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폭발사고, 여수·울산·온산 산단 등 국내발생 가능성에도 산업단지공단 뒷짐만”

산업단지공단, 환경부 소관이라며 레바논 사고 이후 단 한차례 회의도 안해

기사승인 2020-10-21 11: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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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올해 8월 4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질산암모늄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사망자만 최소 190여 명, 부상자 6000명 이상 초래한 대형 폭발 사고가 국내에서도 발생할 우려가 있는 만큼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특히, 폭발사고의 원인이 된 질산암모늄의 경우, 다른 화학물질과 결합했을 경우 폭발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져 질산암모늄 취급기업들이 있는 산업단지 내 안전관리가 더욱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이 한국산업단지공단(산단공)으로부터 제출받은 ‘질산암모늄 취급 산단’ 자료에 따르면, 산단공 관할 국가산업단지 내 질산암모늄 취급하는 기업은 총 27개에 달했다.

그 중 석유화학단지인 여수국가산단에 5개 기업, 울산·미포국가산단에 4개 기업, 온산국가산업단지에 4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이들 산단에서만 최근 5년간 총 57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화재 17건 ▲가스·화학물질 누출 11건 ▲폭발 6건 ▲산업재해 11건이 발생했다. 사망 29명, 부상 72명이 발생했고, 재산 피해액만 110억원에 달한다. 특히, 올해만 7건의 사고로 사망 5명, 재산피해 10억이 발생했다. 

산단공이 2017년 실시한 ‘국가산단 내진설계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수 34.6% 울산 35.9% 온산 43.1%로 산단들 중 내진율이 매우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울산소방본부가 진행한 석유화학단지 내 대량 위험물 저장·취급 사업장에 대한 전수조사 중간결과, 2137개 위험물 시설 중 1396개(65.3%)가 ’불량‘ 판정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질산암모늄 취급기업이 입주해 있는 석유화학단지의 사고위험성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레바논 폭발사고 이후 한국산업단지공단은 ‘화학물질은 환경부에서 안전관리를 수행하는 사항’이라며, 단 한차례의 공식회의도 열리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이철규 의원은 “산단공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규정된 재난관리책임기관임에도 타 기관에 책임을 떠넘기며 뒷짐만 지고 있다”며 “레바논 폭발사고가 언제든지 국내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산업단지 내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juny@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