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맞춘 조코비치, 어이없는 실격패… 올해 전승 행진도 마감

기사승인 2020-09-07 11:2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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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맞춘 조코비치, 어이없는 실격패… 올해 전승 행진도 마감
노박 조코비치. 사진=AP 연합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33·세르비아)가 2020 US오픈에서 어이 없는 실격패를 당했다.

조코비치는 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2020 US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파블로 카레노 부스타와 맞대결에서 실격 처리됐다.

이날 1세트 게임스코어 5대 4로 앞서던 조코비치는 5대 6으로 역전을 당하자 공을 라켓으로 쳐 코트 위로 날려 보냈다. 이 공은 경기장 뒤편에 서 있던 선심을 가격했고, 선심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선심은 목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며 고통스러워했고, 조코비치는 급하게 선심에게 다가갔다. 경기는 일시 중단됐고 조코비치는 대회 관계자들에게 상황을 설명했으나 US오픈 조직위원회는 결국 조코비치를 실격 처리했다. 미국테니스협회(USTA)는 “그랜드슬램 규정에 따라 코트에서 고의적으로 또는 무모하게 공을 쳐 낸 조코비치에게 부전패를 선언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조코비치는 부전패했기 때문에 US오픈에서 획득한 랭킹 포인트를 모두 잃고, 이번 사건에 대해 부과된 벌금 외에 이번 대회에서 획득한 상금도 벌금으로 부과받게 된다”고 밝혔다.

조코비치가 재차 해명에 나섰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선수가 실수로 코트 관계자를 공으로 쳐 부전패 당한 사례는 과거에도 몇 차례 있었다. 2017년 캐나다와 영국의 데이비스컵 테니스 대회에서 캐나다의 데니스 샤포발로프가 실수로 심판의 얼굴을 때리면서 부전패를 당했다. 또 1995년 윔블던 복식 경기에서도 팀 헨만이 볼걸의 머리를 공으로 맞혀 파트너 제러미 베이츠와 함께 부전패 당했다.

조코비치는 어이없는 실격패로 29연승과 올해 26전 전승 행진을 마감했다. 메이저 대회 18번째 우승 도전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조코비치는 로저 페더러(스위스‧20회)와 라파엘 나달(스페인‧19회)에 이어 역대 3위인 메이저 17승을 기록하고 있다.

조코비치는 경기 후 SNS에 “선심의 상태를 확인하려고 다가갔다. 주최 측이 그녀가 괜찮다고 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당시 심경을 전하면서 “이런 일을 당하게 해 그녀에게 매우 죄송하다”고 사과문을 올렸다.

이어 “결코 고의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매우 잘못된 행동이었다”라며 “US오픈 주최측에도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kch094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