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좀 하지 마세요"…유흥업소 동선 숨긴 해경에 시민들 분노

오늘도 300명대 예상…유흥주점·사우나 등 집단감염 계속

기사승인 2020-11-25 08:5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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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유흥주점, 사우나, 학교, 학원, 교회, 군부대, 병원, 각종 소모임 등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속출하면서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300명 이상 발생하며 코로나19 사태가 갈수록 심상치 않게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방역수칙을 무시하고 동선을 숨기는 사례도 있어 공분을 사고 있다. 

2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신규 일일 확진자 수는 349명으로 집계됐다. 전날인 23일 271명보다 대폭 증가했다. 

앞서 신규 확진자는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닷새 연속 300명대(313명→343명→363명→386명→330명)를 기록했다. 23일 200명대로 떨어지자마자 하루 만에 다시 300명대로 올라선것 이다. 

방역당국과 각 지방자치단체가 이날 집계한 신규 확진자 수도 300명대 중후반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이 코로나 3차 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현직 인천해양경찰청 소속 경찰관이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직후 유흥업소 방문 사실을 숨겨 조사를 방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 연수구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인천해양경찰서 소속 경찰관 A씨(49)를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이 유흥업소에서는 이날까지 A 씨 등을 포함해 종사자와 손님 등 모두 3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지난 20일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받고 양성 반응이 나왔으나 초기 역학조사 과정에서 유흥업소 방문 사실을 숨겼다. 

역학조사 결과 A씨는 골재채취업체 관계자 B(57) 씨와 이달 13일 인천시 연수구 한 유흥업소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B 씨도 A 씨에 이어 지난 21일 확진 판정을 받았으나 해당 업소 방문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밀폐된 공간이라는 유흥업소 특성상 장시간 머무르다 보면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크다. 출입명부 기록도 정확하지 않아 방역당국이 출입자의 신원을 확인하기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방역당국은 유흥주점, 단란주점, 감성주점 등 9개 시설을 중점관리시설로 구분했다. 

24일 0시부터 시작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따라 중점관리시설 9종 중 △클럽·룸살롱 등 유흥주점 △단란주점 △감성주점 △콜라텍 △헌팅포차 등 중점관리시설 중 유흥시설 5종은 사실상 영업금지에 해당하는 '집합 금지'를 내리기도 했다. 

특히 유흥업소를 출입하다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 강남구 역삼동의 한 유흥업소에서 일하던 B씨는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시 B씨는 역학조사에서 업소에서 일한 사실을 숨기고 집에 있었다고 허위 진술했다. B씨와 접촉한 100여명이 자가격리되며 코로나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었었다. 

이 때문에 시민들 사이에서는 코로나 3차 대유행이 현실화되는 상황에 감염 우려가 큰 유흥업소에 출입하고 동선까지 제대로 밝히지 않아 방역을 방해하는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누리꾼은 "유흥업소에 간 걸 숨긴 것은 큰 문제"라며 "이 시기에 유흥업소에 간 것을 자신도 부끄러운 행동인 걸 알긴 하는 듯"이라고 비꼬았다. 

또 다른 누리꾼은 "유흥업소, 식당, 카페 등 어디에서든 감염될 수 있다"면 "가는 건 자유지만 경로 확인은 솔직하게 해야 한다. 자신의 자유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민폐 끼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코로나19 전국적인 대유행이라는 위기를 막기 위해선 2020년에 모임은 없다고 생각하고 연말연시 모임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다시 대유행을 맞이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다시 위기상황을 맞이했다"며 "관건은 일상에서 지인과 모임을 얼마나 줄이고 자제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