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밀의료 생태계 구축 위해 산·학·연·정 협력에 앞장

[인터뷰] 한국로슈 맞춤의료 스쿼드팀 

기사승인 2021-01-19 05:50:02
- + 인쇄
[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로슈는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를 선보이며 암 치료 분야의 맞춤의료를 선도하고 있다. 특히 전세계 주요 국가에서 해당 국가의 보건의료 환경에 최적화된 정밀의료 생태계 조성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산학연정 협력을 추진하는 전담 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관련 2020년 하반기 조직 운영방식을 환경변화에 보다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부서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소규모 스쿼드팀 체계로 개편, 부서 간 장벽을 뛰어넘어 밀접한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한국로슈는 2018년 조직 내에 ‘맞춤의료(Personalized Healthcare) 스쿼드팀’을 설립하고 한국형 정밀의료 생태계 구축을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본사 직속의 맞춤 의료 전담 조직으로 환자 개개인에게 적시에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맞춤 의료 생태계(Personalized Healthcare Ecosystem) 구축을 위해 대외협력, 데이터 사이언티스트(Data Scientist), 정밀의료 전담 메디컬 등 맞춤의료 분야의 다양한 전문인력이 학회·정부· 산업계와의 다양한 협력을 기획 및 실현해 나가고 있다. 이에 맞춤의료 스쿼드팀을 만나 업무와 올해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국내 정밀의료 생태계 구축 위해 산·학·연·정 협력에 앞장
▲사진설명=(좌측부터) 정회량 파트너, 신경식 리드, 조준우 파트너, 신운호 파트너

신경식 리드가 이끄는 한국로슈 맞춤의료 스쿼드팀에는 의학회 등과 협력 업무를 담당하는 ‘조준우 메디컬 파트너’, 정부·학계·산업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업하는 ‘신운호 에코시스템 파트너’ 로슈의 맞춤의료 첫 번째 신약인 로즐리트렉을 시작으로 현재 개발 중인 맞춤의료 파이프라인 및 현재 출시한 제품을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정회량 항암제 파트너’ 등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신경식 리드는 “스쿼드는 각각의 전문성을 가진 개개인이 모여 있는 팀을 뜻한다. 마케팅, 급여, 메디컬 등 각 팀이 구성됐던 기존과 달리 스쿼드 내에 마케팅, 허가, 메디컬, 에코시스템 등 다양한 역할이 하나의 목적을 위해 모여 고객들의 니즈와 요청사항에 더 빨리 응대를 할 수 있는 애자일(agile) 업무 방식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스쿼드팀의 본질은 TF팀처럼 보일 수 있다. 예전에는 팀이라고 하면 유사한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 일례로 제품의 판매 및 판촉을 위해 마케팅과 영업업무를 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있었는데 이제는 대관 및 약가담당(market access), 마케팅, 의학부 등 필요한 인력이 하나의 공통된 목적을 위해 모여 있는 것”이라며 “예전 체계라면 타 부서와의 협력관계였다면 이제는 한 팀으로 일을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신 리드는 맞춤의료 스쿼드팀에 대해 “국내에 맞춤의료가 실현되기 위해 필요한 정책, 규정 등 환경적 요소들에 대한 과제와 해결점을, 학회, 정부기관, 산업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고민하고 협력을 통해 정밀의료 생태계 조성을 추진하는 팀”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 암종불문(tumor-agnostic) 약제를 최초로 출시하는 것을 포함해 맞춤의료가 실현되기 위해 필요한 정책, 규정 등 환경적 요소들에 대한 과제와 해결점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고민하고 모색하는 일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로슈가 추구하는 정밀의료 생태계는 어떤 것일까. 그는 종합 유전체 정보(Comprehensive Genomic Profiling)와 RWD 같은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서 환자 한 명 한 명에게 적시에 맞춤형 치료가 제공되는 과정이라고 답했다. 

