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주 1회 등교' 속 터지는 학부모들…"운동장 한 번 못 뛰어보고"

갑작스러운 등교 축소에 맞벌이 긴급돌봄 고민

기사승인 2020-11-24 06: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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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주 1회 등교' 속 터지는 학부모들…
코로나19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초1 자녀를 둔 학부모 이모(40)씨는 24일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를 하루 앞두고 '알리미 문자'를 통해 매일 등교에서 주 1회 등교로 변경된 일정 안내를 전달받았다. 이씨는 "아이가 제대로 학교 간다며 신났는데 겨우 등교 한 달 만에 다시 주 1회로 돌아갔다"며 "올해 초등학교 입학해 친구들과 운동장 한 번 제대로 못 뛰어보고 2학년이 될 것 같아 속상하다"고 했다.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으로 정부는 수도권 거리두기 수준을 2단계로 올리고 유·초·중·고 등교 일수를 줄이기로 했다. 상당수 학부모는 예방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데 동의하면서도 갑작스런 등교 제한에 한숨만 쉬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따라 24일부터 2주간 수도권 학교들은 '교내 밀집도 3분의 1'을 원칙(고등학교는 3분의 2)으로 학생들을 등교시켜야 한다. 이에 따라 초1 학생들의 매일 등교와 저학년 3일 이상 등교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실제 상당수 학교가 1학년 매일(또는 주4회) 등교를 중단하고 학교에 따라 등교 일수를 주1~3회로 전환한다고 학부모들에게 안내했다. 서울교육청은 이와 함께 오는 30일부터 수능 전날인 내달 2일까지 모든 중학교의 전 학년 원격 수업도 발표했다.

학기가 끝나는 시점에 코로나19 3차 유행이 벌어지고 등교가 축소되면서 부모들은 이대로 이번 학년이 끝날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두 아이를 둔 유모(42)씨는 "올해는 그냥 이렇게 끝날 것 같다"며 "매일 등교에서 주 2회로 등교 일수가 축소됐는데 세보니 (겨울방학 전까지) 앞으로 14일 밖에 학교에 가지 않더라"며 토로했다. 

맞벌이 부모인 임모(35)씨는 "긴급돌봄을 하면 되지만 요즘 같은 상황에 매일 보내는 것도 불안하다"면서 "먼 거리에 사는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임씨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가 1학년 과정이 끝나가는데도 반에 이름을 아는 친구가 열 손가락에 꼽을 정도"라며 "요즘 같은 상황에 매일 등교가 유지된대도 불안해서 못 보낼 것 같지만 이제 학교에 적응하나 싶었는데 다시 원상 복귀되니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학교 현장 역시 수시로 바뀌는 거리두기 변경에 맞춰 학사 일정 조정을 하는 것이 힘들다는 입장이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원격수업은 준비 과정도 오래 걸리고 아이들이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면서 "선생님 입장에서도, 아이들 입장에서도 매일 등교가 좋은데 상황이 참 안타깝다"고 했다.

한편 교육부가 공개한 23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학생 76명, 교직원 18명이다. 지난 5월 등교 이후 누적 확진자는 학생 1028명, 교직원 198명으로 총 1226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여파로 학생들을 등교시키지 못하고 원격수업을 한 학교 수도 지난 20일 집계치보다(162개교) 2곳(164개교) 더 늘었다.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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