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식
삼성, 2021년 사장단 인사 키워드 ‘안정·쇄신·세대교체’
▲(왼쪽부터)이재승 생활가전사업부장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전략실장 사장.(사진제공=삼성) [쿠키뉴스] 윤은식 기자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S, 삼성경제연구소가 2일 발표한 2021년 정기 사장단 인사는 조직 안정에 기반을 둔 쇄신 인사와 젊은 피의 전진배치 기조가 담겼다.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원칙도 흔들림 없었고 세대교체 기조도 유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애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과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재판 등 사법리스크로 인사가 해를 넘길 것으로 관측됐었지만, 코로나19 확산 등 대내외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예정대로 인사가 단행된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삼성은 12월 첫째 주 목요일에 사장단 인사를 실시해왔는데, 올해 인사는 이보다 하루 앞서 이뤄졌다. 지난해 인사의 경우 이상훈 전 이사회 의장, 강경훈 부사장 등 전·현직 임원 7명이 법정 구속되면서 해를 넘겨 올해 1월 10일에 실시된 바 있다.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S, 삼성경제연구소 등은 이날 2021년 사장단 인사를 마무리 지었다.삼성전자는 사장 승진 3명, 위촉 업무 변경 2명 등 총 5명 규모의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김기남·김현석·고동진 등 대표이사 3인을 모두 유임시켜 안정을 꾀하면서도 일부 부문장을 교체하는 쇄신 인사가 함께 이뤄졌다.이날 발표된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삼성전자 창립 이후 생활가전 출신 최초의 사장 탄생이다. 삼성은 가전 사업 성장과 혁신을 이끈 이재승 소비자가전(CE) 부문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생활가전사업부장으로 임명했다. 성과주의 인사 원칙이 철저히 반영된 결과다.이 신임 사장은 냉장고개발그룹장과 생활가전 개발팀장 등을 역임하며 무풍에어컨과 비스포크 등 신개념 프리미엄 가전제품 개발을 주도하며 삼성 가전의 르네상스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성과주의 원칙과 함께 세대교체 기조도 이어졌다. 코로나19의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서도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반도체사업부문에서 D램과 파운드리 등 반도체 핵심 사업에 50대의 젊은 사장을 수장으로 앉혔다. 삼성전자는 D램 사업부 수장으로 올해 54세인 이정배 메모리사업부 D램 개발실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서울대 전자공학 박사 출신인 이 신임 사장은 D램 분야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그는 메모리사업부 D램 설계팀장, 상품기획팀장, 품질보증실장, D램 개발실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하면서 삼성전자의 메모리사업 성장을 이끌어왔다.삼성전자는 이 신임 사장이 메모리사업부장으로 D램뿐만 아니라 낸드플래시, 솔루션 등 메모리 전 제품에서 경쟁사와 초격차를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파운드리사업부에는 올해 57세인 최시영 글로벌인프라총괄메모리제조기술센터장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발령됐다.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전자재료 박사 출신인 최 신임 사장은 반도체연구소 공정개발팀장, 파운드리제조기술센터장, 메모리제조기술센터장 등 반도체사업의 핵심보직을 두루 거치며 반도체 전 제품에 대한 공정 개발과 제조 부문을 이끌어 온 공정·제조 전문가로 평가받는다.최 신임 사장이 파운드리사업부장으로 공정개발 전문성과 반도체 전제품 제조 경험을 바탕으로 파운드리 세계 1위 달성의 발판을 마련해 줄 것으로 삼성은 기대했다.진교영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은 종합기술원장 사장으로, 정은승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으로 이동했다.삼성전자 관계자는 "핵심사업인 반도체 비즈니스의 개발과 제조 경쟁력 강화를 이끈 부사장을 사장 승진과 함께 사업부장으로 과감히 보임해, 성과주의 인사와 함께 미래를 대비한 새로운 혁신과 도전을 이끌 세대교체 인사를 실현했다"고 말했다.삼성디스플레이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는 최주선 부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임명됐다. 최 신임 사장은 1963년생으로 올해 57세다. 올해 62세인 이동훈 사장은 3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다.올해 1월부터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맡아 퀀텀닷 디스플레이 개발을 이끌고 있는 최 신임 사장은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도 겸직한다.삼성디스플레이는 최 사장이 이번 승진과 함께 반도체 성공 비결과 경험을 바탕으로 디스플레이사업의 일류화와 새로운 도약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이와 함께 삼성디스플레이에서는 김승철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됐다. 경희대 물리학 박사 출신인 김 신임 사장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개발실장, 디스플레이연구소장, 중소형디스플레이 사업부장을 역임하며 OLED 사업을 성장시킨 OLED 개발 전문가로 평가받는다.삼성 IT 계열사인 삼성SDS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는 황성우 삼성전자종합기술원장이 내정됐다. 황 신임 사장은 2012년 2월에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 입사해 나노 일레트로닉스랩장, 디바이스&시스템연구 센터장, 종합기술원장 등을 역임했다.고(故) 이건희 회장의 둘째 사위이자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남편인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스포츠마케팅 연구담당 사장이 글로벌전략실장에 보임됐다. 김 사장은 스탠포드 MBA를 마치고 글로벌 회사에서 근무, 뛰어난 글로벌 역량을 갖춘 것으로 정평 나 있다. 미래 삼성을 이끌 글로벌 인재 영입에 중추적인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김 사장은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글로벌 핵심 인재 영입을 통해 미래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삼성전자와 전자 계열사들은 부사장 이하 내년도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도 이르면 오는 3일 늦어도 이달 첫째 주 안으로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eunsik8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