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2단계인데… 가지 말라는 공항·기차역은 ‘북적’

방문자제 당부에도 국내 관광수요는 늘어나… 급기야 제주도, 단체연수·관광 자제공문도 발송

기사승인 2020-11-28 11: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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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2단계인데… 가지 말라는 공항·기차역은 ‘북적’
여행객을 태우고 김포공항을 떠나는 비행기.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사흘째 500명대 신규확진자가 발생 중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2단계에서 상향이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 등으로 떠나는 공항은 여전히 붐빈다.

한국공항공사가 2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6일까지 김포공항을 이용한 국내선 승객은 약 170만명이다. 하루 평균 6만5000명이 공항을 이용한 셈이다. 작년 같은 기간 국내선 이용자는 161만명으로, 올해가 오히려 5%가량 늘었다.

공사는 2단계 혹은 단계상향이 이뤄질 다음주(11월 30일~12월 6일)에도 공항 이용객은 크게 줄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통계 뿐 아니라 현실에서 비춰진 모습도 우려스럽다. 서울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청사 대기실은 탑승을 기다리는 이들 수백명이 몰린 풍경을 연출 중이다.

마스크를 착용하고는 있지만 보안검색대니 식당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습도 보인다. 식당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일행들끼리 식사 전부터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심심찮게 관찰된다. 이는 서울역 등 기차역도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비행기나 기차 내부상황도 마찬가지다. 모든 승객이 마스크를 쓰고는 있다지만 좁은 실내에서 좌석 띄어 앉기와 같은 방역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방역당국에서 별도의 지침을 내리지 않은 상황에서 이용객은 많고 항공기나 열차 편수를 늘릴 수는 없으니 벌어지는 장면이다.

거리두기 2단계인데… 가지 말라는 공항·기차역은 ‘북적’
이동객으로 붐비는 서울역. 사진=연합뉴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정기석 한림대 의대교수는 연합뉴스를 통해 “확산세가 심각할 때는 겉보기에 멀쩡한 사람 중에도 감염자가 있을 수 있으니 공항 등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에서는 주의해야 한다”며 “항공기는 공기 순환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다른 곳보다는 바이러스 확산이 어려울 수 있지만, 감염자가 화장실 등에 가면서 바이러스를 옮길 위험이 있다”고 했다.

한편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인 제주도는 지난 27일 전국 96개 기관을 대상으로 연수 및 여행 자제 공문을 발송했다. 진주지역 이·통장 제주도 연수 이후 무더기 확진판정과 집단감염 확산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임태봉 제주도 보건복지여성국장(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 통제관)은 “단체연수·관광과 워크숍 등은 단체여행 특성상 관련 동선이 더욱 다양하고 복잡해 신속한 역학조사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산발적인 추가 감염이 이어질 수 있다”고 방문자제를 요청했다.

이어 “부득이한 사유로 제주지역 내에서 단체모임과 행사를 진행하는 경우에는 전 체류기간 동안 마스크 착용과 함께, 코로나19 의심 증상 발현 시 의료기관 즉시 방문 등 방역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며 피해 발생시 구상권 청구를 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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