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기자의 시시각각] 전태일 50주기, 아직도 열악한 노동환경

지영의 / 기사승인 : 2020-11-24 05:5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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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50주기, 아직도 열악한 노동환경

13일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 전태일 열사 50주기 추도식이 열렸다. / 사진= 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G기자의 시시각각] 전태일 50주기, 아직도 열악한 노동환경

김민희 아나운서 ▶ 쿠키뉴스 지영의 기자가 준비하는 G 기자의 시시각각 시작합니다. 지영의 기자. 안녕하세요.

지영의 기자 ▶ 네. 안녕하세요. 쿠키뉴스 지영의 기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오늘은 어떤 이야기 나눠볼까요?

지영의 기자 ▶ 1970년, 청년 전태일은 골방에서 16시간씩 일하는 노동자들의 현실을 고발하며 세상을 떠났죠. 올해는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분신한 고(故) 전태일 열사가 떠난지 50년이 되는 해인데요. 전태일이 마지막까지 목 놓아 외쳤던 근로기준법은 현재 잘 지켜지고 있는지 오늘 자세한 관련 이야기 나눠볼까 합니다.
 
▲ 전태일 50주기, 아직도 열악한 노동 환경

김민희 아나운서 ▶ 50년 전 서울 청계천의 옷 만드는 공장에서 재단사로 일했던 청년 전태일은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 조건을 바꾸기 위해 투쟁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하지만 반세기가 지났는데도 여전히 또 다른 전태일들이 남아있어요. 먼저 최근통계부터 살펴볼까요. 지영의 기자, 한국 노동자 상당수는 여전히 근로기준법이 제대로 준수되지 않는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요?

지영의 기자 ▶ 네. 노무사·변호사 등 노동전문가들이 설립한 단체 '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9월 7∼10일 전국 만 19∼55세 직장인 1000명을 상대로 한 근로기준법 등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10월 4일 공개했습니다. 해당 설문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39.9%는 근로기준법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대답했는데요,

이 같은 인식은 정규직(34.7%)보다 비정규직(48.8%) 사이에서 많았고요 300인 이상 사업장(33.7%)보다 5인 미만 사업장(47.6%), 50~55세(46.0%)보다 20대(45.1%)에서 높게 나타났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노동조건이 열악한 곳일수록 오히려 근로기준법이 잘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 건데요, 그렇다면 임금과 노동시간 등을 규정한 근로기준법 내용 중 어떤 항목이 가장 지켜지지 않고 있는 건가요?

지영의 기자 ▶ 일터에서 가장 지켜지지 않는 근로기준법은 ‘노동시간·휴일·휴가’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응답이 51.0%로 가장 많았습니다. ‘야간·휴일근로수당, 퇴직금 등 임금 체불’이 48.0%로 뒤를 이었고요 ‘육아휴직, 출산휴가, 임산부 노동시간 제한 등 모성보호’ 조항의 미준수(32.8%),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조항’ 미준수(32.5%)도 있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더욱 심각한 것은 일터에서의 삶에 근간이 되는 근로기준법 내용 자체를 잘 모르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았다는 것이에요. 이번에 이에 대한 조사도 있었죠?

지영의 기자 ▶ 네. 직장인 38.9%는 근로기준법 내용을 잘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학교나 직장에서 근로기준법을 배웠다는 응답은 31.4%에 불과했는데요, 학교나 직장에서 근로기준법을 배워본 적이 있는 노동자가 3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은 여전히 우리 노동현장이 척박할 수밖에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습니다. 직장인 91.6%는 학교에서 근로기준법 등 노동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근로자의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바로 근로기준법이죠. 잘 모르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 근로기준법 내용에 대해 한번 짚어보도록 할게요. 먼저 근로기준법이란 무엇인지부터 알려주세요.

지영의 기자 ▶ 1953년 처음 제정된 근로기준법은 1997년 새 근로기준법이 제정, 공포된 이래 24번의 개정이 이뤄졌습니다. 이 법은 상시 5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장에선 정당한 근로계약 아래 제대로 된 임금을 받고 적정한 근로 시간과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런데 이러한 '기본', 헌법에 명시된 '기준'마저 준수되지 않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거죠. 앞서 통계에서도 나왔지만 노동시간·휴일·휴가가 지켜지지 않는다고 대답한 경우가 많았어요. 현재 근로기준법에 나와 있는 내용 중 꼭 알고 있어야 할 부분, 어떤게 있을까요. 올해부터 적용된 내용들 먼저 살펴 볼까요

지영의 기자 ▶ 먼저 ‘최저임금’인데요, 2019년 최저임금은 8350원이었습니다. 하지만 2020년의 최저임금은 8590원인데요 작년 대비 2.9%가 인상되었습니다. 2019년 최저시급을 월급으로 따졌을 때 하루 8시간 근로했을 때 기준, 1745150원이었는데요, 2020년 최저월급은 1795310 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300인 이상 기업들에게는 현재 주 52시간 제도가 어느 정도 안착이 되어있죠. 올해부터 300인 이상 기업뿐 아니라 50~300인 미만 기업들에게도 주52시간 제도가 확대적용 되고 있다고요?

