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강동구의회, 리틀 진선미 주도로 규칙개정… ‘불법’ 논란

오준엽 / 기사승인 : 2020-12-02 05: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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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회, “타 의회 선례 참고해 개정” vs 행안부, “규칙개정은 구청장 권한, 월권”
더불어민주당 소속 진선미 강동구의원이 18명 구의원 동의 얻어 규칙개정안 통과시켜

지난 5월 ‘구의회 사무기구 사무분장 규칙’ 일부개정규칙안을 대표발의한 진선미 구의원. 사진=진선미 구의원 페이스북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서울시 강동구의회가 선을 넘었다. 법(조례)를 만들고 개정해야할 구의회가 상위법을 어겨가며 사익을 추구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1일 확인결과, 강동구의회는 지난 5월 25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진선미 강동구의원이 18명의 구의원 동의를 모두 얻어 ‘서울특별시 강동구의회 사무기구 사무분장 규칙’ 일부개정규칙안을 구의회에 제출했다. 의회는 6월 일사천리로 규칙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문제는 일련의 행위가 월권행위이자 ‘불법’이라는 점이다. 지방자치법과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지자체는 구의회의 업무지원을 위해 공무원들로 구성된 의회사무국을 둘 수 있고, 이들은 지방자치단체장의 권한 하에 있다.

나아가 지자체장은 이들 공무원들에 대한 인사 및 업무분장 등에 관한 내용을 ‘규칙’의 형태로 정하고, 이들을 관리·감독할 수 있다. 개정 등이 필요한 경우 지방의회의 의장에게 의견을 들을 수는 있도록 열어뒀다. 하지만 어디에도 의회가 개정을 할 수 있다는 조항은 없다.

만약 의회가 규칙을 개정했다면 이는 명백한 불법이다.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법 관련 담당자는 “규칙은 엄연히 대통령령에 근거해 지방자치단체장이 제·개정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의회가 이를 마음대로 바꿀 수는 없다. 의회가 바꿨다면 위법”이라고 분명히 했다.

의회 또한 위법한 사항임을 알고 있었다. 강동구의회는 규칙개정에 앞서 지방자치법 등 행정학 전문가인 최민수 교수를 통해 개정내용 등에 대한 자문을 요청했고, “전문위원의 업무는 위원회의 회의진행, 안건 검토보고, 안건처리 지원 등에 한정하고 있다”며 “위원 개인의 의정활동을 지원하는 직원이 아니다. 만약 의정활동 지원을 (규칙으로) 규정하면 보좌직원 역할이 될 우려가 있어 문제가 있어 보임”이라고 답했다.

그럼에도 강동구의회는 개정을 단행했고,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강동구의회 관계자는 “타 자치구의 유사한 사례들이 있어 그대로 처리했다”고 답했다. 규칙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진선미 구의원은 “인사권 관련해서는 관할구청장이, 업무분장 관련해서는 사무국장이 소관”이라며 잘못된 혹은 관행적으로 이뤄진 내용을 바탕으로 의회사무국 관련 규칙을 개정했다고 당당히 밝혔다.

진선미 구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규칙안. 강동구의회는 해당 개정안을 원안대로 처리했고, 구는 7월부터 시행했다.

이에 행안부 관계자는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 규칙은 관할구청장 소관이고 조례는 의회 소관이다. 규칙을 의회가 개정한다는 것은 대통령령을 국회가 마음대로 한 것과 다르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규칙개정을 의회가 했는지 지자체가 했는지는 사실 알 길이 없다. 혹여 유사한 다른 곳에도 있다면 문제제기를 하지 않은 지자체도 문제”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 같은 불법행위의 발단은 진 구의원과 구의회 소속 전문위원 A씨와의 업무를 둘러싼 갈등이었다. 이들이 법에 정해진 원칙에 따르지 않고 개정한 ‘규칙’은 ‘서울특별시 강동구의회 사무기구 사무분장 규칙’이다. 이 중 의회는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전문위원의 업무를 보다 상세하게 나누고 추가했다.

이 가운데는 ▲전문위원이 소속된 상임위원회 위원에 대한 의정활동 지원이나 ▲진정 등 민원사항의 접수처리 등이 포함됐다. 앞서 진 구의원이 지역구 민원처리를 위해 강동구청의 담당직원을 찾거나 관련 자료를 요청하는 등 단순 연결업무 등에 전문위원의 손을 빌리며 A씨와 충돌이 있어왔기 때문이다.

진 구의원은 이와 관련 “다른 전문위원들은 소속 위원회나 의원 소관에 대해 지원하고 있다. 민원 진정업무나 그런 것들도 다 한다. 전혀 뜬금없는 업무를 요구한게 아니다. 의원 진정, 민원접수 등도 전문위원이 해야 할 업무”라면서 “유독 이 분만 글자 그대로의 업무만을 하려고 해서 의원들과 논의해 의회에서 규칙을 개정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A전문위원은 “공적사무를 수행하는 의회사무국 소속직원으로 개인의원의 의정활동까지 지원하는 것은 전문위원의 업무범위를 크게 벗어난 것으로 이 같은 행위는 ‘갑질’”이라며 “도움을 주고, 일을 할 수는 있다. 1년 반 가까이 해오기도 했다. 그러나 정도가 너무 지나쳤다. 민원 업무는 업무범위가 아니라고 했더니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이라고 가슴을 쳤다.

심지어 “앞선 선출직 의원들은 지역주민의 불편이나 요구사항에 대해 직접 듣고 집행부와 면담 등을 통해 민원을 처리해왔다. 일부 도움을 받고자 할 때는 의정팀(비서실)에서 업무를 처리했다. 비서실에는 ‘의원민원접수대장’까지 만들어 정리해왔다”며 “상위법 취지에 부합하지 않은 업무를 시키고자 상위법 위반을 자행한 행위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꼬집기도 했다. 

행안부 담당자도 유사한 입장이었다. 그는 “규정을 정하다보니 전문위원을 비롯한 사무직원의 업무를 모두 정해놓고 구분하기엔 애매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전문위원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소속상임위에서 활동하는 위원들의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본질이기에 단순 연락이나 개인의 민원처리를 지원하는 것은 업무영역으로 포함시키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해석했다.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