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는 꿈 파는 사람”…나훈아 ‘어록’ 들어보니

이은호 / 기사승인 : 2020-10-01 10: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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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15년 만에 TV에 출연한 가수 나훈아의 ‘어록’이 화제다. 30일 KBS2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로 시청자와 만난 나훈아는 “KBS는 앞으로 거듭날 것” “가수는 꿈을 파는 사람” 등 소신 발언으로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이날 나훈아는 1부 고향, 2부 사랑, 3부 인생을 주제로 공연을 진행했다. 2시간 반 동안 진행한 공연에서 나훈아는 ‘고향역’, ‘홍시’, ‘18세 순이’, ‘영영’, ‘잡초’, ‘청춘을 돌려다오’ 등 히트곡과 지난 8월 발매한 신곡 ‘명자!’, ‘테스형!’, ‘내게 애인이 생겼어요’ 등 총 30곡을 열창했다.

그는 오랜 기간 준비한 공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변수를 맞았다며 “가만히 있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았다. 내가 꼭 공연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출연 배경을 설명했다.

인생 최초 비대면 공연이 어색한 듯 “오늘 같은 공연은 태어나서 처음 해본다. 우리는 지금 별의별 꼴을 다 보고 살고 있다”면서도 “오늘 할 것은 천지삐까리(아주 많다는 뜻의 경상도 사투리)니까 밤새도록 할 수 있다”고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2부에선 ‘깜짝 MC’로 등장한 김동건 아나운서와 대화하던 중 공영방송 KBS를 에둘러 쓴소리했다. 그는 “KBS는 국민의 소리를 듣고, 국민을 위한 방송이지요? 두고봐라. KBS는 앞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방역의 영웅인 의료진에게 감사 인사도 전했다. 그러면서 “옛날 역사책을 보면 제가 살아오는 동안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은 한 사람도 본 적이 없다. 이 나라를 누가 지켰냐 하면 바로 오늘 여러분들이 이 나라를 지켰다”며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가 없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이 세계에서 제일 위대한 1등 국민”이라고 격려했다.

“(나라가 주는) 훈장을 사양했다고 하더라”는 김동건 아나운서 질문에는 “세월의 무게가 무겁고 가수라는 직업의 무게도 무거운데 어떻게 훈장까지 달고 살겠나. 노랫말 쓰고 노래하는 사람은 영혼이 자유로워야 한다”고 답했다.

언론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자신이 ‘신비주의 가수’라는 세간은 언론이 만들어낸 것이라며 “가수는 꿈을 파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꿈이 고갈된 것 같아서 11년간 세계를 돌아다녔더니 저더러 잠적했다고들 하더라. 뇌경색에 걸려 혼자서는 못 걷는다고도 했다. 이렇게 똑바로 걸어다니는 게 아주 미안해 죽겠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노래는 언제까지 부를 것이냐는 질문에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내려올 자리나 시간을 찾고 있다”고 답했다. “이제는 내려올 시간이라 생각하고, 그게 길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나훈아의 ‘소신’은 일찍부터 화제가 됐다. 그가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 사전행사로 열린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에 참석하지 않은 일화가 대표적이다. 당시 평양을 방문했던 도종환 문체부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이) 오라고 요구했던 배우들이 오지 않았습니까, 나훈아라든가(라고 말했다)”라면서 “‘스케줄이 있다’고 답하니, 저쪽은 사회주의 체제라 국가가 부르는데 안 온다니 이해가 안 되는 모습이었다”고 밝혔다.

김용철 변호사가 쓴 ‘삼성을 생각한다’에는 나훈아가 삼성가에서 연 연회의 초청을 거절했다는 내용도 나온다. ‘난 대중예술가라 개인이 아닌 공연 티켓을 산 관객 앞에서만 노래한다’는 게 나훈아의 공연 거절 이유였다고 한다.

wild37@kukinews.com / 사진=KBS2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