지영의 기자 ▶ 네. 주 52시간 근무제란 하루 근로시간을 8시간씩 5일 40시간으로 정하고 한주에 연장, 휴일근로 등을 최대 12시간까지만 근무하도록 규정하는 제도입니다.

2018년부터 시행된 주 52시간 근무제는 300인 이상의 사업장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시행되었는데요, 2020년부터는 5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에도 확대 시행되고 있습니다. 주 52시간 적용 대상자는 직장인, 장기계약직 노동자, 단기 계약직, 아르바이트, 외국인 노동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런데 우리 회사도 해당되는데 왜 시행하지 않고 있지? 의아한 근로자분들도 있으실 거 같아요. 아직 시행하지 않고 있는 곳은 왜 그런 건가요?

지영의 기자 ▶ 원래 정부의 계획은 2020년 1월1일부터 50인 이상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에 주 52시간 근무제를 확대적용하려고 했으나 시행 전 준비가 필요하다 판단하여 최대 1년 6개월의 충분한 계도 기간을 부여하기로 했습니다. 계도 기간 동안에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지켜지지 않아도 처벌받지 않아 사실상 제도 시행이 연기된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휴일관련해서도 알아볼게요. 공기업. 공공기관과 더불어 사기업도 법정공휴일에 쉰다고요? 사실 공공기관과 공기업에만 적용되던 법정공휴일은 사기업 근로자들에겐 그림의 떡과 같았는데 올해부터는 적용이 되기 시작한거죠.

지영의 기자 ▶ 네. 법정공휴일이란 사전적 의미로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라 지정된 공휴일을 뜻합니다. 2020년 1월1일부터 국경일, 어린이날 등 법정공휴일이 사기업의 유급휴일로 보장되었습니다! 여태까지 법정공휴일은 민간기업의 휴일이 아니었습니다. 사실 민간기업 근로자에게 법적으로 보장된 휴일은 5월 1일 근로자의 날과 주휴일 뿐이었는데요. 올해부터는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등도 민간기업 공휴일에 포함되었습니다.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에 우선 적용, 상시 근로자 300인 미만 기업들에 단계적으로 적용할 예정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밖에 다른 기업에는 언제쯤 적용이 될까요?

지영의 기자 ▶ 2021년에는 30인 이상, 300인 미만 기업에, 2022년부터는 5인 이상 30인 미만 기업으로 점차 확대될 예정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리고 휴일에 꼭 일해야 한다면 근로기준법에 따라 휴일 근로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거죠?

지영의 기자 ▶ 네. 휴일에 일을 꼭 해야 하는 경우 기업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근로자에게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해야 하는데요, 휴일근로수당은 작년까지는 공무원들에게만 적용되었던 제도였습니다. 2020년부터 300인 이상의 민간 기업에도 확대 적용 되었는데요 기업은 근로자가 일요일을 제외한 공휴일, 대체공휴일에 근무하게 되면 근로기준법에 따라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해야 합니다. 8시간 이내 근무 시 임금의 1.5배, 8시간 이상 근무 시 임금의 2배를 지급해야 합니다.

또 사업자와 근로자가 협의했을 때 휴일근로수당 대신 대체휴일을 지급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업자와 근로자가 휴일근로수당 대신 대체휴일을 지급하는 것을 협의했을 때 가능합니다. 이때는 8시간 업무를 진행했더라도 1일 대체휴일만 지급됩니다. 하지만 근로자의 날 업무를 했다면 대체휴일 지급은 불가합니다. 근로자의 날 업무시에는 반드시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해야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하지만 5인 미만 영세 사업장에서는 아직 이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고 있어 열악한 상황을 겪고 있는 근로자들이 많다고요?

지영의 기자 ▶ 네. 우리나라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에는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 전체 사업장의 약 60%가 근로기준법에서 제외되는 5인 미만 사업장이라는 것입니다. 많은 사업장이 근로기준법 사각지대에 있다는 의미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근로기준법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이 생각보다 많은데요. 법의 테두리 안에 있지 않아 부당한 일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어떤 사례들이 나오고 있나요?

지영의 기자 ▶ 5인 미만 사업장에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계약직으로 근무했지만 “당장 그만두라”는 상사에 의해 부당해고를 당하거나, 주60시간씩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일한 경우도 많습니다. 또 5인 미만 사업장으로 신고 돼 있어 연차수당·야간수당을 받지 못하는 등 사실상 근로기준법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은 평균보다 낮은 임금을 받고 있습니다. 2016년 한국노동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의 시간당 임금은 8254원으로 전체 평균 1만 3456원의 60% 수준이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당시 정부가 근로기준법에서 5인 미만 사업장을 제외한 이유는 영세자영업자들을 배려한다는 취지였죠?

