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장 추천위 재가동…與 "시간끌기 안돼" 법개정 계속

국회의장 중재로 후보 압축 재시도

기사승인 2020-11-24 07: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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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장 추천위 재가동…與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왼쪽),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국회 의장실에서 정례 회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국회의장의 요청으로 다시 소집된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논의가 다시 불발될 가능성을 고려해 예정대로 공수처법 개정 절차를 착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지난 23일 여야 원내대표 회동 주재 이후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회의를 재소집해서 재논의할 것을 요청한다"며 "이같은 제안에 대해 여야 원내대표의 이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는 국회의장의 요청이나 추천위원장의 소집 또는 추천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청이 있으면 회의를 소집할 수 있다. 

추천위는 지난 18일 3차 회의를 열고 후보 압축에 나섰지만 야당 측 추천위원들의 비토(거부)권 행사로 최종 후보 2명 선정에 실패했다. 

민주당은 공수처법 개정 절차를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25일 법사위 법안소위를 시작으로 30일 법사위 전체회의, 12월 초 본회의까지 공수처법 개정안을 순차 통과시키는 계획을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는 25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공수처법 개정 수순을 밟을 것이냐는 취지의 물음에 "진행한다"고 답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어떤 경우에도 야당의 의도적 시간끌기 때문에 공수처가 출범을 못 하는 경우는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이날 민주당 홈페이지 당원게시판에 처음으로 직접 글을 올려 "공수처 출범을 더는 늦추지 않겠다"고 당원들과 약속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동의 가능한 후보가 나올 때까지 추천위 논의를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공수처법 취지대로 야당도 흔쾌히 동의할 수 있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추천위를 계속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고 전했다. 

여야 간 입장차가 전혀 좁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추천위 논의에 진전이 없을 경우 정면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공수처법 개정안이 상임위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 올라가면 180석 가까운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은 야당의 의사와 상관없이 단독으로 개정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국민의힘은 국회 보이콧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공수처법 개정을 막을 수단이 없는 실정이다. 코로나19 확산세도 다시 거세지고 있어 장외투쟁도 어렵다. 국민의힘은 24일 의원총회를 열고 구체적인 대응 방법을 결정할 예정이다.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