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된 지붕 위 올라 생명 건진 황소 구조작전

입력 2020-08-10 15: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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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된 지붕 위 올라 생명 건진 황소 구조작전
집중호우에 따른 섬진강 범람 등으로 침수피해를 입은 전남 구례군 구례읍 한 마을 주택의 지붕 위에 홀로 고립돼 있는 소가 기중기에 의해 구조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구례=쿠키뉴스] 전송겸 기자 =전남 구례에서 물 폭탄에 침수된 축사에서 빠져 나와 물속을 떠다니던 소들이 주택 지붕 위에서 하루를 버틴 뒤에야 구조대의 도움으로 지상에 안착했다.

10일 구례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구조대원들이 크레인 등 중장비를 동원해 주택 지붕 위에서 내려오지 못한 황소 구조에 나섰다.

구례읍 한 마을 주택의 찌그러진 지붕 위에 홀로 고립돼 있는 소는 진정제가 담긴 화살촉을 맞고 몸부림에 떨다 서서히 주저앉았다.

전날까지만 해도 이 소는 다른 3마리 소와 함께 지붕 위에서 버티고 있었으나 지붕이 꺼지면서 한 마리씩 바닥으로 떨어져 내리면서 홀로 지붕 위에서 버텼다.

다행히 주택 방바닥과 마루로 떨어진 2마리의 소는 다리를 심하게 다쳤지만 운 좋게 살아남았고, 다른 1마리는 폭우에 휩쓸린 잔해더미 위에 떨어져 생명을 잃었다.

구조대는 홀로 지붕 위에 남은 소가 진정제를 맞고 주저앉아 기운이 빠질 때까지 지켜보다가 기중기를 이용해 소의 목과 앞다리, 뒷다리에 굵은 밧줄을 걸었다.

엉덩이에 첫 번째 진정제 화살을 맞고 1시간 20분을 버틴 소는 마침내 기중기에 끌어 올려져 주택 뒷마당을 밟았다.

구례군은 살아남았지만 폐렴증세를 보이는 소들을 치료하는 한편 죽은 소들의 사체를 거두느라 여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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