신 리드는 “가장 핵심적인 것은 유전체 분석을 바탕으로 하는 치료제의 선택, MTB 다학제 성격을 띈 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한 결정, 그로 인한 환자가 치료제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로슈가 생각하는 정밀의료 생태계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운호 파트너는 “맞춤의료 생태계는 종합 유전체 정보와 실제 치료결과와 같은 임상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기존의 접근법과 비교해 좀 더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서 환자 한 명 한 명에게 적시에 정확한 치료가 제공되는 과정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정밀의료 생태계 조성을 위해 로슈는 그룹 내 진단조직인 로슈진단에서는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통합 플랫폼 ‘네비파이(Navify)’를 출시했고 유전체 정보 분석 기업인 ‘파운데이션 메디슨(Foundation Medicine), 리얼월드 데이터 분석 분야의 ‘플랫아이언(Flatiron)’을 인수, 이미 개별 환자에 최적화된 치료법을 찾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맞춤의료 스쿼드팀은 국내 정밀의료 생태계 구축을 위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에 초점을 두고 있다. 특정 브랜드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NGS 검사 등을 통한 유전체 정보 기반 진단부터 치료의 전 과정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파트너십을 통해 함께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것에서 기존 브랜드팀과 차별점이 있다. 

정회량 파트너는 “로슈는 최근 조직 형태를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여 고객(의료진)과 환자들에게 더 나은 솔루션을 빠르게 전달하고자 10개 TA를 기반으로 스쿼드(팀)을 만들었다. 또 맞춤의료의 가치를 전달함에 있어 로슈그룹 내에 진단과 제약이 모두 있기 때문에 진단부터 치료까지 전체 프로세스를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이 이미 갖춰져 있는 것이 로슈의 강점이자 성장동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리드는 “우리는 정밀의료 생태계가 구축되는 것을 우선순위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에 국가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몇 안되는 국가이다. 이 점이 정밀의료에 있어서는 기회이자 챌린지다”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병원에서 암 진단과 치료에 NGS 검사를 활용하는 정도는 25~30%정도로 아직 높지 않은 편이다. 또 진료현장에서는 NGS 검사를 해서 암을 유발하는 특정 유전자 변이를 찾았더라도 이 변이에 맞게 쓸 수 있는 약이 허가나 급여 범위 내로 제한적이기 때문에 검사의 필요성을 체감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라며 “유전체 분석에 따라 특정 환자에게는 어떤 치료제가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현재 우리나라의 규정상 기존에 허가를 받았거나 급여 여부에 따라서 처방이 되다보니 NGS 검사는 급여적용이 되지만 사용이 제한적이 되는 경우가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정부와 학계, 산업계와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 지 논의하고 로슈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고 있다. 예를 들어 학계와 협력해 연구를 진행해 근거를 생산하고 정부에서는 임상적 근거에 기반해 규정이나 가이드라인을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 또한 맞춤의료 스쿼드팀이 노력하는 협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월 국내에 허가된 첫 번째 암종불문 치료제(tumor-agnostic therapy)이자, 로슈의 첫번째 맞춤의료 컨셉 약물인 ‘로즐리트렉’(성분명 엔트렉티닙)의 가치를 전달하는 것도 맞춤의료 스쿼드팀의 업무 중 하나이다. 

정회량 파트너는 “암종불문 약제는 암의 종류는 상관없지만 그 암에 특정 유전자 변이가 발견됐을 때에 다양한 암종에서 반응률이 일관성있게 나온 약물이다. 폐암, 유방암, 갑상선암 등 다양한 암에서 약 65%의 반응률이 임상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연구에 따르면 특정 유전자 융합을 표적하는 약제이기 때문에 생존상의 이득뿐만 아니라 이상반응이 적다”라고 설명했다. 

신 리드는 “첫번째 암종불문 약제다보니 보험급여에 있어서 기존과 다른 노력이 필요하다. 특정 유전자 변이가 확인되었다면 암 발생부위에 관계없이 치료효과가 확인된 치료제로 ‘암종불문’이라는 핵심적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기 위해서는 단계별로 암종 하나씩 추가되는 것이 아닌 암종불문으로 보험급여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슈가 추구하는 맞춤의료는 Personalized Healthcare로, 진단부터 치료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 치료제 공급까지 모든 과정을 아우르며, 유전체 정보 기반 최적의 맞춤치료를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정밀의료 생태계 구축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었으며 정밀의료에 대한 정부와 학계의 관심과 노력이 증가하고 있다. 정밀의료는 리얼월드 데이터(Real World Data, RWD), 실제임상근거(Real World Evidence, RWE), 유전체 정보 등 통합된 데이터가 바탕이 돼야 하는데 기업 차원의 노력만으로 이룰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 산업계, 의학계와의 협력을 모색해야 하는데 최근 복지부가 시작한 5개 병원의 데이터를 통합하는 시범사업을 보면 정부도 국가 차원의 데이터 통합 플랫폼 구축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로슈 맞춤의료 스쿼드팀도 정부, 학계와 협업을 하며 산업측면에서 어떤 부분을 기여할 수 있는지 계속 찾아가고 있다. 

