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헬스] 자연임신 어려울까요?…자궁 건강 ‘빨간불’ 켜졌다

호르몬 등 영향으로 가임기 여성서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등 발생 증가

기사승인 2020-11-10 18: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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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헬스] 자연임신 어려울까요?…자궁 건강 ‘빨간불’ 켜졌다
▲사진=고려대 안산병원 제공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최근 20‧30대의 젊은 여성들에게서 자궁근종이나 자궁내막증과 같은 자궁질환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들 질환은 불임과도 연관돼 시험관 시술의 주요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지 않으면 자연임신이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가임기 여성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호르몬‧생리 과정서 자궁질환 발생…착상 방해해 불임 

가임기 여성의 10~15%에서 발생하는 자궁내막증은 자궁내막조직이 자궁 밖으로 이동한 상태를 말한다. 생리를 할 때 피와 함께 밖으로 나가야 할 자궁내막조직이 나팔관 쪽으로 역류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때문에 폐경기 여성보다는 가임기 여성에서 발생률이 높고, 20~40대가 전체 환자의 9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김용진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자궁내막증은 생리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가임기 여성에서 발병 위험이 크다”면서 “주로 난소나 나팔관, 골반 벽, 장 등에 자궁내막조직이 붙으면서 발생하게 되는데, 이때 유착된 부위에서 염증이 생기면 골반 변형이 일어나고, 정자의 운동 및 나팔관의 움직임을 방해해 불임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자궁내막증을 조기에 치료하지 않을 경우 자연임신이 어려워질 수 있다. 최근에는 시험관 시술을 받는 주요 원인으로 자궁내막증으로 인한 불임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궁근종도 크기가 크거나 자궁내막을 변형시킬 경우 임신이 어려워질 수 있다. 자궁근종이란 자궁근육의 일부가 이상 발육해 생기는 양성 종양이다. 자궁근종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호르몬 분비가 왕성한 가임기 여성에게서 발병률이 크게 증가한다. 

자궁근종은 30대의 경우 10명 중 7~8명이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종양의 크기나 위치가 문제되지 않으면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되지만 종양이 갑자기 커지는 경우가 있어서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하다. 김 교수는 “가임기 여성이라면 1~2cm 크기의 종양은 흔히 보인다. 하지만 종양이 수정란이 착상해야 하는 위치에 있거나 크기가 커져서 자궁내막의 변형을 일으키면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행위 자체를 방해해 난임으로 이어진다며 ”이때는 호르몬요법이나 수술적 치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생리’ 때 이상증상 있다면 산부인과 내원해야 

이들 질환은 생리 시 나타나는 증상들을 통해 의심해볼 수 있다. 원래 통증이 없었거나 갑자기 통증이 심해졌을 땐 단순 생리통이 아닌 자궁내막증일 위험이 크다. 골반을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거나 허리통증이 발생하기도 하고, 생리 시 양이 많거나 덩어리가 많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자궁근종도 마찬가지로 생리통이나 생리과다 증상이 흔하게 나타난다. 자궁근종의 크기가 크면 주변 장기를 압박해 배변장애와 배뇨장애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생리불순이 심하다면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이 증후군 또한 젊은 연령층에서 많이 발생하고 난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김 교수는 “자궁내막증이나 자궁근종은 예방법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조기에 검진 받고 관리를 받아야 불임을 막을 수 있다. 생리 중 증상들이 평소와 다르게 발생한다면 산부인과에 내원해 정확한 검진을 받아야 한다”면서 “다만, 비만이나 심한 다이어트는 생리불순이나 다낭성난소증후군과 연관되기 때문에 생활습관을 개선시킬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suin92710@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