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인 기자의 메디 IN]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 늘어…코로나19 우울증 ↑

기사승인 2020-09-02 17: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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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서운 코로나19 우울증…'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 급증


원미연 아나운서 / 건강에 도움 되는 정보를 드리는 시간, 메디인 시작하겠습니다. 
스튜디오에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유수인 기자 / 안녕하세요.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입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네. 오늘은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유수인 기자 // 지난 6월 첫 방송 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는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보면 각각의 트라우마를 안고 있는 주인공들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해가는 과정들이 나옵니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저마다의 마음 속 상처, 트라우마가 있기 마련이지만 
최근 들어 스트레스나 트라우마로 인한 마음의 병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특히 코로나 19로 인한 긴장, 불안이 계속 누적되면서 우울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와 대처가 필요합니다. 
오늘, 관련해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지난해 진료비 증가율이 가장 높은 진료과가 정신건강의학과인 것으로 조사가 되었어요.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이해가 되는데요, 특히 요즘은 코로나19로 전국민의 '정신건강'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기도 하는 만큼, 오늘 유수인 기자와 함께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와 주요우울장애 등에 대해 자세히 짚어보는 시간 갖겠습니다. 유수인 기자, 지난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은 사람이 1만 명을 넘어섰고 하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란 어떤 병인가요? 

유수인 기자 //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란 사람이 전쟁, 고문, 자연재해, 사고 등의 심각한 사건을 경험한 후 그 사건에 공포감과 고통을 느끼며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 질환으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장애를 말합니다.
환자는 이러한 경험들에 대해 공포심과 아무도 도와 줄 수 없다는 느낌을 갖게 되며 원치 않아도 반복적으로 사건이 회상되기 때문에 다시 기억나는 것을 회피하려고 애를 쓰게 됩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충격적인 사고를 직·간접 경험한 사람들의 불안증세가 심해지면 외상후 스트레스장애가 나타난다고 하죠. 국제적인 통계에 따르면 한 사람이 평생 동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경험할 확률은 9-15% 정도라고 합니다. 국내에 이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환자가 최근 5년간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증가 폭이 어느 정도나 되는 건가요? 

유수인 기자 //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2015~2019년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 동안 건강보험 가입자 중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요양기관을 방문한 진료인원은 2015년 7268명에서 2019년 1만570 명으로 45.4% 증가했습니다. 남자는 2015년 2966명에서 2019년 4170명으로 40.6%, 여자는 4302명에서 6400명으로 48.8% 늘었습니다. 진료인원과 연평균 증가율 모두 여자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최근 5년간 연평균 9.9%나 증가한건데요 연령대 별로는 어떻게 차이가 나나요? 

유수인 기자 // 연령대별 진료현황을 보면, 20대 환자가 22.2%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 50대가 16.0%, 30대가 15.9%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여자는 20대가 가장 많이 진료를 받았고, 이어 30대 , 50대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남자도 20대, 50대, 10대 이하 순으로 남녀 모두 20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20대 여자의 경우 2015년 720명에서 2019년 1493명으로 2.1배가 증가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남녀 모두 20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가 많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 이유가 뭘가요? 

유수인 기자 // 전문가들은 20대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가 많은 것에 대해 “사회적으로 젊은 성인들이 질환의 원인이 될 정도의 심각한 경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생각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아동의 경우 증상에 대한 평가가 어렵고, 노인의 경우 상대적으로 진단 기준 이하의 증상을 경험하거나 방치되는 경우가 많아 실제보다 진단을 적게 받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 연령대에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그리고 남성보다 여성에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가 더 많은 
이유도 궁금한데요원인이 알려져 있을까요? 

유수인 기자 // 국내 뿐 아니라 외국이나 다른 문화권에서도 남자보다 여자에서 더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의 요인 중 일부는 여자가 대인 관계에서의 물리적 폭력에 노출될 위험이 남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에서 기인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여자호르몬과 같은 생물학적 차이가 영향을 줄 가능성에 대해서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사람마다 스트레스에 대한 취약성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원인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발생하는 것일 텐데요 이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주요한 유발 인자, 위험인자가 따로 있을까요? 

