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 소리 나네’ 스포츠 경매, 얼마까지 알아봤니?

기사승인 2020-09-04 0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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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 소리 나네’ 스포츠 경매, 얼마까지 알아봤니?
마이클 조던이 1985년 신었던 농구화 '에어 조던1' 경매에서 61만5000달러에 낙찰됐다. 소더비즈 홈페이지 캡처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부르는 게 값이야.”

경매에서 단연 인기 품목을 꼽자면 미술 작품이다. 유명한 작품 하나에 수백억원이 오간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살바토르 문디’는 2017년 4억5030만 달러(약 5000억원)에 낙찰돼 세계 예술품 경매 최고가를 썼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세상에서 몇 대 없는 슈퍼카가 경매로 나오면 사람들이 이를 악물고 경매에 임한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경매품이 나오면 낙찰받기 위해 가격을 높인다.

스포츠 용품도 경매로 자주 올라오는데 인기가 상당하다. 선수들이 직접 사용한 배트, 라켓, 유니폼부터 시작해서 우승 트로피, 계약서 등이 시장에 올라온다. 미술 작품만큼은 아니지만 가격도 수십억원에 달할 만큼 상당하다. 최근 국제적으로 경제가 힘든 상황을 겪고 있지만, 스포츠 경매 시장은 이와는 상관없이 매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 실착 농구화 한 켤레가 7억원, 직접 사용한 배트가 12억원


선수들이 실제 착용하거나 사용한 용품들은 시중에 판매되는 일반 제품보다 소장 가치가 훨씬 높다. 여기에 선수들의 칠핀 사인까지 들어가 있다면 가격은 수십배가 뛴다. 또 해당 선수가 은퇴를 했다면 가치가 더욱 올라간다. 더 이상 그 제품은 시중에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스포츠 경매장 인기 제품 중 하나는 농구화다. 이 중 NBA 대표스타인 마이클 조던이 실제로 착용한 농구화의 경매 시작가는 기본 1억원을 넘어가기로 유명하다. 올해 조던의 다큐멘터리 ‘라스트 댄스’가 방영되면서 제품들의 가치가 더욱 올랐다.

실제로 1985년 조던이 실제로 착용한 ‘나이키 에어 조던1 하이스’는 지난 8월 무려 61만5000달러(약 7억3000만원)에 팔리면서 스포츠 신발 경매 사상 최고가를 세웠다. 종전 기록은 지난 5월 56만달러(약 6억8000만원)에 팔린 조던의 실착 '에어 조던 1'였는데 약 3개월 만에 다시 신기록이 나왔다.

이번에 낙찰된 제품은 조던이 1985년 시범 경기에서 착용한 운동화로, 강력한 덩크슛을 선보이다 백보드를 산산조각낸 바 있다. 이때 부서진 백보드의 파편이 한쪽 농구화에 아직도 박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한 일화가 더해져 더욱 높은 가격에 팔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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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억원에 낙찰된 베이브 루스 양키스 원정 유니폼. 사진=헌트 옥션 홈페이지 캡쳐
조던의 것보다 훨씬 비싼 값에 팔리는 제품의 주인공이 있으니 바로 메이저리그의 전설 베이브 루스다. 루스는 1914넌에 데뷔해 통산 타율 0.342 714홈런 2217타점을 기록했으며, 17시즌 동안 12번 홈런왕에 오른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루스가 생전에 사용한 제품들은 경매 시장에서도 희귀하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그가 500홈런을 달성할 당시 사용한 배트는 108만 달러(약 12억6600만원)에 낙찰됐으며, 루스가 보스턴 레드삭스와 1918년에 쓴 계약서는 102만 달러(약 10억3천만원)에 경매됐다.

역대 스포츠 용품 경매 최고가 역시 루스의 몫이었다. 루스가 1928년부터 1930년 무렵 뉴욕 양키스에서 입었던 유니폼이 헌트 옥션을 통해 무려 564만달러(약66억 8600만원)에 낙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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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카드 역대 최고가에 낙찰된 마이크 트라웃 카드. 사진=골딘 옥션 홈페이지 캡처


△ 선수들이 착용한 제품만큼 인기 있는 품목은?


선수들이 실제 착용했던 제품들만큼 인기 있는 품목이 있으니 바로 선수 카드다. 사진에다가 이름만 붙어 있어 크게 인기가 없을 것 같지만, 외국에서는 인기 폭발이다. 일반 카드의 경우 1달러(약 1180원)도 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지만 희귀 카드일 경우에는 기본 1000달러(약 118만원)부터 경매가 시작된다.

그렇다면 역대 가장 높은 가격을 자랑했던 선수카드는 무엇일까.

지난 8월 미국 경매 사이트 골딘 옥션에 나온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현재진행형 전설’ 마이크 트라웃의 카드로, 무려 393만6000달러(약 47억원)에 낙찰됐다. 종전 기록은 2016년 경매에 나왔던 1909년 전설적인 유격수 호너스 와그너 카드인데, 312만달러(약 37억원)에 거래됐다. 

