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평화로운 연휴 위해 주의할 키워드 ‘살·집안일·결혼’

성인 60.5%“나는 살 찐 편”… 여성 가사노동 시간 남성의 4배

기사승인 2020-09-29 03: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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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평화로운 연휴 위해 주의할 키워드 ‘살·집안일·결혼’
사진=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닷새나 되는 추석 연휴. 여행을 떠나기도 어렵고, 영화관과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불안하다. 집에서 가족과 꼼짝없이 붙어 있어야 하는 명절을 갈등 없이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살, 집안일, 결혼 세 단어를 조심하자.

살 이야기를 하지 말자. 성인 10명 중 6명은 자신이 살쪘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10명 중 8명은 내가 살찐 것은 내 탓이라고 여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성인 20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0.5%는 자신의 현재 체형에 대해 '매우 살이 쪘거나 살이 찐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86.6%는 '비만은 본인의 책임이며, 본인이 알아서 관리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미 체형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사람에게 상처를 보탤 필요는 없다.

몸에 대한 지적과 평가 대신 칭찬을 해보자. 개인의 의지로 통제할 수 있는 부분만 칭찬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가령 “염색한 머리가 개성 있고 멋지다”라거나 “셔츠가 너와 잘 어울린다” 등이 있다. 자칫 칭찬이 자연스럽게 “그런데 머리숱이 줄었니?”, “작년보다 셔츠가 좀 작아진 것 같다” 등으로 악화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누군가 집안일을 하고 있다면 소파에 눕지 말자. 모두가 쉬는 연휴조차 쉬지 못하는 상황에 부닥친 이들의 분노를 자극할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의 하루 평균 가사노동시간은 3시간10분으로, 48분을 기록한 남성의 4배에 달했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여성의 하루 평균 가사노동 시간은 2시간24분, 남성은 49분으로 3배 차이가 벌어졌다. 식사 후 뒷정리를 남의 일로 여기며 TV 리모컨을 찾는 행위는 전쟁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집안일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보자. 특별한 지시 사항을 받지 못했거나, 도울 수 있는 일이 없다면, 집안일을 하고 있는 사람 옆에 가만히 서 있는 것도 좋다. 가사노동에 붙잡혀 있는 가족 구성원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가 필요하다. 가사노동 현장을 지키고 있다 보면 자신에게 적합한 임무를 부여받을 수도 있다.

결혼과 미래 계획에 대한 질문을 삼가자. 화기애애한 대화로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19∼49세 미혼 청년층 94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3명은 주거 불안정(31%), 2명은 일자리 불안정(27.6%)을 이유로 결혼을 연기하거나 단념했다. 독신의 여유로움이 좋아서 결혼에 관심이 없다고 답한 비율도 전체의 26.2%를 차지했다. 

쉬는 날 미래에 대한 고민거리를 상기하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미혼인 가족 구성원이 자가 주택과 평생직장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도울 작정이거나, 기혼자가 자기만의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비법을 알고 있는 사람은 결혼과 미래 설계를 연휴 기간 대화 주제로 선택해도 좋다. 해당 사항이 없다면, 다른 대화 주제를 고민해보기를 추천한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드라마와 영화, 유행하는 음식 등 가족 구성원 모두가 흥미를 갖고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소재를 미리 수집해 두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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