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진출 노리는 나성범-양현종 운명은?

기사승인 2021-01-07 17:5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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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진출 노리는 나성범-양현종 운명은?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하는 나성범.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노리던 3인방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김하성(26)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입성한 반면, 외야수 나성범(32)과 좌완투수 양현종(33)의 계약 소식은 아직까지 들리지 않고 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KBO리그 선수 중 김하성, 나성범, 양현종은 MLB 도전을 선언했다. 김하성과 나성범은 포스팅 과정을 택했고 FA인 양현종은 자유로운 협상을 이어오고 있다.

이중 김하성은 지난 1일 샌디에이고와 4년 2800만 달러(옵션 포함 최대 3200만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상호 옵션 실행 시 5년 최대 39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는 대형계약이다.

김하성은 포스팅을 신청한 순간부터 MLB 구단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26세라는 젊은 나이에 많은 내야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으며, 장타력과 기동력을 고루 갖추고 있다. 지난 시즌이 끝나자마자 해외 매체들은 김하성에 대해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성범과 양현종은 아직까지 감감 무소식이다. 두 선수 모두 구체적인 진전은 없다. 상황을 알 수 있는 미국 현지 언론에서도 이렇다 할 루머나 보도가 흘러나오지 않고 있다.

나성범은 통산 8시즌 동안 타율 0.317, 179홈런, 729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도 13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4, 34홈런, 112타점으로 맹활약하며 NC 다이노스의 우승에 일조했다. 

지난해 좋은 성적을 거두며 기대감을 끌어 모았으나 부상 이력이 발목을 잡고 있다. 나성범은 2019시즌 초반 십자인대 파열로 인해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지난해에 복귀했지만 본래 포지션인 우익수보다 지명타자로 경기에 출장하는 경우가 잦았다.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발이 빠른 5툴 플레이어”라고 말하며 나성범을 홍보하고 있지만 냉담한 반응이 돌아오고 있다. MLB 이적 소식을 다루는 MLB트레이드루머스는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이 나성범의 무릎 부상 탓에 스피드와 외야수비 능력에 대해 근본적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일본프로야구(NPB) 니시카와 하루키(29·니혼햄 파이터스)의 포스팅이 무산됐다. 지난해 타율 0.306 42도루를 남긴 ‘호타준족’형 외야수다. 나성범과 나이와 성적, 포지션 면에서 닮은 점이 많은데, 이번에 계약에 실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MLB 구단들이 포스팅에 적극적으로 도전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하루키가 MLB 진출에 실패한만큼 나성범의 도전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포스팅 시스템으로 MLB에 도전 중인 나성범은 오는 10일 오전 7시까지에 포스팅 협상이 종료된다. 협상이 종료될 시 올해 MLB 무대에 도전할 수 없다.

MLB 진출 노리는 나성범-양현종 운명은?
FA 자격을 갖춰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하는 양현종. 사진=연합뉴스
양현종도 현재 MLB 진출에 집중하고 있다. 양현종은 지난해 11승 10패 평균자책점 4.70으로 다소 부진한 성적을 냈다. 33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와 구위 하락이 걸림돌이다.

양현종은 보직을 변경하더라도 빅리그 보장 계약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빅리그 구단들이 제시하는 조건은 양현종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FA 자격을 획득해 빅리그 도전에 나서는 만큼 양현종은 시간적 제약에서 어느 정도 자유롭다. 하지만 빅리그의 대어급 투수 FA 선수들의 행선지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양현종을 향한 관심 역시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

다만 NPB 요미우리 자이언츠 에이스 스가노 도모유키(32)가 MLB 진출을 포기하고 원소속팀으로 돌아간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로 인해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다소 높아진 상황이다. 포스팅으로 빅리그 구단과 협상 중인 스가노의 오는 8일 오전 7시까지다.

양현종은 협상기한이 없는 FA신분이지만 자체적으로 1월 중순이 지나면 MLB 진출을 포기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다음달 1일부터 KBO리그 스프링캠프 일정이 시작된다. 정상적인 시즌 준비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양현종의 MLB 진출이 무산되면 소속팀 KIA 타이거즈는 즉각 잔류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kch094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