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1부리그로 복귀한 LCK...4대 리그로 보는 월즈 결산

강한결 / 기사승인 : 2020-11-03 18:4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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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롤드컵 공식이미지. 사진=라이엇게임즈 제공.


[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2020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롤드컵)은 한국 팬들에게 선물같은 시간이었다.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는 2017년 이후 국제대회에서 과거와 같은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LPL(중국)과 LEC(유럽)가 앞서나가는 것을 지켜만 보고 있어야 했다.

하지만 담원 게이밍이 다시 소환사 컵을 들어올리면서 한국 팬들은 모처럼 1부리그 팬이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 이번 롤드컵에선 예상대로 흘러간 부분도 있었지만,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결과도 나왔다. 모든 결과를 짚고 넘어갈 수는 없지만 4대 리그를 중심으로 단평을 남겨보고자 한다.

▲담원 게이밍. 사진=라이엇게임즈 제공.


▶ '왕의 귀환' LCK, 올해는 달랐다!

그룹 스테이지 조추첨이 마무리된 후 대부분의 LCK 팬들의 심정은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담원과 DRX의 경우 녹아웃 스테이지 진출 가능성이 매우 높아보였지만, 문제는 C조의 젠지 e스포츠였다. 

LEC 2시드 프나틱은 여전히 강력했고, LCS(북미)의 1시드 팀솔로미드(TSM)의 경우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경기력이 급상승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었다. 여기에 LGD 게이밍 역시 플레이인 스테이지 막판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담원과 젠지는 5승 1패로 각조 1위로 8강에 진출했고, DRX는 탑 E스포츠(TES)에 2번 모두 아쉽게 패했지만 4승을 거두며 조 2위로 녹아웃 스테이지에 진출했다.

8강 조추점 결과 젠지는 LCK의 '크립토나이트' G2 E스포츠와 맞붙게됐다. 담원과 DRX는 내전을 펼치게 됐다. 젠지는 아쉽게도 G2의 노림수에 완벽히 당하며 3대 0으로 패하고 말았다. DRX를 꺾고 4강에 올라온 담원은 젠지와 다르게 G2의 수에 완벽하게 대처했다.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3대 1 승리를 따낸 담원은 길었던 'G2 강점기'를 끝냈다. 특히 '쇼메이커' 허수는 '캡스' 라스무스 뷘터를 완벽히 봉쇄하며 G2의 승리 방정식을 무너뜨렸다.

담원은 결승전에서 TES를 꺾은 쑤닝과 만났다. 상하이 푸동 경기장에서 유관중으로 치러진 결승전에서 중국 관중은 일방적으로 쑤닝을 응원했다. 4강과 동일하게 3대 1 세트스코어로 담원이 승리했지만, 4경기를 제외하면 모든 경기가 팽팽했다. 

2020 롤드컵 과정동안 LCK는 결승에 오르지 못한 2018, 2019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교전이 필요할 때는 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싸워 스노우볼을 굴렸고, 밴픽도 상대적으로 유연해진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4대 리그 가운데 유일하게 모든 소속팀이 8강에 오른 LCK다. 2년 간의 수모를 겪었지만, 다시 일어서 명예를 되찾았다.

▲ 한솥밥을 먹은 '소드아트'와 '카사'가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사진=라이엇게임즈 제공.


▶ LPL, 3년 연속 월즈 결승.역시 강했다.

쑤닝이 롤드컵 결승에 오르면서 LPL은 3년 연속으로 결승 진출팀을 배출한 리그가 됐다. LCK와 패권을 다투고 있던 LPL이다. 실제로 지난 2년동안은 최고로 군림하기도 했다.

이번 롤드컵에서도 LPL은 강력함을 과시했다. 쑤닝과 TES가 그룹 스테이지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징동게이밍(JDG)은 담원을 한 번 잡아냈지만, PSG 탈론에게 일격을 당하며 조 2위로 진출하게 됐다. 젠지, 프나틱, TSM과 한 조가 된 LGD는 3승 3패로 녹아웃 스테이지 진출이 좌절됐다.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았기에 다소 아쉬운 탈락이었다.

LPL 입장에선 이번 8강 조추첨이 매우 안타까운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TES와 징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던 쑤닝은 두 팀을 모두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특히 '빈' 천쩌빈과 '소프엠' 레꽝주이의 활약이 매우 돋보였다. 천쩌빈의 경우 지난해 데뷔한 선수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보여줬기에, 미래의 '중체탑'으로 발돋움할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여기에 원거리 딜러 '후안펭' 탕환펑도 팬들을 즐겁게 했다. 그룹 스테이지 당시만 해도 다소 아쉬운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8강과 4강을 거치며 더욱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탕환펑의 고난이 가득했던 개인사가 알려지면서 그를 응원하는 팬들이 많아졌다. 스타성도 충분해 보인다.  

