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훈한 경제] ‘파이어족’을 아시나요

기사승인 2020-11-24 06: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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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훈한 경제] ‘파이어족’을 아시나요
[쿠키뉴스] 송금종 기자 = 조기은퇴를 위해 극단적인 소비생활을 하는 이들을 ‘파이어(FIRE)족’이라 일컫는다. 파이어는 ‘경제적 자립’을 뜻하는 Financial Independence와 ‘조기 은퇴’를 의미하는 Retire Early를 합친 단어다. 정년을 기다리지 않고 가능한 많은 돈을 모아 자립한 다음 원하는 삶을 사는 게 그들의 목표다.  

파이어 운동 주역은 밀레니얼 세대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출생한 세대다. 글로벌 금융위기 발 경기 침체로 미래에 대한 불신이 쌓이자 ‘성공’ 대신 ‘행복’을 추구하는 이들의 가치관이 파이어 운동을 이끌었다는 게 정설이다.  

국내에서도 파이어족이 늘고 있다. 취업포털이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보면 27%가 본인을 파이어족이라고 칭했다. 이들의 계획은 단기간에 경제적 자유를 달성해 지금보다 더 많은 시간을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에 쓰겠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은퇴 이후 목표 1순위는 사업 혹은 창업이었다.  

조기 은퇴를 하려면 자금을 얼마나 모아야 할까. 파이어족 공식에 따르면 연 생활비 25배를 모으면 경제적 자유가 가능하다고 본다. 최근에는 저금리·저성장 시대를 고려해 33배 법칙 또는 40배 법칙이 적합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처럼 은퇴시기를 앞당기기 위한 첫걸음은 근검절약이다. 파이어족은 소득 70% 이상을 저축하기 위해 극도로 절약하고 절제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파이어족이 되고 싶다면 가장 먼저 지출습관을 점검해볼 것을 권한다. 주요 지출항목을 살피고 우선순위를 정하면 불필요한 지출을 크게 줄일 수 있어서다. 

국내 파이어족은 절약만 하는 게 아니라 부업을 활용하는 ‘N잡러’ 형태를 띤다. 그들은 주말 아르바이트나 대리운전을 뛰는가하면 별도 사업체를 운영하기도 한다.  

전 세계적인 파이어 운동 열풍의 이면도 있다. 이른 나이에 노후 자금을 마련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코로나 사태 속에 경제 회복을 방해하는 요인이 된다는 지적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극단적 위험회피 성향이 있는 이른바 ‘슈퍼세이버’ 증가를 지목하며 “성장 한 축을 담당하는 소비와 투자 회복이 더뎌지면서 물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파이어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내달 15일 쿠키건강TV 훈훈한 경제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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