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진호의 경제 톡톡] ‘빚투’와 ‘영끌’에 몰리는 대한민국

최문갑 / 기사승인 : 2020-11-30 18: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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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진호 (목원대학교 겸임교수 / 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

▲금진호 연구위원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코로나19는 금융 투자 환경과 개개인의 자산관리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미국의 중앙은행을 비롯한 각 국가의 금리가 0%대로 인하됐고 통화를 발행하여 국민에게 직접적인 현금을 지급하는 등 초저금리와 통화정책 인플레이션의 시대가 급격히 찾아왔다. 이로 인해 자산의 시중 유동성이 증가했고, 이는 미국과 한국 주식시장에서 역사적인 전 고점을 기록하는 등 랠리를 만들었다. 

2020년 주식시장에서 나타난 대표적인 특징은 무엇보다 개인 투자의 활황이다. 장기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저금리 추세에 코로나19를 계기로 개인들의 위기의식이 투자 열풍을 급격하게 키웠다. 또 부동산의 가파른 증가가 2030 세대의 자산증식에 대한 불안감을 부추기며 영끌을 통해 빚을 낸 투자가 이어졌다. ‘빚투’(빚내서 주식 투자) 열풍과 부동산 ‘영끌 대출’(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 수요가 몰리면서 우리나라 가계 빚이 유례없는 규모로 증가했다. 마이너스통장과 신용대출이 대부분인 청년층의 대출은 역대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고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주식시장 등 자산시장 변동성이 확대됨으로써 개인들의 투자 열풍과 가계부채에 대한 걱정도 커질 것이다. 국제금융협회(IIF)의 글로벌 부채 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비율 상승폭은 34개국 중 일곱 번째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들의 주식 투자 증가와 관련해 빚을 내서 투자하는 '빚투'뿐 아니라 해외 주식 직구 증가도 불안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의 가파른 주가 상승과 과도한 고평가 논란 역시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함께 계속 부각되고 있다. 또 대대적으로 풀린 시중 유동성으로 인해 달러 가치와 원·달러 환율이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미국 성장주에 집중된 해외 주식 매수 포지션의 위험도를 높이고 있기도 하다. 

여기에 이번엔 말 그대로 세금폭탄이 터졌다. 크게 오른 집값과 공시가격까지 반영이 되어 이번에 고지된 부동산 종합부동산세(종부세)가 급격하게 뛰어버린 상황이다. 기존에 있던 재산세 감면 규정의 배제 대상이 추가되고 공정시장가액의 비율이 상향 조정되면서 종부세가 대폭 상향되어 부과된 것이다. 서울에 집 한 채 있는 은퇴자들은 별다른 소득원이 없어 세금 내느라 ‘빚투’를 해야 할 판이다. 40,50세대들은 ‘월급 뺏겼다’ ‘정부에 월세 낸다’ ‘세금이 아니라 벌금이다’라는 표현으로 나타난 감정 폭탄은 당장이라도 터질 듯 위험하게 보여진다.  

그러나 필자는 종부세에 반대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부동산이라는 자본의 특성상 많이 가진 만큼 그에 맞는 세금을 내는 게 옳다. 올해 아파트 가격이 미친 듯이 치솟으며 공시가격이 올랐다. 당장 팔 수는 없어도 한번 오른 집값이 다시 덜컥하고 내려앉을 일은 없을 것이다. 결국 자산가치가 올라 집값 올랐다고 좋아할 땐 언제고, 종부세를 걷으니 정부가 집값을 띄워놨다고 하소연하는 건 말이 안 된다. 

걱정이다. 한편에선 집을 장만하지 못해 들끓고 있고, 한편에선 집값이 올라 세금 걱정을 하고 있다. 이번에 각 경제단위에서 보여준 ‘빚내서 투자’, ‘빚내서 부동산’, ‘빚내서 세금’은 우리나라가 ‘영끌 가계부채’ 공화국으로 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