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출구는 없다…외나무다리에 선 추미애·윤석열

이소연 / 기사승인 : 2020-11-25 15:4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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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9월2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원·검찰·경찰개혁 전략회의 언론브리핑에서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청구하고 직무를 배제했다. 검찰은 차장검사의 권한대행 체제에 돌입했다. 향후 어떤 일들이 발생하게 될까. 

추 장관은 24일 오후 직접 브리핑을 열고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와 직무배제를 발표했다. 추 장관이 이날 밝힌 비위 윤 총장의 혐의는 ▲언론사 사주와의 부적절한 접촉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 등 주요 사건 재판부에 대한 불법사찰 ▲채널A 사건 및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관련 측근 비호를 위한 감찰 방해 및 수사 방해, 언론과의 감찰 관련 정보 거래 ▲검찰총장 대면 조사 과정에서 협조의무 위반 및 감찰방해 ▲정치적 중립에 관한 검찰총장으로서의 위엄과 신망 손상 등이다.

다만 윤 총장은 이같은 혐의 제기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그는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그동안 한 점 부끄럼 없이 총장 소임을 다해왔다”며 “위법부당한 처분에 끝까지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직무배제돼 25일부터 출근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징계절차는 어떻게 이뤄지나…심의 결과 따라 ‘해임’될 수도 

법무부는 검사 징계위원회를 꾸려 윤 총장을 징계할 것으로 보인다. 징계 자체는 윤 총장에게 불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검사 징계위원회는 7명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은 추 장관이 맡는다. 나머지 6명의 위원은 법무부 차관, 법무부 장관이 지명한 검사 2명, 법무부 장관이 위촉한 외부인사인 변호사, 법학 교수, 학식과 경륜을 갖춘 사람 각 1명씩이다. 외부인사 중 일부는 이전 법무부 장관이 위촉한 위원이다. 3년의 임기가 아직 남아 추 장관이 새로 위촉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징계위원회는 심의를 통해 과반수 찬성으로 징계를 의결하게 된다. 심의 과정에서 추 장관은 필요한 경우 윤 총장에게 출석을 명령, 심문할 수 있다. 윤 총장은 특별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으며 서면이나 구술로 진술 가능하다.
심의 결과에 따라 해임과 면직, 정직, 감봉, 견책 등으로 징계 결과가 나뉜다. 해임과 면직, 정직, 감봉은 추 장관의 제청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이 집행할 예정이다. 

▲윤석열 검찰총장. 박태현 기자 


윤석열 총장 “법적 대응 나선다”…취소 소송부터 집행정지 신청까지 

다만 윤 총장은 이와 관련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직무배제 명령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내면서 직무배제 명령의 효력을 중단시켜달라는 집행정지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취소 소송은 결론이 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윤 총장의 임기는 오는 2021년 7월까지다. 소송에 수개월가량이 걸린다는 것을 생각할 때, 집행정지가 인용되지 않으면 사실상 ‘해임’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후방 지원 나선 여당, 국정조사 카드 ‘만지작’ 

여당에서는 ‘국정조사’ 카드를 꺼내며 윤 총장을 압박, 추 장관을 후방에서 지원하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는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법무부가 밝힌 윤 총장의 혐의 중 가장 충격적인 것은 판사 사찰이다. 시대착오적이고 위험천만한 일이 검찰 내부에 여전히 잔존하는지 그 진상을 규명하고 뿌리를 뽑아야겠다”며 “법무부의 규명과 병행해 국회에서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방안을 당에서 검토해달라”고 강조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도 “박근혜 정부가 국정농단·사법농단으로 탄핵된 후 문재인 정부에서 불법사찰은 절대 용납될 수 없는 국기문란이자 중대한 범죄행위”라면서 “국정조사나 특별수사 통해 진상을 철저히 밝힐 일”이라고 말했다. 

국정조사는 국회가 특정 사안에 관해 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가 대표적이다. 국정조사를 하려면 국회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가 필요하다. 민주당은 현재 국회에서 과반인 174석을 차지하고 있다.

23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정부과천청사 정문 앞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비판하는 근조화환들이 놓여 있다. 박태현 기자


“전혀 사실 아냐” “폭거” 추미애 장관 비판 여론, 만만치 않아

그러나 추 장관에 대한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다. 일부 현직 검사들은 항의를 표했다. 윤 총장의 비위 혐의 중 하나로 꼽히는 ‘재판부 사찰’에 대한 반박도 나왔다. 정상적인 업무수행이라는 것이다. 해당 문건을 작성한 성상욱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부장검사는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공개된 자료와 공판검사들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작성했으며 작성과 전달과정은 모두 공개적으로 이뤄졌다. 직무범위를 벗어나거나 절차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미행이나 뒷조사를 통해 자료를 만든 것으로 오해되고 있으나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비판했다가 ‘커밍아웃 검사’로 저격당했던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도 “법무장관이 행한 폭거에 대해 분명한 항의의 뜻을 표한다”며 “우리는 그리고 국민은 검찰개혁의 이름을 참칭해 추 장관이 향한 오늘의 정치적 폭거를 분명히 기억하고, 역사 앞에 고발할 것”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비판은 여당에서도 나왔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징계사유의 경중과 적정성에 대한 공감여부와 별개로 과연 헌정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직무 배제 및 징계청구를 할 만한 일인지, 지금이 이럴 때인지, 그리고 국가와 사회에 도움이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공수처를 출범시키고 윤석열을 배제하면 형사사법의 정의가 바로 서느냐”고 반문했다.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