정밀의료 생태계 내에서 로슈의 강점은 무엇일까. 진단과 제약 조직을 둘 다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또 유전체 분석, MTB 효율화를 돕는 디지털 솔루션, EMR 데이터를 통합 등 정밀의료 관련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한 회사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신 리드는 “미국에서 자동차 산업을 육성하기 전에 해안도로를 먼저 건설했다고 한다. 해안도로가 만들어지면 많은 사람들이 해안도로를 어떻게 활용할 지 떠올리고 그 후에 자동차 업체들이 경쟁이 되면서 자동차 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다고 한다”라며 “정밀의료도 비슷한 상황이다. 여러 브랜드가 경쟁을 할 수 있는 환경조차 구축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생태계 또는 환자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적인 요소를 먼저 갖추자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 파트너는 “새로운 체계를 만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한 축을 진단, 다른 한 축을 데이터로 보면 된다. 유전체 맞춤 약은 쏟아지는데 진단 단계에서 어려움이 있는 경우도 있으므로 맞춤치료제와 진단 기회를 함께 제공한다면 환자의 편의성도 높아지고 회사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정밀의료 생태계 구축 위해 산·학·연·정 협력에 앞장
▲사진설명=(좌측부터) 신경식 리드, 신운호 파트너, 정회량 파트너, 조준우 파트너

정밀의료 스쿼드팀은 2019년 대한종양내과학회-대한항암요법연구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학회 주도로 현재 정밀의료 생태계에서 부족한 부분과 기대되는 부분을 파악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로슈가 5년 동안 정밀의료 생태계를 함께 구축하는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올해는 학회와 정부가 긴밀하게 협업해 유전체 검사에 기반한 환자의 암치료에 대한 치료에 대한 이해도 및 접근성 제고, 정밀의료 관련 기술 교류 및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 등을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조준우 파트너는 “대한종양내과학회 주도로 MTB 운영 관련 가이드라인을 만드는데 로슈제약, 로슈진단이 힘을 보탤 예정이다. 또 정부와의 이번 MOU를 통해 향후 정부, 학회, 산업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정밀의료 연구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 파트너는 “학회와 정부 등과 협업을 바탕으로 유전체 검사에 기반한 환자의 암치료에 대한 치료 접근성을 높일 것이다. 또 정밀의료 관련 기술 교류 및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 등 한국의 정밀의료 산업 발전을 위하여 학회, 정부 등과 실제적인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파트너는 “로즐리트렉을 시작으로 더 많은 암종불문 약제에 대한 연구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보다 많은 환자들이 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암종불문 약제로 허가받은 만큼 모든 암종에서 환자 접근성이 확보되도록 NTRK 유전자 융합을 찾기 위한 유전체 검사 진단의 문을 넓히고, 암종불문 항암제에 대한 이해도와 인지도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맞춤의료 스쿼드팀은 이들에게 있어 “환자를 위한 의미 있는 변화를 위해 도전하는 사람들”(신경식) “나에게 로즐리트렉은 최첨단 기술을 선도하는 약품을 경험할 수 있는 멋지고 리얼한 기회”(정회량) “맞춤의료 생태계는 암 환자 한 명 한 명을 위한 길”(신운호) “정밀의료 생태계에서 의료진과의 협력은 양방향 협업하는 파트너가 되어가는 과정”(조준우) 이었다.

kioo@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친절한 쿡기자 타이틀
모아타운 갈등을 바라보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역점을 둔 도시 정비 사업 중 하나인 ‘모아타운’을 두고, 서울 곳곳이 찬반 문제로 떠들썩합니다. 모아타운 선정지는 물론 일부 예상지는 주민 간, 원주민·외지인 간 갈등으로 동네가 두 쪽이 난 상황입니다. 지난 13일 찾은 모아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