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군 복무 여건 심각, 행군 이틀 전부터 물 못 마셔

늘어가는 여군 비율에도 복무 여건은 제자리걸음… 국방부, 여군 복무여건 정책 후순위

기사승인 2020-10-16 15: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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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매년 여군 비율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성의 체형에 맞는 방탄헬멧, 방탄복 등 개발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수요 조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정책 후순위로 밀려 시행 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방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5개 주요 개인장구로 분류되는 방탄헬멧, 방탄조끼, 개인천막, 전투배낭, 전투조끼는 여성용이 별도로 제작되지 않는다. 

국방부는 여군 별도 장구 도입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면서도 “개인장구류의 부족 소요 확보, 타 피복 품목 성능 및 착용 편의성 강화 등 다양한 개선요소가 있어 여군 전용 개인장구류 제작 보급 추진이 정책 추진간 다소 후순위인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량생산 위주의 현 조달체계 등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하여 점진적인 정책 추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여군 비율은 1만 3천여명으로 전체 군인의 7.4%이다. 국방부는 2022년까지 이 비율을 8.8%까지 높일 계획이다. 하지만 여군의 복무여건 개선 노력은 부족하다. 국방부는 2018년 여군 개인장구 만족도 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지만 참여자수는 61명에 불과했다. 조사 결과 가장 만족도가 떨어지는 장구는 방탄헬멧으로 5점 만점 중 2.64점을 기록했다. 방탄헬멧의 경우 머리카락을 묶을 공간이 없어 제대로 밀착되지 않고, 방탄조끼의 경우 어깨가 넓어 소총을 들기 불편한 문제 등이 발생하고 있다.

김병주 의원은 “미국은 지난해 여군개인보호장비 특별법을 만들어 여군을 위한 군수품을 신속 제작·보급하기로 했다. 우리 군도 선진군이 되려면 이런 측면을 잘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한 “장병들의 특기, 임무, 작전 환경을 고려한 맞춤형·첨단화 장비를 도입해야 한다”면서 장구류의 맞춤 도입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juny@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