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 車집회 시 체포·면허취소…"법 근거 있나" 반발도

정부 강경책에도 일부 보수단체 집회 강행 의지

기사승인 2020-09-28 08:2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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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절 車집회 시 체포·면허취소…
▲연합뉴스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문재인 정부에 반대하는 '개천절 차량 집회' 참가자에 대해 경찰이 운전면허를 취소·정지시키겠다고 예고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일각에선 뚜렷한 법적 근거 없이 정부가 집회를 금지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지난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드라이브 스루 집회가 코로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면서 "그 차량시위 집회가 왜 면허 취소 사유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김창룡 경찰청장이 지난 25일 경찰 간부 회의에서 개천절 차량 시위 움직임에 대해 "불법 차량시위 운전자는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벌금을 부과하는 한편 운전면허 정지 또는 취소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 비판이다.

앞서 19개 보수 성향 단체 대표들은 지난 24일 내달 3일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정부 규탄 집회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김 경찰청장은 "대규모 차량 시위도 준비와 해산 과정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험이 있다"며 "교통 방해와 교통사고 발생도 우려되는 만큼 3중으로 차단해 도심 진입을 막겠다"고 경고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12조와 도로교통법 6조에서는 위험 방지와 원활한 교통 흐름을 위해 집회 또는 시위 차량의 통행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경찰의 집회 금지 조치에도 일부 보수단체는 현장 집회와 드라이브스루 집회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8·15시민비상대책위원회(8·15 비대위)는 "법원에서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법을 지키며 끝까지 싸우겠다. 전원 2m 거리를 유지하고 마스크도 착용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은 개천절 오후 1∼5시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광화문 광장을 거쳐 서초경찰서까지 차량 행진을 하겠다고 경찰에 신고한 상태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드라이브스루 집회가 방역에 전혀 지장이 없고 교통에 방해가 안 된다면 헌법상 보장된 집회의 자유인데 그것을 금지할 명분이나 근거가 있느냐"고 반박했다.

김태규(53·사법연수원 28기) 부산지법 부장판사도 지난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도로교통법 93조의 운전면허 취소조항에 차량시위가 취소사유가 된다는 직접적인 규정은 보이지 않는다"며 "아무리 상세하게 규정한다고 해도 그런 것까지 예상하고 정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장판사의 글은 27일 현재 삭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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