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삼성생명법, 자본시장에 미칠 여파는 

삼성생명법, 자본시장에 미칠 여파는 

기사승인 2020-10-09 0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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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삼성생명법, 자본시장에 미칠 여파는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이달부터 국정감사가 본격적으로 개최되면서 시장에서는 이른바 삼성생명법(보험업법 개정안) 통과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삼성생명법이 통과될 경우 국내 증시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그만큼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은 보험회사의 계열사채권 및 주식의 투자한도 산정시 현재 취득원가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 것을 공정가액(시장가액)을 기준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담고 있다. 실제 대부분 기업과 업종은 주식 매도 시에 취득원가가 아니라 시가로 기준을 잡는다. 오히려 보험업은 예외적으로 이러한 규정에 빠져있다. 만약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5억816만주, 8.51%)을 크게 줄여야 한다. 그럴 경우 삼성저자의 지배구조 개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재계와 일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지분이 대거 시장에 빠져나갈 경우 일어날 충격(증시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외국자본이 흔들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만큼 삼성전자가 국내 증시(코스피)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일리 있는 지적이긴 하나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일어난 긍정적 효과도 생각해 봐야 한다. 우선 증시 폭락은 ‘기우’에 가깝다는 게 개인적 견해다. 현재 이용우 의원이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은 주식 매도할 수 있는 유예 기간은 5년이다. 때문에 갑작스런 주식 매도로 인한 증시 하락은 과도한 우려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역설적으로 주가 상승의 모멘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주식시장에서 경영권이나 지배구조에 대한 경쟁이 심화될 경우 주가가 크게 오른 사례는 많았다. 대표적으로 현대그룹·KCC 간 경영권 분쟁 당시에도 현대엘리베이터 주가가 10배 가까이 폭등했던 적이 있다. 또한 외국계 사모펀드 소버린과 SK 간 지분경쟁 영향으로 SK의 주가가 3배 이상 상승한 경우도 있다. 

외국계 자본의 지분 개입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삼성전자 시가총액을 고려한다면 쉽지는 않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우회지분 외에도 국민연금이 10%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은 55%가 넘지만 대부분 각자 이해관계가 다른 투자자들의 결합이라는 것도 염두해 둬야 한다. 또한 국가안보나 경제에 큰 영향이 있을 경우 이를 제어할 수 있는 법적(외국인 투자 촉진법) 근거도 마련된 상황이다. 

오히려 삼성전자는 PER(주가수익비율, 올해 기준 15.5) 기준으로 본다면 현재도 저평가된 종목이라고 생각한다. 이 기업은 해마다 꾸준히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고, 영업이익 기준으로 글로벌 시가총액 최상위권 기업과 비교해도 절대 꿀리지 않는다. 실제 2018년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현재 나스닥 시총 1위 애플에 이어 전 세계 3위를 기록했다. 오히려 이 기업의 주가가 지난 3년 간 횡보하고 있다는 것이 이상할 따름이다. 반도체 사이클의 둔화,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 상태 등을 주가 상승에 발목을 잡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은 삼성전자 지배구조도 시장에 불신감을 주는 원인이 아닐까 싶다. 

shwan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