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복의 숲’ 된 ‘비밀의 숲’… 그래서 시목이는 무얼 먹고 사나요 [‘비숲’ 외전]

기사승인 2020-09-12 07: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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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복의 숲’ 된 ‘비밀의 숲’… 그래서 시목이는 무얼 먹고 사나요 [‘비숲’ 외전]
▲ 사진=tvN '비밀의 숲 2' 캡쳐

[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시목이 맛있는 거 먹게 해주세요.”

tvN ‘비밀의 숲 2’를 본 시청자들은 황시목(조승우)이 밥 좀 먹을 수 있게 해달라고 애원이다. 황시목이 음식을 먹으려다가 내려놓는 장면이 여러번 등장했기 때문이다. ‘비밀의 숲’의 팬들은 황시목이 범인을 잡고 맹활약하는 것보다 오늘은 무엇을 먹었는지, 한 입 먹긴 했는지가 주관심사다. 황시목이 헤매고 있는 건 ‘비밀의 숲’이 아닌 ‘공복의 숲’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고작 주인공의 먹는 장면이 화제가 될 정도로 재미가 없다는 조롱은 아니다. 어린 시절 뇌수술로 감정을 느끼거나 표현하는 것에 어려워하는 황시목이 뭔가를 먹는다는 건 그만큼 마음을 놓고 인간적인 면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자꾸 밥을 먹지 못한다는 건 사건이 자꾸 그를 부른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비밀의 숲’ 시즌1부터 지난 6일 방송된 ‘비밀의 숲 2’ 8회까지, 황시목이 뭔가를 먹는 순간과 먹지 못하는 순간을 되돌아봤다. 황시목에게 식사를 하는 것의 의미부터 혼밥 레벨과 음식 취향 등의 식습관 TMI까지 담았다.

 
‘공복의 숲’ 된 ‘비밀의 숲’… 그래서 시목이는 무얼 먹고 사나요 [‘비숲’ 외전]
▲ 사진=tvN '비밀의 숲' 캡쳐

■ 일이 생기면 STOP

황시목은 일이 생기면 밥을 먹지 않는다. 강원철(박성근)과 윤세원(이규형)을 처음 만난 중국집(시즌1 2회)에서 황시목은 짜장면을 입에 대지도 못한 채 이창준(유재명)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고 일어난다. 혼자 구내식당에서 밥 한 숟가락을 뜨려다가도 후배 검사 영은수(신혜선)에게 전화가 걸려오자 “알았다”며 한숨과 함께 숟가락을 내려놓는다.(시즌1 5회) 숟가락에 붙어있던 밥덩이를 곱게 다시 떼어내는 깔끔한 면모를 보여주기도. 특임검사단과 함께 이연재(윤세아)가 차린 만찬(시즌1 9회)에서도 먹는 둥 마는 둥 하던 시목은 “자리가 끝난 것 같다”며 모두를 데리고 나온 후 홀로 사무실로 들어가 업무를 이어간다.

→ 시즌2에서도 비슷한 장면들이 이어진다. 고속도로 휴게소(시즌2 2회)에서 차에서 알감자를 먹으려고 이쑤시개를 찔러넣은 시목은 우태하(최무성)의 호출에 한 입도 먹지 못하고 내려놓는다. 또 법제검사단 회식(시즌2 4회)에선 찌개 국물을 자기 그릇에 옮겨 담기까지 했지만 전화를 받으며 숟가락을 내려놓는다. 시목은 밥뚜껑을 열지도 않았다.

