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캡스보다 강하게, 캡스보다 빠르게

문대찬 / 기사승인 : 2020-10-24 09: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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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e스포츠의 '캡스' 라스무스 뷘터(중간). 사진=라이엇 게임즈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2020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결승 진출을 노리는 담원 게이밍에게 주어진 숙제는 ‘캡스’ 봉쇄다. 

담원은 24일 오후 7시(한국시간) 중국 상하이 미디어 테크 스튜디오에서 G2 e스포츠(LEC‧유럽)와 ‘2020 롤드컵’ 4강전(5전 3승제)을 치른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롤드컵 정상에 자리했던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중국(LPL) 리그에 왕좌를 내줬다. 올해도 왕좌 탈환을 외치며 LCK 3개 팀이 상하이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지만 담원만이 4강에 안착했다. DRX는 담원과의 8강전에서 0대 3으로 패하며 탈락했고 젠지e스포츠는 G2와의 8강전에서 0대 3으로 완패했다. 자칫 이번에도 결승전 진출팀을 배출하지 못할 위기다.

담원과 G2는 각 리그의 1번 시드 팀이지만, 객관적인 전력은 담원이 크게 앞선다는 평가다. 롤드컵에서 기록한 대부분의 지표가 담원의 손을 들고 있다. 지난해 롤드컵 8강에서 G2에게 무릎을 꿇었던 담원과 지금의 담원은 다르다. ‘고스트’ 장용준을 영입하며 하체에 안정감을 불어넣은 담원은 한층 더 성장한 ‘너구리’ 장하권, ‘쇼메이커’ 허수, ‘캐니언’ 김건부를 앞세워 LCK를 지배했다.

담원은 롤드컵 무대에서도 중국의 징동 게이밍(JDG)등 쟁쟁한 강팀들을 제치고 선두로 8강에 진출하며 경쟁력을 과시했다. 반면 G2는 그룹스테이지에서 고전하는 등 지난해보다 분명 약해졌다.

하지만 변수 덩어리 G2는 여전히 위협적인 상대다. ‘LCK 킬러’, ‘LCK의 크립토나이트’라는 살벌한 별명답게 여전히 LCK 팀에게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G2는 앞선 8강전에서 팽팽한 접전이 될 거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젠지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며 완승을 따냈다. 찾아보기 힘든 유형의 팀이기에, 승리를 위해선 철저한 연구와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가장 큰 관건은 미드라이너 ‘캡스’ 라스무스 뷘터를 봉쇄할 수 있느냐다. 뷘터는 젠지전에서 3개 세트 모두 ‘플레이 오브 더 게임(PoG)’에 선정됐다. ‘트위스티드페이트’, ‘사일러스’를 플레이한 그는 로밍 플레이를 펼쳐 게임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뷘터는 보편적인 미드 라이너와 달리 라인을 자주 비우는 성향을 보인다. 강한 라인전 능력으로 라인을 전부 밀어 넣고 상대 미드라이너보다 한 발 더 빠르게 다른 라인에 개입한다. 혹 다소 라인이 밀리더라도 과감히 ‘크립스코어(CS)’를 포기, 다른 라인에 영향을 행사하려 움직인다.

이를 통해 킬을 먹고 성장한 뷘터는 각종 교전에서 막대한 대미지를 쏟아낸다. 실제 뷘터는 이번 롤드컵에서 치른 10경기 중 5경기에서 팀 내 대미지 선두를 기록했다.

뷘터의 발을 묶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그가 쉽게 라인을 비우지 못하게끔 강력하게 압박하거나, 더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를 잘 수행한 팀들은 G2를 상대로 승리를 따냈다. 

지난해 롤드컵에서 인빅투스 게이밍(IG)의 ‘루키’ 송의진, 그리핀의 ‘쵸비’ 정지훈(현 DRX)은 뷘터를 상대로 라인전에서 크게 우위를 점하며 그의 발을 묶었다. 

또한 결승전에서 G2를 만난 펀플러스 피닉스(FPX)의 ‘도인비’ 김태상은 ‘노틸러스’, ‘갈리오’를 플레이해 뷘터보다 두 발 빠른 합류전을 펼치며 G2를 손쉽게 3대 0으로 요리했다.
▲담원의 미드라이너 '쇼메이커' 허수. 사진=라이엇 게임즈

그런 점에서 담원의 미드라이너가 ‘쇼메이커’ 허수라는 사실은 안도감을 준다.

허수는 올 시즌 LCK 서머 MVP에 오를 정도로 절정에 오른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롤드컵에서도 특유의 강력한 라인전 능력을 바탕으로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경기를 바라보는 허수의 가치관이 지난해와 달라진 점도 고무적이다.

8강전 종료 후 열린 화상 인터뷰에서 허수는 “작년에는 라인전을 찍어 눌러 이기는 게 잘하는 거라 생각했는데, 최근에는 팀원들과 함께 팀원을 활용해서 이기는 게 더 나은 방법이라는 걸 알았다”며 “요즘엔 팀플레이에 능한 미드라이너들이 좋다. 팀을 위해 라인을 선 푸시하고 돌아다니는 게 요즘 미드라이너들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인 것 같다”고 전했다.

맹목적으로 자신의 성장에만 집중하기보다 다른 라인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으로 팀의 동반 성장, 궁극적으로는 높은 확률로 승리를 거머쥐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허수의 활약 여부에 따라 담원의 희비도 엇갈릴 수 있다. 과연 한층 더 성장한 허수가 뷘터를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나아가 LCK는 G2 공포증을 벗어날 수 있을까.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