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호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달군 BTS, 이제 그래미만 남았다
[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두 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들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이 시상식에서 ‘페이보릿 듀오/그룹-팝/록’(Favorite Duo or Group-Pop/Rock)과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Favorite Social Artist) 부문 수상자로 호명됐다.베스트 그룹 포함 2관왕…2년 연속 수상방탄소년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시상식에 직접 참석하진 못했지만, 이들의 존재감은 물리적 거리를 초월했다. 멤버들은 페이보릿 듀오/그룹-팝/록 부문 수상 이후 영상을 통해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와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현장에서 직접 상을 받지 못해 아쉽지만, 우리는 여전히 연결되어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 상을 받았는데, 불확실하고 회의감으로 가득했던 1년 동안 지속적으로 응원과 사랑을 보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음악으로 세계를 위로하는 그룹으로 남고 싶다. 이번 음반을 통해 모든 상황에도 우리의 삶은 계속된다는 메시지를 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아메리칸 뮤직 어워즈는 1974년 시작된 유서 깊은 시상식으로, 그래미 어워즈,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 함께 미국의 3대 음악 시상식으로 꼽힌다. 빌보드, 닐슨뮤직, 넥스트 빅 사운드가 아티스트의 음반 및 디지털 음원 판매량, 라디오 방송, 스트리밍, 사회활동 및 투어 등을 기반으로 후보자를 정하고,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웹사이트에서 팬 투표를 받아 수상자를 결정한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월 발매한 ‘맵 오브 더 소울: 7’(MAP OF THE SOUL: 7) 음반으로 빌보드 메인 음반 차트 1위에 올랐고, 8월에는 싱글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한국 가수 최초의 기록이었다. 이후엔 조시 685와 제이슨 데룰로와 협업한 ‘새비지 러브(Savage Love)’ 리믹스로 또다시 1위에 오르는 등 팝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입증했다. “성숙하고 발전한 무대 보여주겠다”지난 20일 발매한 신곡 ‘라이프 고스 온’(Life Goes On)의 공연도 이날 처음 공개됐다. 무대로 걸어올라가는 RM의 뒷모습으로 시작된 이번 공연에서 방탄소년단은 특유의 ‘칼군무’를 잠시 내려두고 감성적인 보컬을 들려줬다. 이달 초 어깨 수술을 받은 뒤 회복에 전념하고 있는 슈가도 함께였다. 무대는 방탄소년단이 앞서 여러 번 공연을 열었던 서울 잠실 주경기장에 꾸려졌다. 무관중으로 꾸민 공연이었지만, 객석을 방탄소년단을 상징하는 보라색으로 수놓으며 팬들과의 연결을 강조했다. 이어진 ‘다이너마이트’ 공연에선 복고풍의 의상과 조명으로 화려함을 더했다. 방탄소년단의 무대는 시상식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마지막 순서로 배치돼 이들을 향한 현지의 관심을 실감하게 했다. 방탄소년단과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의 연은 각별하다. 방탄소년단은 팝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2017년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DNA’로 축하 공연을 펼쳤다. 방탄소년단의 미국 데뷔 무대였다. 멤버들은 앞서 공개된 주최 측과의 인터뷰에서 “2017년 당시엔 무척 긴장됐다. 우리가 미국 시상식이나 방송에 나가는 게 처음이었기 때문”이라면서 “이번에는 우리가 얼마나 성숙했는지, 얼마나 발전했는지 보여주려고 한다. 퍼포먼스도 더욱 다이내믹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엔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로 선정되며 처음 상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이 부문에 더해 ‘팝/록 장르 페이보릿 듀오/그룹’과 ‘올해의 투어’를 수상하며 총 3개 부문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남은 건 그래미 뿐…“잠 안 자고 기다릴 듯”이제 방탄소년단 앞에 남은 관문은 그래미 어워즈뿐이다. 그래미 어워즈를 주관하는 미국레코드예술과학아카데미는 24일(한국 시간 25일) 라이브 스트리밍 행사를 통해 내년 1월31일 열리는 제63회 그래미 어워즈 후보를 발표한다. 방탄소년단은 2018년 시상자로 초대돼 한국 가수 가운데 처음으로 그래미 어워즈 무대를 밟았고, 이듬해에는 래퍼 릴 나스 엑스와 축하 공연을 꾸몄지만, 아직 후보로 오른 적은 없다. 그래미 어워즈는 미국 음악 시상식 가운데 가장 큰 규모와 권위를 자랑하지만, 보수적이고 비영어권 아티스트에게 배타적이란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해 방탄소년단의 후보 지명이 불발되자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BTS의 그래미 불발이 레코드예술과학아카데미의 맹점을 드러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다만 올해는 방탄소년단이 ‘다이너마이트’로 미국 내 대중적 인기를 확인한 터라 긍정적인 관측도 다수 나왔다. 빌보드는 방탄소년단의 히트곡 ‘다이너마이트’가 ‘레코드 오브 더 이어’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AP통신은 방탄소년단이 이 곡으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멤버들은 지난 2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후보 발표를) 굉장히 기대하고 긴장하며 기다리고 있다”며 “저희도 잠 안 자고 지켜보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wild37@kukinews.com /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