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막막한 코로나19 상황,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입력 2020-09-02 14: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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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막막한 코로나19 상황,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한상욱 기자
[대전=쿠키뉴스] 한상욱 기자 = 코로나19의 확산속에 경제까지 침체되며 힘든 시기를 걷고 있는 곳은 비단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다. 전 세계적 현상, 팬데믹(Pandemic)이다.겪어보지 못한 상황으로 인한 온갖 조치들이 쏟아진다. 경제와 교류가 중단되고 사람들과의 접촉도 금지되며 이동의 자유도 제한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다. 극심한 혼란은 시간이 가면서 해소되기는커녕 폭력적 성향으로 변질돼 더욱 가중된다.

이를 틈탄 개인과 집단 이기주의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인종과 국가간 차별이 발생하며, 단절된 상황 속에 생존이 위협받는 사람들의 절규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다양한 갈등은 첨예하게 대립한다.코로나19는 우리에게 그렇게 다가왔고 지금 우리 주변을 맴돌고 있다. 치료제가 개발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한다.

지금 당장은 이렇다 할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만남과 교류를 절제하고 이동하지 않는 것 외에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현재로선 극히 제한적이다.이는 인류가 가진 모든 것의 절제를 의미한다. 질병의 확산 앞에 정치도 경제도 사회도 하물며 종교도 해결책이 될 수 없다.

14세기 아시아·유럽의 흑사병 유행으로 사망한 인구수는 7500만 명에서 2억 명. 흑사병 이전 인구는 4억 5천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으니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이 병으로 사망한 셈이다.그리고 이어진 후유증과 경제적-사회적-종교적 변화 등으로 사회는 염세주의에 빠졌으며, 경제는 피폐해지고, 종교는 광기로 치달았다.

유대인들의 대량학살의 시작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손을 자주 씻어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지 않자 이들이 역병을 퍼트린다는 소문이 그 발단이었다.유럽 내에서 유대인 혐오가 극에 달했다. 종교적 신앙이 다르다는 이유와 더불어 그들의 행동방식으로 인해 사망자가 적게 발생하자 나타난 현상이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19의 상황은 위에 언급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14세기에나 볼 법한 일들이 21세기를 살고 있는 지금의 지구촌에서 벌어지고 있다.개인과 집단 이기주의, 경제의 침체, 종교의 광기가 이 순간에도 엄습하고 있다. 과학과 지성이 발달하고, 의학수준이 예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다고 하지만 사회는 14세기 수준으로 되돌려지고 있다.

모두가 힘든 시기이다. 인류가 가진 이성과 지성을 그 어느 때보다도 현명하고 슬기롭게 발휘해 코로나19 질병에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다. 참고 인내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 나로 인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를 스스로 금지할 때인 것이다. 더군다나 이것이 인간의 생사를 결정하는 문제가 된다면 더더욱 그러하다.

이 코로나19의 시대가 지나가면 우리는 또 이렇게 말할 것이다. “힘들고 어려웠던 시기가 있었지. 모두가 죽을 것만 같았던 그 시기, 참고 견디고 버텼던 지난 날이 오늘의 우리를 만들었노라”고 말이다.

swh1@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