초점이 P2P금융의 규제 및 안정에 맞춰져 있다보니 시행 전 부담을 느낀 업체들이 속출할 것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문제는 법 시행 전 발생하는 투자자피해에 대한 금융당국의 대처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기자가 당국에 문의한 결과, 폐업 이후 P2P금융사로부터 발생하는 피해는 민사소송 혹은 경찰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11월 말 팝펀딩의 경기도 물류창고를 방문해 ‘동산 금융의 혁신 사례’라고 극찬하면서 투자자들이 팝펀딩은 신뢰할 수 있는 업체로 생각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잇달아 발생한 사기에 부랴부랴 금융당국은 태도를 바꿔 ‘규제’로 급전환했다. 이처럼 급변하는 태도변화에 휘둘리는 투자자들에게 고스란히 ‘투자자책임원칙’을 내세우며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을 주는 것은 너무나도 무책임한 모습이다. 

금융당국은 최소한 폐업하는 P2P업체들이 투자금 상환을 정상적으로 하는지 ‘모니터링’이라도 진행하겠다는 방안을 내놨어야 했다. 금융당국의 급변하는 태도변화에 휘둘린 투자자들이 ‘방안이 없다’는 금융당국의 답변에 실망감과 분노를 느낄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P2P신뢰 회복을 위해 시행하는 온투법이 금융당국들의 신뢰를 잃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길 바란다.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