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만’ 된 이낙연… 20대는 왜 등을 돌렸나

조현지 / 기사승인 : 2021-01-14 05: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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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20대 지지율 3달 새 반 토막
‘사면론’ 역풍 지속… 20대 “보수표 얻으려 정치쇼” 반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사진=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20대가 유력대선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에게 등을 돌렸다. 반토막 난 이 대표의 20대 지지율로 이른바 ‘이대만(이대로 대표까지만)’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의 의뢰로 지난 9~11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이 대표는 14.1%의 지지를 받았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5.5%, 윤석열 검찰총장은 23.8%를 기록하며 이 대표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었다.

이 대표는 주요 대선주자와 달리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의 지지율은 22.2%(2020년 11월), 21.3%(12월)에 이어 이번에는 큰 폭으로 하락한 14.1%를 기록하며 지속해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 지사의 지지율은 같은 기간 동안 18.4%, 21.3%, 25.5%로 집계되며 꾸준히 상승했다. 윤 총장은 24.7%, 28.2%, 23.8%로 선두권을 유지했다.

범여권 대선주자로 한정한 여론조사에서도 이 대표는 이 지사에게 밀렸다. 같은 기간 ‘범여권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이 지사는 28.2%를, 이 대표는 15.3%를 기록했다. 두 사람 간의 지지율 격차는 12.9%p로 두 배가량 차이가 났다. 지난 10월(1.1%p)과 11월(0.2%p) 조사에선 이 대표가 오차범위 내에서 이 지사를 앞서고 있었으나 지난 12월 조사(4.8%p)에서 이 지사가 역전한 뒤 격차를 더 벌렸다.

이러한 이 대표의 지지율 하락은 20대가 견인했다. ‘범여권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 대표의 20대 지지율은 ▲11월 20.5% ▲12월 17.4% ▲1월 9.7%로 하락했다. 반대로 이 지사의 20대 지지율은 20.4%(11월), 21.6%(12월) 그리고 35.7%(1월)로 크게 상승했다.

여야를 함께 조사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도 이 대표의 20대 지지율 하락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차례의 조사에서 유력 주자 3인의 20대 지지율 변화는 ▲이 대표 16.1%→16.6%→7.4% ▲이 지사 15.3%→18.3%→29.1% ▲윤 총장 25.5%→28.0%→15.5%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불과 3달 새 20대 지지층의 절반가량이 빠졌다. 

보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길리서치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래픽=이정주 디자이너

왜 20대는 이 대표의 지지를 철회하게 됐을까. 이 대표의 지지를 철회하게 됐다는 20대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정치인 이 대표의 ‘정치 행보’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국면 돌파를 위해 꺼내든 이 대표의 ‘사면론’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 1일 새해 벽두부터 이 대표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론’을 꺼냈다가 거센 반발이 일자 ‘사과와 반성’이라는 조건을 달며 한발 물러섰다.

이를 놓고 A씨(25·여)는 “보수 지지율을 얻기 위한 쇼로 보인다. 더 시급한 현안들이 많을 텐데 정치적 판단을 내리는 것이 과거와는 달라졌다고 느낀다”며 “국민 대통합이라는 말도 공감할 수 없다. 법의 잣대가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피해가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현 20대는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 당시 1020세대로 비선 실세의 국정농단 등 정권의 부당함을 가장 먼저 지적하고 촛불 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당시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열차’에 시동 건 것은 물론, 평화적 촛불 집회를 이끌어간 주역으로 평가받았다.

대학생 B씨(24·여)는 “추운 날씨에도 집회를 나갔던 것은 제대로 된 처벌을 바랐기 때문이다. 믿었던 사람에게서 ‘사면’ 이야기를 들으니 크게 실망했다. 기존의 정치인들과 다르다고 생각해서 지지했는데 지금 보니 정치인은 정치인”이라며 “차별점이 사라졌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이 대표를 지지할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최장수 국무총리 시절 호평받았던 신중한 언행이 집권 여당 대표로서 ‘존재감 부재’라는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했다. 대학생 C씨(25·남)는 “신중한 언행과 결단을 존중해 이 대표를 지지했었다. 그런데 많은 기대 속 취임한 이 대표가 국회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잘 모르겠다”며 “당이 추구하는 방향도 보이지 않고 이 대표의 정체성도 모호하다. 차라리 ‘사이다’인 이 지사가 더 낫다”고 말했다.

한편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론’에 대해 말을 아끼던 이 지사는 12일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냈다. 이 지사는 KBS 라디오에 출연해 “형벌을 가할 나쁜 일을 했다면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며 이 대표와는 차별화된 목소리를 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주춤한 사이 이 지사가 친문세력 끌어안기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