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자가 더 가지는’ 주거양극화 심화

작년 5채 이상 다주택자 ‘역대 최대’…11.8만명
월세 등 주거비, 올해 첫 증가세…저소득층 부담↑

기사승인 2020-11-23 11: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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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자가 더 가지는’ 주거양극화 심화
서울 모습 / 사진=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다주택자와 무주택자 간에 주거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정부의 고강도 다주택 규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주택을 5채 이상 소유한 다주택자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반면, 전월세 세입자들의 주거비는 올해 처음 증가세로 전환했다.

◇지난해 다주택자, 역대 최대치

23일 통계청이 국가통계포털을 통해 공개한 2019년 주택소유통계 세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주택 5채 이상을 소유한 다주택자는 11만8062명이다. 이는 전년(11만7179명)보다 0.75%(883명) 증가한 것으로, 2012년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대치다.

2012∼2014년 7만∼9만명 수준이었던 주택 5채 이상 소유자는 2015년 10만4548명으로 10만명을 처음 넘어섰다. 이후 매년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주택을 10채 이상 가진 다주택자도 4만2868명으로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였다. 1년 전(4만2823명)보다는 0.10%(45명) 늘었다. 10채 이상 소유자는 2015년 4만1036명으로 처음 4만명대에 진입했다. 2016년 4만2292명으로 증가했다가 2017년(4만2041명) 떨어졌지만, 2018년(4만2823명)부터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을 51채 이상 소유한 다주택자도 1964명으로 1년 전(1882명)보다 4.35%(82명) 늘었다. 2012년 949명에 불과했던 주택 51채 이상 소유자는 2015년 2907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6년 2680명, 2017년 1988명, 2018년 1882명으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였으나 지난해 다시 늘었다.

‘가진 자가 더 가지는’ 주거양극화 심화
사진=안세진 기자

◇무주택자도 증가…주거비 부담↑

반면 무주택가구도 증가했다. 더군다나 주로 전세나 월세를 사는 이들의 주거지출비는 올해 들어 증가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지난해 일반 가구 234만3188가구 중 소유 주택이 단 한 채도 없는 무주택 가구는 43.6%에 달하는 888만6922가구였다. 이는 전년 874만5282가구보다 1.6%(14만1640가구) 증가한 수치다.

특히 서울의 경우 200만1514가구로 전년(195만5343가구)보다 2.4%(4만6171가구) 늘었는데,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주택 소유 가구(189만4875가구)보다 무주택 가구 수가 많았다.

연령별로 보면 30세 미만이 142만1843가구로 1년 전보다 7.9%(10만4370가구)로 늘어 전 연령대 중 가장 많이 늘었다. 특히 30대 무주택 가구는 183만3372가구로 전년 대비 0.1%(1412가구) 늘었는데, 2015년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주거비 부담도 커졌다. 3분기 기준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실제주거비 지출은 월평균 8만4200원으로 1년 전보다 1.6% 늘었다. 이는 자가나 전세로 거주해 월세를 부담하지 않는 가구까지 포함해 산출한 평균치로, 실제 월세로 사는 가구의 지출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구당 실제주거비 지출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8% 줄어든 7만3700원, 2분기에는 1.8% 감소한 7만8900원이었으나 3분기 들어 8만4000원대로 올라섰다.

소득 계층별로 보면 소득 하위 20% 계층인 1분위의 실제주거비 지출은 월평균 9만5500원, 2분위의 지출은 평균 9만6400원이었다. 고소득층일수록 자가에 거주하는 이들이 많은 만큼 소득 상위 60%의 월평균 실제주거비 지출은 하위 40%보다 적었다.

소득 3분위 가구의 월평균 월세 등 실제주거비 지출은 7만5600원, 4분위는 6만9600원, 5분위는 8만4100원으로 조사됐다.

asj0525@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