유수인 기자 //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특정 외상 사건이 주요한 유발인자입니다. 과거에는 외상에 대한 정신적인 반응이라고 생각하였으나 최근 동물 및 임상연구들은 여러 신경전달물질 체계와 불안, 공포와 관련된 뇌 부위의 이상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관련성을 보고하고 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그럼 뇌의 이상으로 발병 위험이 더 높아진다고도 볼 수 있을까요? 

유수인 기자 // 한 부분의 이상이라기보다는 여러 신경전달물질이나 편도체,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피질축 등 다양한 뇌 부위의 이상이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자율신경계의 과활동 역시 중요한 요인으로 보고되어 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그렇다면 외상 사건을 경험한 사람의 어느 정도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일어나는 걸까요. 
 
유수인 기자 // 일반적인 스트레스와 달리 극심한 충격, 고통의 외상 사건을 경험하게 되면 이를 극복하고 다시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기 위해 적응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러한 외상적 사건에서 서서히, 또 자연스럽게 회복되며 그러한 과정은 개인, 주변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경과를 보입니다. 하지만 외상 사건에서 나타나는 스트레스 반응이 일상생활에서 심각한 손상을 초래하거나 4주 이상이 지나도 크게 회복되지 않을 경우에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가능성에 대해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충격적인 사건이나 재해 등은 살면서 예기치 않게 다가오게 되는데요, 같은 경험을 하거나 같은 것을 목격한 사람일지라도 모두에게 발병하는 것은 아니죠? 

유수인 기자 // 네. 같은 외상 사건을 경험한 모든 사람에게서 발병하지는 않은 것을 고려하면 외상 사건 외에도 외상사건의 주관적 의미, 아동기의 외상 경험, 부족한 가족.사회적 지지체계, 유전적 취약성 , 최근에 스트레스가 되는 생활의 변화 등 심리 사회적 요인도 발병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입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마음의 병이지만, 몸이 기억한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상당수의 환자들은 여러 형태의 신체증상들을 경험한다고 하죠.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의 증상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유수인 기자 // 가슴 두근거림, 근육의 긴장과 온몸의 떨림 등 몸이 지나치게 각성되어 나타나는 반응은 물론 내외과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통증으로 고통을 겪기도 합니다. 이처럼 원인을 설명하기 어려운 통증을 호소하게 되어 심지어 꾀병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합니다. 
이 밖에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극도의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난 뒤에 생기는 병이기에 스트레스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모든 내외과적 질환의 발병과 경과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만약 치료하지 않고 그냥 방치하게 될 경우,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거겠죠? 

유수인 기자 // 실제로 의지의 문제라고만 생각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내버려두면 우울증, 불안감 등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자율신경계, 면역계 등에도 악영향을 끼쳐 전신 건강까지 나빠질 수 있습니다. 고려대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승훈 교수는 "고혈압, 협심증, 위염 등 위험도도 증가한다는 연구가 있다"면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 중 39.1%는 증상이 장기적으로 남는 만큼 조기에 치료해 만성화를 막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그렇군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치료를 회복하기까지 수년이 걸리기도 하고 또 평생 동안 고통 받을 수도 있어 적극적인 예방과 치료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유수인 기자,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의 치료는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유수인 기자 // 치료는 사건 발생 후 4주 내에 하면 효과가 좋습니다. 안전한 상황에서 외상을 떠올리게 하는 '인지행동치료', 뇌의 정보처리 기능을 극대화해 기억을 흐리게 하는 '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요법' 등이 있습니다. 또 필요에 따라 항우울제, 항불안제 등 약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주변 사람의 정서적인 지지와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면 더 빨리 증상을 개선할 수도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네. 많은 사람들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전쟁에 참여한 군인, 자연재해나 테러와 같은 충격적인 사건 후에나 겪게 되는 질환이다 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을 거 같아요. 그런데 최근 전세계 적으로 겪고 있는 코로나19와 같은 사회적 감염병 관련해서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떠오르고 있다고 하죠? 

