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오산시 '버드파크' 기부채납 할 수 없다②…"주차장법 위반"

박진영 / 기사승인 : 2020-10-13 08: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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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설주차장 없는 시설물 건축 인·허가 '불가'

건축주가 부설주차장 소유권 확보해야…인근 주차장 임대로 건축 인·허가 '불가'

부설주차장 없는 버드파크 개장하면 오산시 건축행정 마비 우려

▲부설주차장 없이 증축되고 있는 오산버드파크


[오산=쿠키뉴스 박진영 기자] 경기도 오산시가 위법행정이란 질타를 받으면서도 강행하고 있는 생태체험관(버드파크) 공사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시는 이번달 버드파크를 개장하겠다고 밝혔지만 개장(사용승인)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 사업은 민간투자로 버드파크를 조성해 시가 이를 기부채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이 사업은 시작부터 '위법' 논란에 휩싸였다. 이 사업 법적 근거인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공유재산법)은 민간투자 방식의 기부채납은 규정하지 않고 있다.

환경의 개발과 보존이 양립하기 어렵듯이, 이익을 얻기 위해 자본을 대거나 시간, 정성을 쏟는 '투자'와 자선사업이나 공공사업을 위해 돈이나 물건 따위를 대가 없이 내놓는 '기부'는 분명히 서로 다른 개념이다. 그런데 오산시는 민간업자의 버드파크 기부의 대가로 그에게 최대 20년 운영권을 주려 한다. 버드파크 기부행위가 버드파크 투자행위로 바뀌는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민간투자 방식으로 공유재산법에 따른 기부채납을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다. 그럼에도 오산시는 이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다. 위법행정이란 오명을 감내하면서까지 이 사업을 강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뭔지는 모르겠으나, 이 사업 때문에 법치행정의 권위가 무너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산시는 공유재산법 위반 혐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건축법도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제는 주차장법 위반 의혹도 제기됐다. 그럼 이번엔 제기된 주차장법 위반 행위에 대해 살펴본다.

◈ 시설물 소유자(건축주)와 인근 부설주차장 소유자가 다르면 인근설치 "불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차장 없는 건축물은 현행법상 불가하다. 건축물 용도가 문화 및 집회시설(동·식물원)인 버드파크는 특별한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 하지만 개장 1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버드파크에 딸린 부설주차장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오산시는 지난해 9월 사용승인 전까지 주차장을 확보한다는 조건으로 주차장 없는 버드파크의 건축허가를 내줬다. "아직까지 버드파크 주차장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에 한은경 오산시의원은 "주차장 없는 건축물은 있을 수 없고, 주차장 확보 조건으로 의회에서 심의를 해줬으니 준공 전까지 시가 알아서 하겠죠"라며 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듯이 말했다.

오산버드파크 건축물에 필요한 주차면은 40개다. 40대 규모의 부설주차장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800㎡(242평)이상의 토지가 필요하다. 물론 토지·도로의 현황 등에 따라 면적이 더 필요할 수 있다. 오산시청사 부지는 행정재산이며, 1필지로 돼 있다. 시청 부지를 분할해 개인에게 팔 수 없기 때문에 건축주 ㈜오산버드파크는 시청 인근에 주차단위구획 40면을 갖춘 부설주차장을 조성해야 한다.(오산시 주차장 조례 제22조)

주차장법 제19조 제1항은 "주차수요를 유발하는 시설물을 건축하거나 설치하려는 자는 그 시설물의 내부 또는 그 부지에 부설주차장을 설치하여야 한다"고, 제4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규모 이하이면 시설물의 부지 인근에 단독 또는 공동으로 부설주차장을 설치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여기서 '시설을 건축하거나 설치하려는 자'는 건축주를 일컫는 말이며, 오산시 교통과뿐만 아니라 인근 지자체 관련부서 모두 이런 해석에 이견은 없다.

또 동법 제19조의24(부기등기)의 제1항에는 "제19조 제4항에 따라 시설물 부지 인근에 설치된 부설주차장 및 제19조의4 제1항에 따라 위치 변경된 부설주차장은 부동산등기법에 따라 시설물과 그에 부대하여 설치된 부설주차장 관계임을 표시하는 내용을 각각 부기등기하여야 한다"는 강행규정을 두고 있다. 그런데 이 경우 건축주가 소유권을 확보하지 않고, 인근에 있는 사설 또는 공공주차장을 임대하는 형식으로 부설주차장을 확보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동법 제29조 제1항은 "부설주차장을 설치하지 아니하고 시설물을 건축하거나 설치한 자에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용승인 때까지 부설주차장 설치를 조건으로 건축(증축)허가를 내준 것도 이례적이지만, 오산시는 부족한 주차대수를 인근 사설 주차장을 임대해 설치케 하고 이를 사용승인 해주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24일 오산시 회계과장은 "시청 주변 사설 주차타워 임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오산시가 버드파크 사업을 위해 공유재산법 위반을 넘어 건축법·주차장법 위반 등 '탈법행정'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날 이상복 시의원은 궐동 스크린골프장 사용승인 당시를 예로 들며 "골프장 주차면 1개가 부족해 바로 옆 나대지를 임대해서 주차장을 확보하려 했지만, 오산시가 대지경계선으로부터 직선거리 300m 이내에 건축주 소유의 토지에 주차장을 확보해야 사용승인을 내줄 수 있다고 해 그렇게 했다"면서 "이 경우와 버드파크의 경우가 똑같은 경우로 인근 주차타워를 임대해 버드파크 부설주차장을 확보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말했다.

소유권 확보 없이 인근 주차타워를 임대한 버드파크가 사용승인 된다면 오산시 건축행정의 마비는 불가피하다. 왜냐하면 현재 주차장을 다른 용도로 사용해 주차장법을 위반한 건물주들뿐만 아니라 새로운 건축행위 시 공공 또는 사설주차장을 임대로 한 민원이 봇물처럼 터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한 건축사는 "이런 식으로 부설주차장을 확보해도 된다면, 건폐율 특히 용적률이 허락하는 최대치의 건물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아마 가족 또는 친지 이름으로 주차장 없이 증축을 하고, 부설주차장은 임대를 통해 확보해 건물가치를 높이려는 민원이 쇄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bigma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