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철강업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속도 낸다

뉴노멀 대비 나선 중후장대...안전‧효율 두 마리 토끼 잡는다

기사승인 2020-09-16 04: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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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철강업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속도 낸다
▲한화토탈 정비팀 직원이 스마트글래스를 활용해 해외 기술선 직원과 커뮤니케이션하며 기계 설비를 보수하고 있는 모습.(사진=한화토탈 제공)
[쿠키뉴스] 임중권 기자 =올해 코로나19(이하 코로나)가 돌발변수로 급부상한 가운데 한국 화학·철강업계가 팬데믹 이후 찾아올 뉴노멀(New Normal) 시대에 대비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디지털 전환)에 나섰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은 디지털 기술을 산업 전반에 적용해 전통적인 사업 구조를 혁신시키는 것을 뜻한다. 전통적 제조업일수록 디지털 혁신을 통한 차별화의 결과가 크게 나타나기 때문에 중후장대 산업 전반에서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석유화학 사업을 이끌고 있는 한화토탈과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 한화종합화학이 디지털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사내 교육을 완료하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그룹 유화 3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임직원 42명을 대상으로 약 9개월간 진행된 디지털 아카데미 교육 프로그램을 모두 완료했다고 최근 밝혔다.

디지털 아카데미는 석유화학공장 내 주요 공정 관리를 담당하는 엔지니어 직군을 비롯해 마케팅, 원료구매 등 실무에 빅데이터 활용이 가능한 직무의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빅데이터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한화그룹 석유화학 부문 3개 회사가 공동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직원들은 10주간 초급 교육을 통해 기본적인 분석기법, 모델링, 케이스 스터디 등 빅데이터 기초 이론 수업을 받았다. 이후 12주 중급 과정에서는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실제 업무 개선 방안을 발굴해 적용하는 실무 교육이 진행됐다.

이들 3개 회사는 교육을 이수한 직원들이 현업에서 사내에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공정 개선과 품질 관리, 손익 예측, 안전 관리 등 실제 업무에 빅데이터를 접목한 성과를 도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첫 빅데이터 전문가를 배출한 디지털 아카데미는 2022년까지 연간 교육 프로그램으로 두 차례 더 운영된다. 한화그룹은 1년차 42명이었던 교육대상을 3년차에는 150명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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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직원들이 RPA시스템을 적용해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롯데케미칼 제공)
국내 1위 전통화학사인 롯데케미칼 역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회사와 동일한 환경에서 업무 진행이 가능한 RDS(Remote Desktop System) 시스템과 고객별 요청에 맞춘 다양한 화상회의 솔루션(SKYPE, ZOOM, TEAMS, WEBEX)을 적용해 언택트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인한 출장과 대면 접촉이 어려운 현장에서는 스마트 글래스를 통한 해외 슈퍼바이저와 원격 점검 및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회사 측은 예지 정비(Predictive Maintenance),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시스템을 도입해 공장 효율성 극대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는 “DT(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가 결국 회사 본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며 주주와 고객의 가치를 제고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 자산이 될 것”이라며 “코로나로 인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흔들림 없는 내부 경쟁력 강화로 극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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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공장 포스코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 운전실. (사진=포스코 제공)
세계 1위 철강사 포스코는 지난 50년간 축적된 공장 데이터를 이용해 스마트 제철소를 구축했다.

포스코는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AI) 기술로 고로의 노황(고로의 가동 상태)을 자동 제어함으로써 기존 기술로 개선이 어려운 원가절감과 품질향상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용선 1톤당 연료투입량을 4kg 줄였고, 고로 일일 생산량은 240톤 늘렸다. 이는 연간 중형 승용차 8만5000대를 생산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특히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해 321건의 과제를 수행한 결과 총 2520억원의 원가절감 효과도 거뒀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스마트 기술로 세계 최고 수준의 프리미엄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 제공할 것”이라며 “스마트 팩토리 경험을 통해 산업 생태계 경쟁력 제고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 다보스포럼)은 지난해 포스코를 세계의 ‘등대공장(Lighthouse factory)’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등대공장은 어두운 밤하늘에 ‘등대’가 빛을 밝혀 길을 안내하듯, 사물인터넷(IoT), 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적극 도입해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혁신적으로 이끌고 있는 공장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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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직원들이 인공지능(AI) 적용 관련 모니터링을 현장에서 진행하는 모습(사진=현대제철 제공)
국내 첫 철강사 현대제철은 스마트 엔터프라이즈 구축을 통한 디지털 전환(DT)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제철이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 엔터프라이즈’는 제조·생산 부문의 스마트 팩토리뿐만 아니라 영업·구매 등 프로세스 전 부문에 걸친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구축하는 개념이다. 현대제철은 최적화된 의사결정 시스템을 바탕으로 고객 가치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8월부터 당진제철소에 스마트 팩토리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AI 관련 인재 양성을 위한 전문 교육 체계를 수립했다.

특히 올해 당진제철소에서 시작한 스마트 팩토리 아카데미를 인천·포항공장까지 확대했다. 스마트 팩토리 아카데미는 스마트 팩토리를 추진할 전담 인력 양성을 위한 기초 교육과정이다. 지난해 당진제철소에서 1기 수료생 47명이 배출됐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외부 전문 업체와의 밀착형 맞춤 교육을 통해 공정 개선을 위한 시범과제를 수행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향후 과제는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향후 공장별로 자체 교육을 마친 수료생들을 대상으로 전문가 수준의 고급 인력 양성에 주력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전문 인력 양성을 통해 고객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스마트엔터프라이즈를 구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im9181@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