끙끙 앓는 지구촌… 도쿄 올림픽의 운명은?

기사승인 2021-01-13 07:3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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끙끙 앓는 지구촌… 도쿄 올림픽의 운명은?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오는 7월 예정된 도쿄 올림픽의 개최 여부에 세계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쿄 올림픽은 당초 지난해 7월 24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인해 1년 연기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계획대로라면 오는 7월 23일부터 8월 8일까지 올림픽이 열리게 된다.

문제는 지구촌이 여전히 감염병의 위협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유럽 및 북미 지역은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연일 수만 명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는데다가, 변이 바이러스까지 퍼져 방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림픽이 열리는 일본조차도 상황이 심각하다. 최근 일일 확진자가 6000명에 이르는 등 확산세가 최고점에 이르자 일본 정부는 도쿄와 주변 3개 현에 긴급사태를 선언했다. 밤 8시 이후 외출 자제를 요청하고, 음식점과 노래방도 폐점 시간을 8시로 2시간 앞당겼다. 일본 정부는 서일본 중심지인 오사카부 등으로 긴급사태를 확대하는 방향도 검토 중이다. 

올림픽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생각도 회의적이다. 일본 교도통신이 9~10일에 걸쳐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쿄올림픽에 대해 일본 국민 35.3%가 ‘취소해야 한다’, 44.8%는 ‘재연기해야 한다’고 답했다. 총 80.1%가 7월 올림픽 개최에 반대한 셈이다. 일본 공영방송 NHK가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도쿄올림픽을 취소하거나 재연기해야 한다는 응답이 63%였던 것과 비교해 부정적인 여론이 보다 더 높아졌다.

하지만 올림픽 개최를 향한 일본 정부와 IOC의 의지는 강하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감염 대책에 만전을 기해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대회를 실현하도록 노력하겠다”며며 올림픽 개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도 “올림픽 취소는 선택지에 없다”며 “일본 정부와 협력해 여러 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도쿄올림픽은 전 세계에 희망과 자신감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현역 최장수 IOC 위원인 캐나다의 딕 파운드 위원은 영국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우선적으로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며 “일부 사람들은 이것을 ‘새치기’라고 할 수 있지만, 나는 이 방법이 도쿄올림픽을 정상적으로 개최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 일부 국가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백신에 대한 불신 등으로 인해 접종률이 확산세를 따라잡지 못하는 실정이다. 오는 3월 4일부터 7일까지 도쿄에서는 테스트 이벤트이자 올림픽 티켓이 걸린 아티스틱 스위밍 대회가 열린다. 25일부터는 성화가 일본 전역에서 봉송된다. 남은 기간 확산세가 누그러져 정상적으로 대회와 이벤트가 치러진다면 다행이지만, 혹 무산된다면 올림픽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진다.

올림픽을 정상적으로 개최하려면 3~4개월 전에 각종 일정을 확정해야 되는데, 대회 및 행사가 취소되면 준비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지난해 도쿄 올림픽 연기를 결정한 시점도 개막일을 4개월 앞둔 3월 하순이었다. 

각국과 선수들이 줄줄이 보이콧을 선언하는 일이 반복될 수도 있다. 지난해 캐나다 올림픽 위원회와 캐나다 패럴림픽 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도쿄올림픽 불참을 선언했다. 양 기관은 “(올림픽) 연기를 두고 복잡한 사정이 있는 것은 알지만, 선수들과 국제 사회의 건강과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면서 불참의 이유를 밝혔다. 펜싱 세계 선수권 출신의 막스 하르퉁(독일)은 “코로나로 인해 연습을 하지 못해 올림픽에 초점을 맞추기 어려웠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불참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결국 3월, 일본 내 감염병 통제 상황에 따라 올림픽 개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사안은 3월 10일부터 12일까지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리는 제137차 IOC 총회에서 다뤄질 것이 유력하다. 이번 총회에선 토마스 바흐 위원장의 연임도 결정될 예정이다. 

mdc0504@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