유수인 기자 // 네. 그렇습니다. 경기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은 지난달 3~17일 경기도 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자 총 1,498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인식조사를 진행하고, 이번 달 1일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특히 확진자 중 27.3%는 '즉각 도움 필요한 고도의 스트레스 상태'였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는 일반인보다 1.41배 높은 수치입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향후 코로나19 완치자들 일부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겪을 가능성도 제기됐는데요, 
코로나19가 발병한 지 반년밖에 안 돼 아직 확실히 판단할 수 없지만, 연구진은 "사스와 메르스 완치자들을 평균 3년 동안 추적한 결과 3분의1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코로나19 완치자들에게도 이것이 적용될지도 모른다"고 설명했습니다. 


[유수인 기자의 메디 IN]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 늘어…코로나19 우울증 ↑


원미연 아나운서 // 그런가 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까지는 아니지만 ‘코로나19’와 우울을 상징하는 ‘블루’가 합쳐진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생겼어요. 최근 ‘코로나 블루’나 ‘코로나 노이로제’를 겪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하죠? 

 
유수인 기자 //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로 인한 우울한 기분상태를 의미하며 코로나 노이로제는 코로나19로부터 야기된 내적인 갈등이나 외적인 스트레스에 의한 불안이 일으킨 여러가지 신경증을 의미합니다 .지난 2월, 서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전국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9.5%가 "일상이 정지된 것 같다"고 대답했는데요, '코로나 뉴스를 접할 때의 감정'으로 가장 많은 사람이 '불안'을 꼽았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특히 친구와 마주할 기회를 잃은 아동과 청소년들의 정신건강 및 사회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요?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성인뿐 아니라 아이들도 ‘코로나 블루’에 시달리고 있다고요. 

유수인 기자 // 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아이들이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원래의 행동 및 생활반경이 제한될 때 스트레스가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며 “재난 시기에 발생하는 일상 변화와 불균형은 아동·청소년의 행복감과 자아존중감 등 정서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등교수업이 재개됐다고 하지만 아이들은 지금도 주1회나 격주로 제한된 등교수업을 받고 있어 아이들이 사실상 가장 불규칙하고 불확실성 높은 상황에 지속적으로 놓인 것인데요,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지진·홍수 등 재난상황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몇 년 후 나타나는 것처럼 아동형 코로나 블루는 잘못된 습관이나 만성적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이런 우울감. 불암감이 장기화 되면 결국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까지 이어질 위험이 있는 걸까요? 

유수인 기자 //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코로나19가 잦아든 이후를 걱정하는 전문가들이 있습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우려 때문인데요, 신종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더라도 지나친 불안감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정신건강이 나빠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충격적인 경험이 주요 원인이지만, 
생명을 위협하는 감염병에 대한 공포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언제 끝날지 모르는 '현재 진행형 재난 사태'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심리방역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유수인 기자 // 신뢰할 수 있는 정부기관이나 전문가로부터 감염병과 관련된 정확한 정보와 지식을 얻고, 이를 통해 자신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것을 통해 자신의 상태에 대한 통제감을 얻는 것만으로도 불안이나 두려움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믿을 수 있는 사람과 이야기하기, 적당한 정도의 운동하기, 명상하기, 복식호흡하기, 자신의 하루를 간단하게 적어보기, 좋은 영화보기, 지지가 되고 의미 있는 타인과 연결감 유지 등 개인의 환경이나 취향에 맞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관리하면 정신건강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필요시 잘못되거나 불필요한 언론 노출을 제한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신체 건강을 유지해야 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 바로 정신건강이 아닌가 싶습니다. 예상할 수 없는 사건들이 발생하는 걸 피할 방법은 없겠지만, 몸과 마음을 회복하기 위한 치료만큼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메디인 마칩니다. 유수인 기자였습니다. 

유수인 기자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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