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모르겠어요’ 추석 분위기 사라진 해외건설 현장

194개사 313개 해외건설현장 5625명 근무
쌍용건설 김석준 회장, 직원 격려차 두바이행
“파병 군인과 비슷한 생활”...코로나로 올해엔 차례 쉽지 않아

기사승인 2020-09-26 06: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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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모르겠어요’ 추석 분위기 사라진 해외건설 현장
▲쌍용건설의 두바이 '로얄 아틀란티스 호텔' 건설 현장 /사진=쌍용건설 

[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외건설 현장에서 올해는 추석 분위기마저 느끼기 어려울 전망이다. 그동안 간소하게나마 추석 합동차례를 지내던 해외 건설 현장들은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올해는 차례나 체육대회 등 자체 행사 개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26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중동에만 우리기업 194개사가 진출해 313개 건설현장에서 국내 근로자 5625명이 근무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해외 건설 현장의 국내 근로자들은 현지 일정에 맞춰 휴일을 맞이한다. 국내가 추석이라도 해외 건설 현장은 휴일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해외 근로자들은 추석에도 구슬땀을 흘리는 경우가 많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추석이라는 명절 자체가 중동 등 해외에는 없기 때문에 현지 발주처나 감리는 추석에도 업무를 진행한다”며 “그래서 현지 국내 직원들도 추석 날 출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외 현장 근무는 파병 군인과 비슷한 생활”이라고 귓뜸했다.

다만 워킹데이라고 해도 추석을 그냥 보내지는 않는다. 업무를 진행하기 앞서 간소하게 합동차례를 지내고, 송편 등 특식을 먹는 경우가 많다. 경우에 따라 휴일이라면 직원 단합 차원에서 체육대회를 개최하거나 직원들 개인별로 국내 가족들과 화상통화에 전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현장에 있는 직원들은 현장 직원들끼리 아침에 차례를 지내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 먹는 것으로 추석을 보낸다”며 “직원 사기진작을 위해 현장 결정에 따라 기본적인 행사를 진행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에서 확산되면서 기본적인 차례도 진행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종교 문제로 차례에 참석하지 않는 직원들이 늘어 이러한 모습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해외 건설현장은 추석날 간단하게 차례를 지내는데 올해는 그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며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있어 현장 재량에 따라 행사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직원 격려를 위해 회사 CEO가 직접 해외 현장을 찾는 경우도 있다. 쌍용건설 김석준 회장은 22일 밤 두바이행 비행기에 몸을 싫었다. 그는 22일부터 추석기간까지 현지 발주처 등과 협의를 진행하고 추석 기간 가족들과 떨어져 해외에서 지내야할 직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김석준 회장은 코로나19 여파로 8~9개월째 귀국하지 못하고 현지에서 고생하는 직원들을 위로하고, 고국에 대한 향수를 달래주기 위해 출장기간을 추석연휴까지 연장했다”고 밝혔다. 

chokw@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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