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고구말] 윤석열 직무복귀에 갈라선 與 환호한 野… “아 대통령님!”

조현지 / 기사승인 : 2020-12-29 05: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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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윤석열 징계 사실상 무력화… 靑, 16시간만에 대국민 사과
與 지지층, ‘검찰개혁론’으로 결집… 秋 재신임 청원 40만명 돌파 목전

‘여의도 고구말’은 국회가 있는 여의도와 고구마, 말의 합성어로 답답한 현실 정치를 풀어보려는 코너입니다. 이를 통해 정치인들이 매일 내뱉는 말을 여과없이 소개하고 발언 속에 담긴 의미를 독자와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지난 10월 29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길은 얼마 전부터 윤석열 검찰총장을 응원하는 화환들로 도보를 가득 메웠다. 사진=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가 법원 결정으로 사실상 무력화됐다. 서울행정법원은 24일 윤 총장이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징계처분의 효력이 윤 총장이 제기한 징계처분 취소소송 1심 선고 때까지 멈추게 됐다. 1심 선고는 윤 총장 임기가 끝나는 2021년 7월 이전에 나올지 불분명하기 때문에, 윤 총장은 임기 만료 시점까지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커졌다.

이같은 법원의 결정에 여야의 희비가 갈렸다. 여권은 법원의 결정이 부당하다며 ‘검찰개혁 시즌 2’를 주장하고 나섰다. ‘윤 총장 탄핵론’을 놓고 여권 내에서 분열이 일어나기도 했다. 반면 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론을 제기하며 전방위적 공세에 나섰다.

“국민께 혼란 드려 인사권자로서 사과한다”

법원의 징계처분 취소 인용 결정 이후 약 16시간만에 청와대가 공식 사과를 발표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4일 문 대통령이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 결과적으로 국민께 불편과 혼란을 초래하게 된 것에 대해 인사권자로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고 전했다. 

다만 ‘검찰 개혁’에 대한 의지는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을 향해 “성찰하라”는 단호한 메시지를 던졌다. 윤 총장의 핵심 징계 사유인 ‘검찰 판사 사찰논란’을 짚으며 “특히 범죄정보 외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사찰한다는 논란이 더 이상 일지 않도록 하기 바란다. 법원의 판단에 유념해 검찰도 공정하고 절제된 검찰권 행사에 대해 성찰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문 대통령의 사과를 민주당은 높게 평가하며 검찰개혁 완수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인사권자로서의 책임 있는 입장 표명이자, 검찰개혁 완수를 향한 의지의 표명”이라며 “법원 판단으로 더 명백히 드러난 판사 사찰의 부적절성 등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차라리 안하는게 더 나았을 것”이라고 혹평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아전인수식 사과로 비쳐 국민은 혼란스럽다”며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하나 검찰 장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와 다짐으로 읽혀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박태현 기자

“윤석열 탄핵” vs “검찰개혁 본질 훼손”… 갈라선 與

윤 총장이 직무에 복귀하자 김두관 의원 등 민주당 강경파를 중심으로 ‘탄핵론’이 거론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25일 “국회에서 윤 총장 탄핵안을 준비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사흘 연속 강경론을 펴고 있다. 박주민 의원도 동참했다. 박 의원은 27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김 의원 뿐 아니라 탄핵을 해야한다는 의원이 굉장히 많다”며 ‘탄핵론’에 힘을 실었다.

반대로 당 지도부는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자칫 탄핵론을 앞세우다가 역풍을 맞을수 있다는 판단 아래 ‘검찰 개혁론’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박성민 최고위원은 KBS 라디오에서 “(윤 총장) 개인에 대해 찍어누르는 듯한 모습을 비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설훈 의원도 CBS 라디오에서 “저로서는 탄핵하고 싶지만, 사법부 판단이 있기 때문에 역풍을 맞을 소지가 있어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사의를 표명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후임으로 3선 판사 출신 박범계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박 의원은 과거 윤 총장을 ‘석열이 형’이라고 칭할 만큼 개인적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검찰개혁이 본격화 하면서 윤 총장을 향한 날선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에는 “아 대통령님!”이라며 짧은 탄식을 내뱉기도 했다. 

“세상이 너희들 발 밑이지?”… 정치권 밖에서 여야 지지층 충돌

윤 총장의 직무 복귀를 놓고 온라인 상에서도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가수 이승환은 24일 페이스북에 “세상이 모두 너희들 발 밑이지?”라는 게시물을 올리며 공개적인 비판에 나섰다. 다음날엔 “우리는 승리한다. 꺾이지 아니한다”고 적으며 검찰개혁에 대해 힘을 실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선 여권 지지층들의 결집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윤 총장의 탄핵을 요구하는 게시물(174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은 윤 총장을 탄핵하라)은 청원이 게시된지 사흘만에 7만1794명(28일 17시 기준)의 동의를 얻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재신임을 요구하는 게시글(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대통령의 재신임을 요구합니다)도 39만8760명(28일 17시 1분 기준)의 동의를 받으며 10일만에 40만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윤 총장 해임 반대에 대한 목소리도 만만치 않게 뜨겁다. 지난 4일 시작된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철회 및 해임 반대’ 청원 글은 28일 17시9분 기준 32만8063명의 동의를 받았다.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