반면 최고의 팀이라는 평가를 받던 TES는 8강 이후 너무나도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우지' 지안즈하오를 이어 LPL을 대표하는 원거리 딜러로 평가받던 '재키러브' 위원보가 8강과 4강에서 쓰로잉에 가까운 플레이를 연달아 보여준 것이 뼈아팠다. 중국내 여론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결론적으로 LPL은 여전히 강력했다. 오랜 라이벌인 LCK에게 안방에서 소환사 컵을 빼앗겼지만, 충분히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오랜만에 진행된 유관중 경기에서 자국팀에게는 열렬한 환호를 보내면서, 상대에게는 박수조차 치지 않는 모습은 흠으로 남게 됐다.

▲ 8강전에서 젠지를 3대 0으로 꺾고 인상깊은 세레머니를 남긴 G2. 사진=라이엇게임즈 제공.


▶ LEC, 그래서 언제까지 G2-프나틱이 해먹을건데?

2018년부터 LEC는 화려하게 부상했다. 초대 챔피언 프나틱은 8강 단골 손님이었고, G2는 2019년 MSI를 우승한 뒤 최상위 팀 반열에 오르게 됐다. 하지만 항상 의문부호가 붙는 것이 LEC다. 이 두 팀을 제외하면 누가 있나.

이번 롤드컵에서도 프나틱은 강팀의 면모를 보여줬다. 8강에서 우승 후보인 TES를 상대로 2세트를 먼저 따낼 정도로 선전했다.

특히 '브위포' 가브리엘 나우는 1경기 '369' 바이자하오의 '오른'을 상대로 '신지드'를 꺼내며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  교수님이라는 애칭을 가진 '할리생' 지드라베츠 일리에프 갈라보프의 플레이메이킹 능력도 매서웠다. '주사위'과 로 분류되는 선수지만, 이번 롤드컵에서는 저점이 아닌 고점만 발현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레오나'로 이니시에이팅을 여는 갈라보프의 모습은 대학원생에게 호된 가르침을 주는 교수님의 모습 그자체였다.

프나틱은 좋은 경기력과 참신한 밴픽을 연이어 선보였지만 끝내 TES를 넘지 못했다. 2승 후 내리 3패를 당하며 역스윕의 제물이 되고 말았다. 역대 롤드컵 다전제에서 역스윕을 당한 팀은 프나틱이 처음이다.  

G2 역시 LEC의 맹주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8강에서 젠지를 3대 0으로 완파한 G2는 자신들이 왜 국제무대에서 호성적을 냈는지를 증명했다. 특히 라스무스 뷘터는 3경기 내내 '비디디' 곽보성과 막대한 차이를 벌리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얀코스' 마르친 얀코프스키는 AP정글 챔피언을 능숙하게 다루진 못했지만, '그레이브즈', '킨드레드' 등의 챔피언으로는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G2와 프나틱 외의 팀이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운 대목으로 남는다. LEC 4시드인 매드 라이온스는 4대 리그 소속팀 최초로 플레이인스테이지 탈락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세웠다. 3시드 로그는 1승 5패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그룹 스테이지를 마감했다. PSG에게 패배한 것도 너무나도 치명적이었다.

▲ 그나마 LCS의 체면을 세운 팀 리퀴드. 사진=라이엇게임즈 제공.


▶ 시드권 축소, 걱정해야할 LCS

전통과 근본의 LCS지만, 올해도 역시 '북미잼(북미+재미)'이었다. '올해는 다르다'며 '세상을 놀라게 하겠다"고 외친 1시드 TSM은 그룹 스테이지 전패를 기록했다. 다른 의미로 세상을 놀라게 한 셈이다.

팬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더블리프트' 피터 펭, '비역슨' 쇠렌 비에르가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 LCS의 현실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쇠렌 비에르가 유일하게 분전한 선수였다는 것이 더 큰 문제긴 했다. 롤드컵이 끝나고 쇠렌 비에르는 선수 생활을 마치고 TSM 감독으로 취임했다.

그나마 팀 리퀴드(TL)와 플라이퀘스트(FQ)는 3승 3패를 기록하며 체면치레는 했다. 팀 리퀴드는 마치 E스포츠에게 당한 패배가 너무나도 아쉬웠다. 다만 4강에 오른 G2와 준우승을 차지한 쑤닝을 한 번씩 꺾었다는 것은 그나마 위안. 또한 신예 원거리 딜러 '택티컬' 에드워드 라가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다는 점도 큰 수확이라 할 수 있겠다.

플라이 퀘스트는 우승 후보였던 TES에게 2라운드 막바지 1승을 거두며 한방이 있음을 보여줬다. '이그나' 이동근은 '블리츠크랭크'가 만들어 낼 수 있는 변수를 보여주며 북미 팬들에게 위안을 전했다.

다만 결과론적으로 북미는 2년 연속으로 8강 진출 팀을 배출하지 못했다. 규모면에서 LPL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리그임에도 불구하고 LCS의 위상은 떨어진지 오래다. 내년에는 정말로 시드권이 2장으로 축소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sh04kh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