트라웃은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5순위로 LA 에인절스에 지명된 이후 2011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올해까지 1231경기에서 출전해 통산 타율 0.304 297홈런 777타점을 기록을 낸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다. 2012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에 선정된 트라웃은 2014년, 2016년, 2019년 등 총 3회 아메리칸리그 MVP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번 경매에 나온 카드는 트라웃의 신인 시절이었던 2009년 제작된 카드로 자필 사인이 포함돼 있다. 특히 이번 카드는 신인 시절 카드라 희소성이 더욱 높다. 데뷔 연도에 제작되는 루키 카드는 특히 희소성을 인정받는다. 신인이기에 지명도가 떨어지고, 이로 인해 판매되는 카드도 훨씬 적기 때문이다. 

이 카드는 베가스 데이브란 스포츠 베팅 컨설턴트가 2년전 40만 달러(약 4억7400만원)에 구입했는데, 이번 경매에 내놓을 당시 시작가가 무려 100만달러(약 11억8000만원)였다. 최종적으로 그는 9.9배나 더 이익을 챙겨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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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브론 제임스의 루키 카드로 현재 가치는 약 8000만원에 달한다. 사진=박동민씨 제공

최근에는 선수 카드의 가치가 급상승하면서 투자를 위해 카드를 구매하고 파는 사람들도 많이 생겨났다. 실제로 NBA 선수 카드를 모으는 박동민(44)씨는 “본격적으로 카드를 수집한 지 5년이 됐다. 카드 산업이 잘 되어있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며 “카드를 수집하는 게 일종의 취미이면서 투자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최근에는 NBA의 인기가 많이 올라가면서 카드의 가치도 크게 상승했다. 한 7배에서 10배는 기본적으로 올라간 것 같다. 특히 인기가 있고 커리어가 높은 선수들의 가치는 더욱 올라간다. 득점왕이나 MVP를 수상하면 카드의 가치가 더욱 높아진다”라며 “최근에는 50만원에 사서 600만원에 팔은 카드도 있다. 지난해 12월에 르브론 제임스의 신인 시절 카드를 1300만원에 주고 샀는데 현재는 약 8000만원에 달할 정도다”고 설명했다.

우승을 상징하는 메달이나 트로피도 경매 시장에서 인기 상품이다. 기념적인 물건인데다가 한정 수량 밖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제품의 가격이 상당히 높게 책정된다.

브라질의 축구 전설 펠레는 기부를 목적으로 2016년 경매를 직접 개최한 적이 있는데, 국제축구연맹(FIFA)의 과거 우승 트로피였던 줄리메컵을 내놓은 적이 있다. 줄리메컵은 3번의 우승국에게만 부여된 트로피였는데, 펠레는 이 트로피를 39만3500만파운드(약 6억6000만원)에 판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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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니 부샤드. 사진=AP 연합


△ 데이트권, 구부러진 라켓까지… 이색 경매품도 ‘화제’


수집을 자극하는 스포츠 용품만큼 이색적인 경매 용품도 종종 올라온다.

캐나다의 미녀 테니스 스타 유지니 부샤드는 자신과 데이트권을 경매에 내놓았는데 2500달러(308만 원)에 시작한 경매는 약 34배 높은 8만5000달러(약 1억480만원)에 낙찰됐다.

부샤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선기금으로 이 경매를 제안했다. 경매에 낙찰된 사람은 부샤드가 출전하는 대회를 하나 선택할 수 있으며, 동반 1인까지 부샤드가 항공 요금을 부담하기로 했다. 또 부샤드의 선수 관계자 석에 앉아 부샤드의 가족, 스태프들과 함께 경기를 관전할 수 있으며 부샤드와 함께 식사하고 라켓과 신발을 선물 받는 것이 골자였다.

부샤드는 당시 SNS에 경매 결과를 밝히며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준 분에게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글과 함께 기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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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가 경기 도중 구부러뜨린 테니스 라켓. 사진=ESPN 캡쳐

또 이색적인 제품이 경매품이 있었는데, 바닥에 내핑겨쳐 구부러진 사용 불가능한 라켓이었다. 라켓의 주인은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 윌리엄스는 2018년 US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심판 판정에 항의 하던 도중 분을 참지 못하고 테니스 라켓을 코트 바닥에 패대기쳤다.

당시 볼보이로 일한 저스턴 애링스은 경기가 끝난 뒤 윌리엄스에게 같이 사진을 찍자고 요청했다. 윌리엄스는 사진 촬영과 함께 구부러진 라켓을 이 볼 퍼슨에게 선물로 줬으며, 애링스는 이 라켓을 한 수집 업자에게 당시 500달러(약 60만원)에 팔았다. 이후 2019년 골딘 옥션에 이 라켓이 경매로 나왔는데 2000달러(약 230만원)로 책정됐고, 최종가는 무려 5만달러(약 6000만원)에 낙찰됐다.

kch094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