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국시 문제 해결책 못 찾아… 의협 단체행동 나서나

노상우 / 기사승인 : 2020-10-29 01: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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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단의 조치’에 대해 의료계 내부에서도 구체적 계획 몰라

의사 국가시험을 하루 앞둔 지난달 7일 오후 서울 자양동 한국보건의료원국가시험원 실기시험장에서 관계자들이 시험준비로 분주하다. 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대한의사협회가 28일까지 의대생 국시 재응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특단의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정부는 국시 재응시 기회는 없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의사 국시 문제는 국민적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종전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27일 의협 범의료계투쟁위원회가 복지부와 간담회 형식의 실무협의를 진행했지만, 의대생 국시 재응시 문제에 대한 협의에 대해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변인은 “전날 의협과 실무회의에서 지난 9월4일 합의에 따른 의정협의체 제안을 논의하려고 했지만, 의협이 그 전에 국시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제안했다”며 “의정협의체 구성 전제조건으로 국시문제 해결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의협이 의대생 국시 문제 해결을 의정협의체 구성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의정합의에 국시 문제에 대해 합의하지도 않았는데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는 것은 과도한 요구 아닌가”라고 지적했고,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국시 문제 해결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는 것이) 과도하다기보다 협의체 구성과 관계없는 것”이라고 딱 잘라 말했었다.

의협은 입장문을 통해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서 비롯된 국시 문제로 국민건강과 환자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할 위기에 직면한다”며 “28일까지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정부의 해결의지가 없는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25일 의협 대의원총회에서 “의대생 국시 재응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29일부터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8월 의료계는 집단휴진에 나선 바 있다.


의협에서 말하는 특단의 조치에 대해서 또다시 ‘집단휴진’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된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의사 국시 재응시 및 인턴 수급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단체행동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단체행동의 수준도 지난 8월 진행한 전공의의 집단휴진 수준까지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가 지속발생하는 가운데, 인플루엔자(독감) 등의 트윈데믹의 공포가 엄습하는 상황인 만큼, 최악의 상황은 막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단의 조치’가 불분명하다는 의료계 내부의 의견도 나온다. 의협 산하단체장 중 1명은 “최 회장이 대의원총회에서 갑자기 선언했다. 상의가 안 된 것 같다”며 “‘특단의 조치’가 뭘 의미하는지 의협 내부에 물어봤는데 아무도 모른다. 알 수 없다고만 한다”라고 말했다. 의협 관계자도 “대응방향에 대해서는 범투위 차원에서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한편, 내년 신규 의사가 10분의 1 수준에 그치게 됨에 따라 전공의들의 진료 및 수련시스템의 붕괴까지도 우려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병원협회 내부자료에 따르면 현행 방침대로 인턴 정원 수준을 유지하면 대형병원 지원 쏠림현상과 더불어 지방·중소수련병원 인력 공백 현상이 심화하리라 전망하고 있다. 인턴 정원을 비례 배정하더라도 병원별 인턴 정원이 기존의 3분의 1수준으로 감소해 ▲수련 교육 운영체계 단절 ▲레지던트 연차별 업무 재조정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파는 내후년까지 이어지는데 2022년 인턴은 늘고 레지던트 1년차가 부족함에 따라 수준 이상의 정원을 배정하면 ▲인턴 교육 공간 및 시설 등 부족 ▲수련 교과과정 이수 차질로 인한 수련 질 저하 등을 예상하고 있다. 또 수련과목별 지원 기피 현상이 심화돼 지역별 불균형, 필수의료 차질 등이 발생해 진료 및 수련시스템의 붕괴까지 우려하고 있다.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