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향, 정기연주회로 월드오케스트라시리즈 대미 장식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줄리안 코바체프 지휘, 임효선 피아노
차이콥스키 탄생 180주년 기념 피아노 협주곡 제1번&교향곡 제4번

입력 2020-10-31 10:4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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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향, 정기연주회로 월드오케스트라시리즈 대미 장식
▲ 대구시향 제468회 정기연주회 포스터. 대구시향 제공

[대구=쿠키뉴스] 최태욱 기자 = 지난달 6일 막을 올린 ‘2020 월드오케스트라시리즈(WOS)’의 대미를 장식할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제468회 정기연주회가 오는 13일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이날 공연은 대구시향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가 지휘하고,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퀸엘리자베스 음악콩쿠르’ 입상자이자 현재 경희대 음악대학 교수로 후학을 양성 중인 피아니스트 임효선이 함께한다. 

이들이 선보일 작품은 올해로 탄생 180주년을 맞이한 러시아 낭만 작곡가 차이콥스키(1840~1893)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과 교향곡 제4번이다.

피아니스트 임효선의 연주로 감상하는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은 지금의 유명세와 달리 작곡 당시에는 고난도의 기교와 복잡한 악상 등으로 혹평에 시달렸다. 

그러나 작곡 1년 후인 1875년 10월 미국 보스턴에서 개최된 초연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작품의 운명도 달라졌다. 

러시아풍의 주제를 사용한 슬라브적인 중후함과 관현악의 다양한 색채감 등으로 연주자와 관객의 사랑 속에 현재는 클래식 명곡의 반열에 당당히 자리하고 있다. 

네 대의 호른으로 시작되는 강렬한 도입부를 지닌 1악장은 피아노의 화음 속에 제1바이올린과 첼로가 펼치는 호탕한 주제 선율이 매우 인상적이다. 

반면 제1악장과는 사뭇 다르게 평화로운 분위기의 2악장, 슬라브 무곡과 같은 굵직한 주제와 치솟듯 화려한 절정을 보이는 3악장까지 총 3개의 악장으로 이뤄져 있다. 

지적이면서도 열정을 갖춘 피아니스트 임효선은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암스테르담 로열콘세르트허바우, 브뤼셀 팔레 드 보자르, 뉴욕 링컨센터, 로스앤젤레스 디즈니콘서트홀, 오디토리 드 마드리드 등 세계적인 무대에서 다양한 연주 활동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03년 비오티 국제 콩쿠르에서 2, 3위 없는 1위와 특별상, 청중상을 동시에 수상했으며, 2007년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 5위, 2005년 비엔나 베토벤 국제 콩쿠르 입상 및 후기 소나타 특별상을 받았다. 

이 외 오벌린 국제 콩쿠르, 하이든 국제 실내악 콩쿠르, 바이마르 국제 실내악 콩쿠르 등에서 우승했다. 

세계적 거장 미샤 마이스키, 힐러리 한 등과 실내악 앙상블 연주를 마쳤고, 2009년부터 아벨 토마스(바이올린), 아르나우 토마스(첼로)와 함께 ‘루드비히 트리오(Ludwig Trio)’를 결성해 두 장의 음반 발매 및 국내외에서 여러 차례 연주회를 개최했다. 

서울대 수석 입학 후 미국 커티스 음악원 졸업, 이탈리아 이몰라 음악원 마스터 수료,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했다. 현재 경희대 피아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휴식 후에는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제4번을 연주한다. 

1877년, 차이콥스키는 9세 연하의 음악원 제자 안토니나 밀류코바와 결혼했으나 두 달 만에 파경을 맞고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이때 후원자였던 폰 메크 부인의 도움으로 이탈리아, 스위스 등지에서 요양을 취하며 그는 작곡에 몰두했다. 이듬해 1월에 완성한 교향곡 제4번은 그의 피폐한 심경을 반영한 듯 운명 앞에 무기력한 인간의 모습과 외로움, 애상 등이 녹아 있다. 

대구시향, 정기연주회로 월드오케스트라시리즈 대미 장식
▲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제466회 정기연주회 모습. 대구시향 제공

1악장에서 격렬하게 등장하는 운명의 선율은 반복, 확장되고 간간이 시름에 젖은 차이콥스키의 고뇌도 느껴진다. 

2악장에서는 작곡자 특유의 애상과 회상, 러시아의 소박한 춤곡 분위기가 보인다. 

3악장은 현악기들의 피치카토가 특징적이며 황량한 느낌인 한편 민속 무곡의 유쾌함도 있다. 

마지막 악장에서는 힘찬 박력과 빛나는 색채감으로 오케스트라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으며, 광적인 종결부가 극에 달하면 절정에서 전곡을 마친다. 
   
1878년 2월 22일, 모스크바의 러시아 음악협회 연주회에서 니콜라이 루빈시테인의 지휘로 이뤄진 초연은 대성공을 거뒀다. 

차이콥스키 자신도 이 곡에 대해서 자신이 작곡한 작품 중에서도 최고의 작품이라며 만족을 표했다고 한다. 

특히 이 곡의 악보 표지에는 그가 ‘나의 최고의 벗에게’라고 우정 어린 헌정의 뜻을 밝혀 두었는데, 여기서 ‘벗’은 그를 물심양면 후원해 주었던 폰 메크 부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마에스트로 줄리안 코바체프는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 차이콥스키의 낭만적 선율과 풍부한 음향이 우리 가슴에 뜨거운 감동을 안겨줄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의 마음을 달래주었던 2020 월드오케스트라시리즈의 대미를 대구시향이 장식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구시향 제468회 정기연주회는 일반 R석 3만 원, S석 1만 6000원, H석 1만 원으로, 객석은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제한적으로 개방할 예정이다. 

공연 당일 오후 2시 30분까지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 인터파크(1661-2431) 등에서 예매할 수 있고, 예매 취소는 공연 전일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초등학생 이상 관람할 수 있다.

tasigi72@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