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장애환자 줄섰는데...중앙장애인구강센터, 올해 예산 다썼다

전미옥 / 기사승인 : 2020-10-29 09:2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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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환자들 평균 4개월 대기...중앙센터 국고지원금은 3억여원 불과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 중증장애인들이 치과 진료를 위해 평균 4개월 이상 대기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들의 진료를 담당하는 중앙장애인구강센터가 올해 국고지원금을 모두 소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사용된 운영예산은 5억6000만원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올해 센터에 배정된 국고보조금 약 3억1900만 원은 이미 상반기에 소진됐다. 6월 이후부터는 민간기부금 등으로 운영자금을 충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대치과병원이 운영하는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는 전국 장애인구강진료센터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지원금액도 높다. 그런데도 지난 9개월 동안 운영자금 중 국고보조금의 비율이 57%에 불과할 정도로 부족한 상황이다. 올해 말까지 운영비용 감안하면 민간기부금과 자부담으로 충당해야 하는 운영자금 규모가 국고보조금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장애인들의 치과 이용은 매우 어렵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의 장애인구강진료센터는 중앙센터를 포함해 11곳에 불과하다. 장애인 대상 치과 진료소가 부족하다보니 대기시간도 길다. 11곳의 장애인구강진료센터의 평균 대기시간을 분석한 결과, 전신마취가 필요한 중증장애인이 첫 예약에서 전신마취 진료까지 평균 106일이 걸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약 4개월 이상 대기해야 하는 셈이다. 

실제 발달장애 2급인 12살짜리 아들을 키우는 어머니 A씨는 "초등학교 저학년이 되니 동네치과는 미안하다며 거부하고, 장애인진료센터는 최소 4개월 이후에 예약이 된다고 하더라"며 "이빨이 썩으면 썩는대로 일단 두자며 손을 놓고 있다. 사실상 자포자기 상태"라며 치과 진료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발달장애인을 비롯해 신체를 제어하기 어려운 중증장애인들은 치과 진료 시 몸을 움직여 사고위험이 높기 때문에 전신마취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또 일반환자에 비해 장애환자 치료는 진료인력이 배로 투입되어야할 뿐만 아니라 몸을 고정하는 특수장비와 장애관련 전문성 등이 요구된다. 이에 비해 장애인 진료수가는 그에 못 미쳐 일반 동네치과들이 진료를 거부하는 빈도도 높은 실정이다. 

곽은정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 교수(구강악안면외과)는 "한 사람의 장애인 환자를 진료할 때에도 다수 인력의 보조, 많은 시간과 높은 노동 강도가 수반된다. 협조가 어려운 환자를 외래에서 진료하는 경우, 환자가 움직이면서 치과 기구에 다칠 수 있어 여러 보조인력의 도움 하에 조심스럽게, 빠른 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치료를 해야 한다"며 "장애인 치과 진료 전문인력의 양성과 제도적 차원의 보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애인을 위한 시설과 장비를 갖춘 센터의 확충, 중앙-권역 뿐 아니라 지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의 설립을 통해 협진 체제를 구축하여, 중앙-권역 센터에서 치료 후 접근성이 용이한 각 지역센터에서 유지 및 구강위생관리를 더 긴밀하게 봐줄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