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멀스멀 다시 올라오는 의사-한의사 통합면허 논의

노상우 / 기사승인 : 2020-10-30 01: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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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 논의는 현재 진행되지 않고 있어

▲지난해 국회에서 열린 의료일원화를 위한 대토론회 모습.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의사-한의사 통합면허 논의가 또다시 불거졌다.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금이 의료일원화를 논의할 시기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구체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 의원은 7일 국감장에서 “국민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와 같은 신종감염병으로 인해 공공의료의 강화를 바라고 있는 이때 의사와 한의사를 통합하는 의료일원화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사와 한의사 간 통합 논의는 지난 2017년과 2018년 활발하게 이뤄졌다. 당시 합의에 다다를 뻔했지만, 의사단체의 반발로 무산됐다. 이들은 의학과 한의학 교육을 먼저 통합한 뒤 면허 통합을 하는 것이 절차상 맞는다는 데에는 동의한 바 있다.

의사와 한의사 간 의료일원화를 놓고 보는 대한의사협회와 대한한의사협회 간의 시각차는 크다. 의협은 의과대학의 단일 의학교육 제도 도입을 위한 한의대 폐지, 기존 한의사의 면허 제도유지 방식의 의료일원화를 주장했다. 반면 한의협은 의학교육 보강을 통해 의사면허와 한의사면허 사이의 업무영역 자체를 제한하지 않는 실질적인 의료일원화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최혁용 한의협 회장은 지난 8월 열린 ‘포스트코로나19, 한의사·한의대를 활용한 의사인력 확충 방안 국회 간담회’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의사 수가 3.4명인데 우리나라는 2.4명에 불과하다. 이 수치에는 한의사도 포함돼 있다”며 “수치에는 한의사를 포함하면서 한의사는 침술을 제외한 어떠한 의료행위도 못하는 모순이 발생했다. 의료인력을 늘리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니 기존에 나와 있는 의료인인 한의사와 예비 한의사를 추가로 교육해 의료인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 보건의료분야 갈등의 약 80%가 한의사와 의사의 갈등이라고 하는데 이로 인해 국민은 불편함을 느끼고 학문 간 상호 발전 또한 저해되고 있다”며 “이 같은 문제점의 해결책인 의료통합이다. 한의대를 졸업하든 의대를 졸업하든 면허를 가지고 있으면 적어도 그 역할에 있어서는 동등하고, 활용할 수 있는 도구 역시 동일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한의·양의 융복합을 통한 학문 발전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협은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이들은 “의료일원화란 한의계의 주장처럼, 한의사에게 의사들의 의료행위를 하게 해 의사와 한의사의 구분을 없애는 것이 아니다”라며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을 통해 인체에 안전하고, 효과가 있는 행위만을 ‘의료’로 인정하고, 국민들에게 이러한 ‘검증된’ 의료만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과학적 검증을 거치지 못한 한의학은 전통문화로 남길 때”라며 “이를 위해 한의대와 한의사제도를 중단하고, 전통의학에서 과학적으로 검증된 행위들이 혹시라도 있다면 현대의학으로 흡수하여 의료를 통합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의료일원화의 진정한 의미일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기존 면허자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상대방의 면허 범위를 침해하는 어떠한 거래도 용납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렇듯 의사와 한의사 간에 주장이 첨예한 가운데, 현재 의사단체와 한의사단체는 의료일원화를 주제로 한 만남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의대와 한의대의 ‘의료교육 일원화’ 논의를 위한 TF를 꾸려 점진적인 의료일원화를 모색했지만, TF 구성조차 하지 못했었다.

서영석 의원실 관계자는 “직역 간 갈등 해소를 위해 의료일원화는 필요하다고 본다”며 “중국 등 여러 나라는 이미 의료일원화가 돼 있다. 우선 교육부터 통합해야 한다고 본다. 의료일원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