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신고가 ‘속출’…“저금리·전세난 영향으로 실수요자 유입”

안세진 / 기사승인 : 2021-01-14 06: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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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전가 현상 우려도”

사진=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올해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의 절반 이상은 최고 가격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최근 저금리 기조로 인해 풍부해진 유동자금, 전세난 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실수요자들이 중저가 주택밀집한 지역으로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일종의 조세 전가 현상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다. 집값 상승과 더불어 늘어난 부동산 거래세를 매도인이 매수자에게 전가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까지 올해 서울에서 이뤄진 아파트 거래는 125건으로, 이 중에서 절반이 넘는 52%(65건)가 신고가를 경신하거나 최고가 거래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을 가리지 않고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다. 특히 서울 외곽 지역의 중저가 아파트 상승세가 새해에도 이어졌다. 가파른 아파트값 상승세에 전세난이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한 중저가 아파트로 수요가 몰렸다.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에서 이뤄진 아파트 거래를 보면 노원구 10건 중 6건, 도봉구 4건 중 3건, 강북구 2건 중 2건이 각각 신고가 또는 최고가 거래였다. 노원구에서는 소형 아파트인 상계동 상계주공3(전용면적 37.46㎡)이 지난 4일 5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로 신고가 거래가 속출했다.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는 올해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의 신고가 거래 비중이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3구’보다 더 높았다. 마포구의 경우 새해 거래 4건 중 3건이 신고가 거래였고, 용산구와 성동구는 1건씩 이뤄진 거래가 모두 최고가로 매매됐다. ‘강남3구’에서는 강남구 12건 중 4건, 송파구 4건 중 2건이 각각 최고가 거래였다. 다만 서초구(6건)는 모두 기존 신고가보다 낮은 가격에 계약이 이뤄졌다.

사진=안세진 기자

전문가들은 노원, 은평 등 중저가 지역의 집값 상승은 현재의 저금리 기조, 전세가격 상승, 오름세인 매매가 등으로 인해 실수요자가 유입되면서 발생한 현상이라 분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최고가 경신지역 보면 노원, 은평, 강동 지역이다. 여기에는 최근 저금리 기조로 인해 풍부해진 유동자금, 전세가격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서울 외곽 지역들의 신고가가 올랐다는 건 실수요자들이 유입되면서 올랐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종의 조세전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는 시각도 주장했다. 집값 상승과 더불어 늘어난 부동산 거래세가 다음 매수자에게 전가된다는 설명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조세 저항이 집값 등에 반영돼 새로운 매수자들이 이를 떠안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전체적으로 집값이 많이 올랐지만, 양도세 등 거래세는 완화되지 않고 있다. 매도자 입장에서는 이를 집값에 중과하는 방향으로 거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종의 조세 전가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공급대책 등이 준비돼 있긴 하지만 오히려 대책으로 발표될 지역들도 집값이 상승할 우려가 있다”며 “기존에는 관심 받지 못하던 노후주택이 몰린 지역들이 개발로 인해 주거환경이 개선되고 용적률 인상 등 인센티브가 주어지면서 수요가 몰리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강남권 집값이 오르는 것과 중저가 주택이 밀집한 지역의 집값이 오르는 것은 전혀 다른 시장인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까지 거래건수가 많지 않은 만큼 신고가가 오름세일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함영진 랩장은 “서울의 절반이 신고가 경신했다고 하는데 이는 계약일 기준일뿐더러 사실상 서울은 거래건수가 얼마 없다”며 “오늘자 기준으로 거래건수별 면적별 유형을 살펴보면 전체 거래된 아파트 115개 중 60개로 약 52% 정도”라고 지적했다.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