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송강 “‘스위트홈’ 머리 아플 정도로 고민… 깊은 감정 표현하고 싶어요”

기사승인 2020-12-24 0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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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인터뷰] 송강 “‘스위트홈’ 머리 아플 정도로 고민… 깊은 감정 표현하고 싶어요”
▲사진=송강. 넷플릭스

[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잘생기면 따(따돌림) 안 당하지 않나?”

의아해하는 넷플릭스 ‘스위트홈’ 은유(고민시)의 대사처럼 덥수룩한 머리와 어두운 표정에도 현수(송강)의 미모는 한 눈에 드러난다. 잘생겼지만 어리숙하고 자신감 없는 현수의 캐릭터는 괴물로 변해가면서도(외면) 인간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내면) 설정과 맞아떨어진다. 배우 송강은 현수 역할을 맡아 신인답지 않게 선과 악을 빠르게 오가는 연기를 선보여 호평을 이끌어냈다.

지난 22일 온라인 화상 인터뷰로 만난 송강은 “(‘스위트홈’의) 반응이 좋다는데 실감이 안 난다”며 “회사원인 친구가 동료 직원들이 재밌게 보고 있다고 했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넷플릭스 작품에 두 번째 출연인 송강은 전작인 ‘좋아하면 울리는’의 이나정 감독의 소개로 ‘스위트홈’의 이응복 감독을 처음 만났다고 설명했다.

“오디션을 통해서 캐스팅됐어요. 이응복 감독님께서 이나정 감독님과 친하신데, 길을 가다가 우연히 만나서 밥을 같이 먹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괜찮은 배우 없냐’는 물음에 이나정 감독님이 저를 추천해줬다고 들었어요. 이응복 감독님이 저희 소속사에 연락을 주셨고 미팅을 하게 됐죠. 오디션에서 받은 대본은 현수가 가족들을 다 떠나보내고 장례식장에서 통장을 집어던지며 소리치는 장면이었어요. 감독님이 물티슈를 통장이라고 생각하고 던지며 연기해보라고 하셨죠. 제가 표현할 수 있는 대로 했는데 감독님이 현수 같다고 느끼신 것 같아요. 캐스팅 소식을 듣고 기뻤지만, 부담도 많이 됐어요. 감독님이 ‘나는 너를 믿을 테니, 너도 나를 믿고 현수를 마음대로 연기해보라’고 하셔서 편하게 연기하려고 했습니다.”

[쿠키인터뷰] 송강 “‘스위트홈’ 머리 아플 정도로 고민… 깊은 감정 표현하고 싶어요”
▲사진=넷플릭스 '스위트홈' 스틸컷
송강이 연기한 현수는 첫 회부터 죽음을 선택하려는 인물로 등장한다. 가족도, 친구들도 모두 떠나 더 이상 삶의 이유를 찾기 어렵기 때문. 하지만 괴물로 인해 인류가 멸망하기 직전인 순간, 현수는 오히려 삶의 욕망을 느낀다. 송강은 괴물화를 거치며 양극단의 성격을 오가는 현수를 연기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머리가 아플 정도로 생각을 정말 많이 했어요. 가장 고민했던 건 ‘현수’와 ‘환영 현수’의 차이점이었어요. 막상 연기할 때는 간단하게 제 안에 있는 가장 내성적인 모습, 제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사악한 모습을 연기하려고 했죠. 사악한 모습을 연기할 때는 영화 ‘조커’처럼 입 꼬리를 많이 찢으려고 했고요. 또 괴물을 맞닥뜨린 현수의 표정 표현에 신경을 썼어요. 은둔형 외톨이에서 정의감이 쌓여가는 현수를 표현하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했어요.”

시간과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송강은 스스로도 “촬영을 마쳤을 때 감정의 폭이 전보다 다양해졌다고 느꼈다”고 했다. ‘스위트홈’ 이후 촬영한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에서도 이전과 달라졌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쿠키인터뷰] 송강 “‘스위트홈’ 머리 아플 정도로 고민… 깊은 감정 표현하고 싶어요”
▲사진=송강. 넷플릭스
“감정을 표현하는 폭이 달라졌어요. 단순히 감정을 대사로 표현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눈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면서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이전에 제가 했던 표현방식과 달라진 것 같거든요. 또 연기하면서 상대 배우와 주고받는 액션, 리액션을 어떻게 하면 더 돋보일 수 있을까 하는 기술적인 면도 많이 배웠어요. 현장에서 찍는 한 장면만을 위한 감정이 아닌 감정이 장면마다 계속 연결돼야 한다는 것도 배웠고요. 기술적인 면을 많이 배웠던 것 같아요.”

송강은 ‘인간 송강’으로서의 겸손함을 잊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어딜 가든 꼬박꼬박 인사하고 예의바르게 행동하려고 한다. 잊지 않으려고 아침에 일을 하러 나갈 때마다 되뇌일 정도다. 어떻게 하면 ‘배우 송강’으로서 더 성장할 수 있을지 욕심이 크다.

“‘스위트홈’ 같은 대작의 주인공을 맡은 것만으로도 영광스럽고 잊지 못할 추억이라고 생각해요. 이 작품이 제 필모그래피가 되니까 꽉 찬 느낌이 들더라고요. 추억이 많고 많이 배운 작품으로 기억할 것 같고, 그것만으로도 감사해요. 그리고 어떻게 하면 지금보다 더 잘 표현하고 대사를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해요. 영화와 드라마를 정말 많이 보면서 공부하고 있어요. 앞으로는 다방면으로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단순한 희로애락이 아닌 깊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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