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KB 누르고 역대급 실적…불안요소 잔존

기사승인 2020-10-29 06: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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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KB 누르고 역대급 실적…불안요소 잔존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신한금융그룹이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2조9502억원을 내면서 ‘맞수’인 KB금융(2조8779억원)을 제치고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전염병 여파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이익 성과를 내 ‘리딩금융’의 자존심을 지켰다. 

하지만 불안요소는 여전히 남아있다. 주력 자회사인 신한은행의 순이익이 전년과 비교해 부진한 상태다. 주가도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특히 최근 유상증자로 주가 부양이 어려워지자 분기 배당 카드를 꺼냈으나 금융당국이 현재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기에 확정되긴 시간이 필요하다.

◆ 신한금융, 시장 전망 웃돈 실적…은행 계열은 부진

신한금융지주(신한지주)는 올해 3분기 2조9502억원(누적 기준)에 달하는 누적 순이익을 내면서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3분기 분기 순이익도 1조1447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8991억원)을 대폭 상회하는 실적을 냈다. 지주사 설립 이래 최초로 분기 경상 수익 1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신한금융에 따르면 이번 실적의 주요 특징은 다변화된 비은행 부문에서 성과를 낸 것이다. 이 가운데 비은행 계열사 신한카드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4702억원으로 전년 동기 (4111억원) 대비 14.4% 증가했다. 이어 신한생명(1713억원)과 오렌지라이프(2133억원)의 순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보다 56%, 0.8% 늘었다.

아직 손실 미확정라임사태 여파로 인한 사모펀드 손실액도 회수율과 배상비율을 고려하면 큰 손실로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대신증권 박혜진 연구원은 “그동안 불확실성으로 작용했던 사모펀드 충당금에 대해서도 충분한 수준의 적립이 이뤄졌다”며 “은행이익이 훼손될 정도의 문제는 발생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주력 계열사 신한은행의 순이익(누적 기준)은 1조7650억원으로 전년동기(1조9763억원) 대비 10.7% 감소했다. 이는 KB국민은행(-6.2%), 하나은행(-7.6%)과 비교해 감소 폭이 컸다. 현재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증가액이 각각 948조2000억원, 97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상태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장기화 될 경우 중소기업과 상공인의 대출 상환이 미뤄질 수 있고, 이는 은행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저평가된 주가, 배당 추진으로 극복하나…당국과 여론 돌파 ‘귀추’

지지부진한 주가도 극복할 과제다. 신한금융의 순이익은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굴지의 대기업 이상의 성과를 보이고 있으나 주가는 수년 간 바닥에서 헤매고 있다. 

현재 신한금융의 주가(10월 28일 종가기준)는 3만1500원으로 3년 전(2017년 10월 1일, 5만550원) 대비 37.68% 하락한 상태다. 매출과 순이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주가는 오히려 하락곡선을 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3월 초 주가가 2만3000원대로 떨어졌을 당시와 비교한다면 오름세를 보이고 있으나 배당 시즌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현재 신한지주의 PER(주가수익비율)은 4.8에 불과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높은 비중 때문에 적극적인 배당 정책도 쉽지 않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신한지주는 최근 외국계 PEF(사모펀드)와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논란이 됐다. 기본적으로 유상증자는 기업의 자금조달을 위한 것이지만 주주가치 제고에는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SK증권 구경회 연구원은 “높은 대출 증가율, 오렌지라이프 인수 등으로 보통주자본비율이 낮아진 것을 꼭 증자로 보완했어야 했는지 아쉬운 측면이 있다. 사모펀드와의 전략적 제휴 효과에 대해서도 현 시점에서 명확히 평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이번 유상증자에 대해 ▲ 조용병 회장 연임을 반대했던 국민연금(9.16%) ▲신한금융의 실질적 최대주주 뉴리더회(재일교포 주주)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도 불거졌다. 외국계 PEF가 이사회에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관련 의혹은 너무 확대해석한 것”이라며 “최근 실시한 유상증자는 코로나19 장기화를 대비하기 위한 포석과 동시에 성장을 위한 사업다각화를 위한 사전적인 준비 차원”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외국계 사모펀드가 투자한 배경은 국내 금융주가 펀더멘탈 대비 저평가 됐다는 판단이 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상증자로 인한 주가 하락이 우려되자 신한금융은 지지부진한 주가를 회복하기 위해 분기 배당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다만 현재 금융당국은 코로나19에 따른 리스크 대비로 은행들의 배당 확대를 자제하라는 입장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현재 중간 배당을 실시하는 것이 아니고 코로나19 상황이 완화되면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shwan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