 
‘공복의 숲’ 된 ‘비밀의 숲’… 그래서 시목이는 무얼 먹고 사나요 [‘비숲’ 외전]
▲ 사진=tvN '비밀의 숲 2' 캡쳐

■ 술은 잘 마시지 않아요

황시목은 웬만하면 술을 마시지 않는다. 포장마차에서 홀로 소주를 마시는 영은수를 우연히 만났을 때도(시즌1 3회), 중학교 동창인 김정본(서동원)를 우연히 만났을 때도 황시목은 술을 받지도 않아 화를 부른다. 포장마차에서 안주로 나온 닭발과 국물을 입에도 대지 않는다. 자세히 보면 시목의 습성을 간파한 포장마차 사장님은 그에게 숟가락도 주지 않았다. 또 이창준이 청와대 수석비서관이 된 걸 축하하는 자리(시즌1 11회)에서 샴페인을 잔에 받지만, 차를 가져왔다는 이유로 입에도 대지 않는 뻣뻣함을 자랑한다.

→ 시즌1 후반부에선 한여진(배두나)과 포장마차에서 종종 술을 마시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때문인지 시즌2에선 검사 회식 도중 김사현(김영재)가 따라주는 술을 받는 장족의 발전을 보여준다.

 
‘공복의 숲’ 된 ‘비밀의 숲’… 그래서 시목이는 무얼 먹고 사나요 [‘비숲’ 외전]
▲ 사진=tvN '비밀의 숲' 캡쳐

■ 여진과 함께라면 무엇이든

여진과 함께 있는 시목은 다른 사람이 된다. 업무 도중 식사를 하지 않고, 술은 입에도 대지 않는다는 그동안의 규칙은 여진 앞에서 무용지물이다. 수사에 전념하고 있는 시목에게 한여진은 “밥은 먹고 다닙시다”라며 식사를 제안한다.(시즌1 6회) 여진과 함께라면 배가 고픈 것인지 시목은 순댓국밥을 국물까지 흡입하고, 다 먹고 나서야 태블릿PC를 켜고 중요 단서를 공개한다. 혼자 포장마차에서 우동을 먹던 시목이 여진을 부르는 놀라운 장면(시즌1 8회)도 등장한다. 여진이 우동과 소주를 시키자 “우동 말고 라면”을 권하는 따뜻한 장면을 연출한다. 시즌1 마지막회에선 함께 소주까지 마신다.

→ 시즌2에서 시목은 여진과 서울에서 재회하지만 아직 제대로 된 식사 한 번 못했다. 쭈꾸미 볶음과 샤브샤브 중 어떤 걸 먹을지 묻는 여진의 말에 시목은 “볶음이요”라는 명확한 취향을 공개하며 편한 모습을 보여준다.(시즌2 2회) 하지만 늘 그렇듯 다 볶아져서 먹으려는 순간, 시목은 우태하의 전화를 받고 “미안해요”라는 말과 함께 자리를 뜬다.

 
‘공복의 숲’ 된 ‘비밀의 숲’… 그래서 시목이는 무얼 먹고 사나요 [‘비숲’ 외전]
▲ 사진=tvN '비밀의 숲' 캡쳐

■ 의외로 혼밥 잘해요

이미지와 달리 시목은 의외로 혼밥 고수다. 부서에서 점심시간을 공지하지 않아 홀로 동태찌개를 시켜 먹으며 모르는 사람들과의 합석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시즌1 3회) 이후 시목은 사람들이 많은 식당보다 구내식당과 포장마차를 혼밥 장소로 애용한다. 구내식당에서 홀로 밥을 먹는 장면이 여러 번 등장하지만 마음 편히 먹기 좋은 장소는 아니다. 때로는 서동재(이준혁)가 찾아와서(시즌1 11회), 어떤 때는 영은수의 전화(시즌1 5회)를 받고 식사를 중단한 기억이 있다. 밤 늦은 시간엔 포장마차에선 주로 우동을 먹는다. 여진과 전화를 하면서 먹거나, 직접 부르기도 한다.

→ 시즌2에선 아직 혼밥 장면이 등장하지 않았다. 알감자 식사는 우태하의 전화로 실패했지만,(시즌2 2회) 교도소 앞에서 서동재가 남겨준 단팥빵과 흰 우유를 홀로 먹는 장면이 등장하는 정도다.(시즌2 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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