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행사 한번에 1억7천만원? ‘흥청망청’ 산업인력공단

2018년도 자체 체육행사에 유명가수 초청, 예산 1억7500만원 사용
사내 족구대회 한 번 하는데도 3900만원 소요
코로나로 행사 어렵자, 배달 음식 시켜 같이 먹으라며 총 3000만원 지급
행사지원비 예산, 비슷한 규모 타 기관에 비해 4배 더 많아

기사승인 2020-10-20 10:2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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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국민의 세금을 흥청망청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실에 따르면, 산업인력공단은 최근 3년간 3번의 체육행사를 가지면서 약 2억5000만원의 예산을 사용했다. 2018년도 행사에는 1억7500만원, 2019년도에는 3900만원, 올해 6월에는 3000만원을 각각 체육행사 명목으로 집행했다.

산업인력공단이 2억원 가까이 들여서 진행한 2018년도 어울림 한마당 체육행사에는 1000여명의 직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가수 지원이를 비롯해 총 3팀의 초대가수가 등장했다. 지역민 참여가 아닌 공공기관 자체 체육대회에서 유명가수를 초대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또한 당시 행사에는 상품과 경품으로만 총 2300만원, 모자와 우산, 수건 등 기념품 합계 3600만원이 소요되는 등 총 6000만원 상당의 물품이 직원들에게 무상으로 지급되었다.

지난해에는 직원 500여명이 참여한 족구대회를 열면서 행사기획비로만 2000만원을 수의계약하고, 1인당 여비를 10만원씩 계상하는 등 합계 3900만원을 사용하였다. 또한 올해는 코로나로 체육행사가 어려워지자, 소규모 안전행사라는 명목으로 1인당 2만원씩 각 부서에 지급했다. 체육행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예산을 전용한 것인데, 제시된 활동 예시를 보면 “배달음식을 시켜 직원 간 소통의 시간을 가지라”고 명시하고 있고, 실제 집행내역에는 온누리상품권 구매·지출 보고가 되어있어 ‘코로나19 대비 안전행사’라는 명칭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산업인력공단의 이러한 흥청망청 예산 사용은 애초에 예산 자체가 과다 책정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노 의원의 설명이다. 
   
해당 예산은 복리후생비 중 행사진행비로 분류 되어있는데, 지난해에는 총 6880만원이 행사지원비로 책정됐다. 이는 같은 노동부 산하 공기관으로서 정원 규모가 비슷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관련 예산 1600만원의 4배도 넘는 금액이다.
   
노웅래 의원은 “산업인력공단은 정부의 출연금과 보조금 등 대부분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인데, 자체 체육행사 한 번에 억대의 비용을 지출한다는 것은 모럴해저드에 가깝다” 고 지적하고, “지출 세부내역 등을 추가 검토하고, 예산 편성을 조정해 국민의 세금이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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