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한 색깔론, 정치인 안철수… 향후 행보는

순진한 정치인? 모범생? 오락가락하는 ‘이미지’ 속 출렁이는 지지율, 형성되지 않는 ‘팬덤’

기사승인 2020-11-29 11: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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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색깔론, 정치인 안철수… 향후 행보는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행보가 이상하다. 목표나 목적을 도통 알 수 없는 행동과 발언을 이어간다. 오늘은 야권통합을 외치다 다음날은 선을 긋는 식이다. 지지율도 그의 언행에 따라 오르내리기를 반복한다. 한마디로 흔들린다.

과거 역시 그랬다. 안 대표는 2012년 2040세대나 중도층의 인기를 얻으며 정치에 입문한 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 당대표를 거쳐 19대 대통령 후보로도 이름을 올리며 거물이 됐다. 하지만 후퇴를 반복하거나 정치인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행동을 보일 때면 지지율이 떨어졌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여전히 당대표이자 20대 대통령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지만, 그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목적을 가진 정치인인지를 묻는 질문에 명쾌한 답을 내놓는 이들이 많지 않다. 그리고 이 같은 불명확함이 그의 저조한 지지율로 나타나는 모습이다.

한국갤럽의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는 올해 1월 4%에서 11월 3%로 별다른 변화조차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나마 야권후보만을 따로 조사해온 한길리서치 여론조사결과에서도 올해 초까지 5% 수준에 머물렀다. 그나마 최근 야권후보 중에서는 지지율 10%를 넘나들었을 뿐이다.

그마저도 안 대표가 보이는 행보에 따라 지지율도 출렁였다. 이와 관련 평론가들을 포함해 정치권에서는 안 대표가 물음표를 달고 있는 인물로 평가하며 본인의 정치색이나 정치신념이 명쾌하지 않아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풀이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괜히 남 시비걸지 말고 자기비전을 내놓으라”고 꼬집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시선에서 “안철수는 깜도 안 되고, 세력도 안 되고, 지지율도 형편없고, 정치 감각도 없는 정치초딩으로 보일 것”이라고 했다.

모호한 색깔론, 정치인 안철수… 향후 행보는
사진=연합뉴스

야권에서조차 긍정적인 반응보다는 부정적 표현이 많았다. 한 야당 정치인은 “기존 정치인과는 전혀 다른 순진한 인물”이라거나 “갈피를 못 잡는 정치초년생”, “과거의 영광에 사로잡힌 아마추어”, “책상에서 머리로만 정치를 하는 책상물림”이라는 등 주변의 혹평을 전했다. 

한 야권 관계자도 “초등생 같은 모습에 겁을 먹고 배낭을 멘 채 도망친 장면은 (국민들에게) 지울 수 없는 주홍글씨”라며 “새로운 정치를 공부해 들어 올 것을 기대했는데 돌아온 공항에서 넙죽 엎드려 큰 절하는 모습은 구악정치인을 떠올리게 했다”고 꼬집었다.

나아가 “혼자 설수 없어 한 때 인기를 끌었던 토크콘서트라는 낡은 패러다임을 아직도 하고 돌아다니고 현실세계와는 동떨어진 이야기를 늘어놓는다”며 “이젠 누구도 보수나 중도의 가치를 대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김빠진 맥주, 식어버린 피자일 뿐”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정치평론가 류재일 씨는 “과거의 높은 지지는 기존 정치인과는 다른 신선함에 현혹된 결과였고, 지금의 낮은 지지율은 그런 신선함, 신비함이 사라지고 실체가 드러난 결과”라며 급격한 지지율 하락 후 저조한 지지율이 반등하지 않는 이유로 들었다. 

이어 “드러난 실체는 지금의 난세를 해쳐나갈 혁신적 생각을 가진 인물이 아닌 과거의 질서와 형식에 최적화된 똑똑한 모범생이자 정치 감각이 전무한 행운아”라고 평하며 정치인으로 거듭나려면 보다 분명한 색깔과 신념을 타인과 공유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을 갖춰야할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분명한 자신을 세워 동조세력인 ‘팬덤(fandom)’을 형성하라는 조언이다.

그러나 안 대표가 혹은 국민의당이 이러한 이야기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대표 스스로도 권력이나 자리에 연연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지지율을 위한 보여주는 언행이 아니라 마음으로부터 울리는 다른 정치, 혁신의 길을 묵묵히 갈 것”이라고 했다.

덧붙여 “기존정치의 틀에서 재단하려니 문제”라며 “안 대표의 말과 뜻을 그대로를 생각해보면 여와 야로 나뉘어 대결을 펼치는 냉전구도가 아닌 화합과 소통, 통합 속에서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정치가 혁신하고 발전하는 안철수의 길이 보일 것”이라고 기존의 평가를 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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