지영의 기자 ▶ 네, 5인 미만 사업장이 근로기준법상 예외가 되다 보니 이를 악용해 허위로 5인 미만 사업장인 것처럼 꾸며 등록하는 사업주들도 있습니다. 사업장을 여러 개로 쪼개 허위 신고하거나, 5인 이상임에도 4명에게만 4대 보험을 가입시키는 등의 편법까지 생겨났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나마 다행인 건 올해 전태일 50주기를 맞아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는 거죠.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법,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등 이른바 '전태일 3법'이 국회에서 본격 논의되고 있는데요. 전태일 3법,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요?

지영의 기자 ▶ 근로기준법의 적용범위를 5인 이상에서 모든 사업장으로 바꾸고, 근로자의 범위를 택배기사나 대리운전 기사 등 특수고용자까지 포함할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노동자의 중대재해에 대해서도 경영책임자는 물론, 원청, 발주처 등 실질적인 책임자를 처벌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늦었지만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네요. 이와 관련된 국민청원도 10만명이 넘었다고요?

지영의 기자 ▶ 네. 노동계는 '근로기준법 11조' 개정 등 이른바 '전태일 법'이 올해 안에 통과되길 촉구하고 있습니다. 해당 법은 국민청원 참여자가 기준인 10만 명을 넘어서면서 이미 국회로 넘어간 상황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국회서 논의 중인 '전태일 3법'으로 사각지대를 메울수 있을지 좀 더 지켜봐야 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또 한 가지 짚어볼 것이 직장 내 근로자의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도입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 대한 내용이에요. 일터에서 가장 지켜지지 않는 근로기준법 내용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는데요 실태가 어느 정도 인가요?

지영의 기자 ▶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으로 불리는 개정 근로기준법이 지난 7월 16일 시행 1년을 맞았지만 직장인 절반 가까이는 여전히 직장에서 괴롭힘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7월 시민단체 직장갑질119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45.4%는 최근 1년 동안 직장에서 괴롭힘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주는 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법인데요 시행 후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모르고 있는 분들도 많다고 해요.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들을 괴롭힘으로 볼 수 있는 것인지 다시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지영의 기자 ▶ 네, 사용자나 근로자가 직장 내 지위나 관계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정신적으로 고통을 주거나 근무행위를 악화시키는 경우를 괴롭힘으로 봅니다. 반복적인 폭언이나 욕설은 물론 해당되고요. 사내 메신저나 SNS 등 온라인을 통해 상대방을 비방하는 행위도 포함됩니다.

또 퇴근 후 반복적으로 카톡을 통한 업무지시가 내려졌다면 정도에 따라 괴롭힘이 성립될 수 있고요. 술자리 강요와 인사상 불이익 협박, 의도적인 업무 배제 등도 해당될 수 있습니다.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는 회사에 신고할 수 있고, 회사는 가해자 징계 등의 조치를 해야 합니다. 또 상시 근로자가 10명 이상인 회사는 취업규칙에 사내에서 금지하는 구체적인 괴롭힘 행위나 피해자 보호조치 등을 명시해야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하지만 이 역시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적용이 되지 않는다고요?

지영의 기자 ▶ 네. 현행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는 상시 사용 노동자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또 직접적인 처벌 규정을 두지는 않은 것도 문제가 되고 있어요.

지영의 기자 ▶ 네 그렇습니다. 개정 근로기준법이 직장 내 괴롭힘을 명시적으로 금지했지만, 처벌 규정이 없어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 예로 법 시행 첫날 MBC 계약직 아나운서들이 사측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며 낸 '1호 진정' 사건을 조사한 노동부는 사측이 시정 조치를 했다는 이유로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려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때문에 현행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죠?

지영의 기자 ▶ 전문가들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제도가 노동 현장에서 실효성을 갖기 위해선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직장갑질119의 김동현 변호사는 “하위 법령에서 직장 내 괴롭힘 개념을 구체화하고 사내하청과 협력업체 등 적용 범위도 확대, 괴롭힘 행위를 한 사람에 대한 불이익을 구체화해야 한다”며 갑질금지법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수라고 강조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잘 들었습니다.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요, 제2, 제3의 전태일이 나오지 않기 위해서는 노동문제에 대한 제도적 보완은 물론 사각지대에 놓인 근로자를 위한 촘촘한 해결책이 나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시각각 마칩니다. 지영의 기자였습니다.

지영의 기자 ▶ 네 감사합니다.

ysyu10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