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째로 빼앗겼다”… 베낀 소설이 5개 문학상 수상 논란

기사승인 2021-01-17 18: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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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째로 빼앗겼다”… 베낀 소설이 5개 문학상 수상 논란
▲사진=김민정 작가 페이스북

[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2018년 백마문화상 수상작인 단편소설 '뿌리'를 누군가 무단 도용해 다수의 문학 공모전에서 수상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뿌리'의 작가인 김민정씨는 지난 16일 자신의 SNS에 “제 소설 ‘뿌리’의 본문 전체가 무단 도용되었으며 제 소설을 도용한 분이 2020년 무려 다섯 개의 문학 공모전에서 수상하였다는 걸 제보를 통해 알게 되었다”고 적었다.

김씨는 “구절이나 문단이 비슷한 표절의 수준을 넘어, 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그대로 투고했다”며 “명백한 ‘도용’”이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같은 소설로 ‘제 16회 사계 김장생 문학상’ 신인상, ‘2020포천38문학상’ 대학부 최우수상, ‘제7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가작, ‘제2회 글로리시니어 신춘문예’ 당선, 계간지 소설 미학 2021년 신년호 신인상까지 다섯 개의 문학상을 수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도용된 소설에서 이 분이 상상력을 발휘한 것은 ‘경북일보 문학대전’과 ‘포천38문학상’에서 기존 제 문장의 '병원'을 '포천병원'으로 바꿔 칭한 것뿐”이라며 “저는 이번 일로 인해 문장도, 서사도 아닌 소설 전체를 빼앗기게 되었고, 제가 쌓아 올린 삶에서의 느낌과 사유를 모두 통째로 타인에게 빼앗겨 버렸다”고 했다.

그는 “도용은 창작자로서의 윤리와도 명확히 어긋나는 일”이라며 “문학 외의 다른 창작 장르에도 마찬가지다. 어떤 창작물이든 그 속엔 작가의 사유가 담겨 있으며, 남의 창작물을 자신의 것으로 둔갑시키는 것은 곧 원작가의 사유를 짓밟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무단 도용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한 문학상 측에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씨는 “소설을 통째로 도용한 이 일은 문학을 넘어 창작계 전반에 경종을 울릴 심각한 사안”이라며 “문학상 규모의 크고 작음을 떠나, 당선작이라 칭하는 작품엔 그에 맞는 표절, 도용 검토가 필요하다. ‘뿌리’는 2018년 백마문화상을 수상한 작품이었고, 온라인에 본문이 게시되어 문장을 구글링만 해 보아도 전문이 나온다”고 표절, 도용을 검토하는 가이드라인의 부재를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온라인 문학 카페에서 논란이 되자 네티즌들이 작가에게 직접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뿌리’를 도용해 여러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의혹을 받는 해당 남성은 언급된 문학상뿐 아니라, 디카시, 표어, 정책, 아이디어 등 다수 공모전에서 타인의 창작물을 도용한 작품으로 수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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