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헬스] 낯설기만 한 ‘임신’, 초보 엄마가 알아두면 좋을 정보들

음식·의약품, 체중관리, 예방접종 등…'임신거부증' 관심도 중요

기사승인 2021-02-04 04: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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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헬스] 낯설기만 한 ‘임신’, 초보 엄마가 알아두면 좋을 정보들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엄마가 된다는 것은 그 누구에게도 낯선 일이다. 특히 ‘첫 임신’이라면 나이가 많건 적건 모든 여성들이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다만 상대적으로 출산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지 않은 젊은 여성들의 경우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낳게 되면 산모는 물론 아이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식욕 당길 때마다 과한 섭취는 금물, 규칙적으로 먹되 고기는 익혀 먹어야 

우선 임신 중에는 잘 먹는 것이 중요하나 지나친 몸무게 증가는 피해야 한다. 임신 중에는 기초 신체 대사활동이 늘어나고, 태아의 성장과 발달이 함께 이루어지기 때문에 에너지와 영양소를 많이 필요로 하게 된다. 이에 따라 식욕도 왕성해지는데 과도한 체중 증가는 고혈압, 임신성당뇨, 출산 후 비만 등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아이가 원하니까’라는 생각에 무조건 많이 먹기 보다는 식사량 조절이 필요하다. 

조금준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의과 교수는 “식욕이 당길 때마다 먹기 보다는 하루 네 번 내지 다섯 번 정도로 나누어 규칙적으로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조언했다. 개인차가 있지만 임신기간 중 체중 증가는 평균 12.5 kg 정도로, 임신 8주부터 20주까지는 1주당 평균 0.32kg이, 20주부터 출산까지는 1주당 평균 0.45kg의 체중이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게 조 교수의 설명이다.

육류는 완전히 익혀 먹어야 한다. 날고기나 덜 익은 고기로 인한 톡소플라즈마 감염의 위험이 있고 태아도 모체로부터 감염될 수 있다. 

또 임신 중에는 평소보다 단백질은 30%, 엽산 100%, 칼슘과 인, 철분은 각각 50% 이상을 더 필요로 하지만 일반적인 식사로도 충족이 가능하기 때문에 철분을 제외한 영양보충제를 따로 섭취할 필요는 없다. 단, 다태아 임신, 입덧이 심한 경우, 식이장애가 있는 경우 등 영양결핍 위험이 있는 경우는 비타민‧무기질 보충제를 먹으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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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제공


◇ 입덧·통증 시 비약물관리법 시도, 기저질환 있다면 의사와 상의 

약 복용은 신중하게 해야 한다. 태아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해열진통제는 임신 중기까지는 안전하지만 임신 후반부에는 태아 심혈관계에 이상을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임신 사실을 안 이후 약물이 태아에게 안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에 의사의 지시 없이 환자 임의대로 약물복용을 중단할 경우 태아 뿐 아니라 산모의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임신 이전부터 루푸스, 갑상선질환, 고혈압 등을 진단을 받고 스테로이드나 항고혈압제 등을 복용하고 있었던 경우라면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또 임신 중에는 입덧, 변비, 속쓰림, 두통, 감기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증상이 심한 경우 의‧약사 등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필요한 의약품을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 배포한 ‘슬기로운 임부생활’ 리플릿에 따르면, 입덧이 있으면 식사 시 적은 양의 음식물을 자주 먹고, 생강이 함유된 식품이나 생강차를 조금씩 섭취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입덧이 심한 경우 의‧약사 등 전문가와 상담 후 독시라민, 피리독신 등 의약품을 복용할 수 있다.

허리 통증이 있을 경우 바닥에 등을 대고 똑바로 눕지 않도록 하고, 왼쪽 옆으로 누워서 자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두통이 있으면 어깨를 마사지 해주거나 따뜻한 수건으로 얼굴을 감싸준다. 두통이나 허리통증에는 의‧약사 등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의약품을 복용할 수 있다. 속쓰림 및 역류성 식도염 증상이 있다면 취침 2~3시간 전부터 음식 섭취를 피하고 베개를 높게 베는 것이 좋다. 또 초콜릿이나 양파, 페퍼민트, 지방이 많은 음식은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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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제공


◇ 임신 중에도 독감 백신 맞아야…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는 접종시기 확인 

면역력이 약해져있는 임신부는 감기, 독감과 같은 호흡기질환에 걸리기 쉽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특히 요즘에는 코로나19 감염 유행이 지속되고 있어 사람이 많이 모인 곳을 가급적 피하고 손을 깨끗이 씻는 등 개인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독감은 자연유산, 조기분만, 저체중 출산 등 여러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 조 교수는 “임신부가 백신을 접종하면 임신 기간 동안 임신부를 보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태아도 출생 이후 6개월까지 독감 예방 효과가 있다”라고 말했다. 독감백신은 임신 주수에 관계없이 매년 독감 유행시기 이전에 접종할 수 있다. 

그러나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Tdap) 백신은 임신 전에 접종해야 하므로, 이미 임신을 한 경우라면 임신 27~36주 사이에 접종하거나 분만 후 신속하게 접종하는 것이 좋다. 풍진 예방접종은 임신 전 4주 이내로 해야 하고 임신기간 중에는 금기이다. 접종 후 4주 이내 임신을 했다면 감염 위험성을 확인하기 위해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코로나19 백신은 임산부에 대한 임상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접종대상에서 제외된 상황이다.

◇ 1시간 이내 운동으로 체중관리 필요, 목욕탕 등 자궁온도 높아지는 환경 피해야

임신했다고 해서 가만히 있기 보다는 자주 움직여 체중을 관리해야 한다.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던 임신부는 1주일에 2-3회 정도만 하되 한번에 1시간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의 강도는 본인이 ‘약간 힘들다’고 느끼기 바로 전단계가 좋다.

조 교수는 “체중급증을 방치할 경우 고혈압, 부종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출산 후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규칙적인 운동은 신체 기능이 저하되기 쉬운 임신부의 근육과 관절, 인대 등을 적절히 자극해 순산을 돕는다. 임신 중 운동은 유산 위험성이 적어지는 임신 12주 이후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임산부는 심박수가 1분에 150을 넘지 않을 정도의 가벼운 운동을 해야 한다. 무릎관절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조깅이나 과격한 운동은 피하고 천천히 걷기, 수영, 체조 등이 좋다. 

점차 배가 볼록해지면 척추 전만증을 야기 할 수 있으므로 허리를 펴는 운동보다는 구부리는 운동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또 운동 시 호흡은 코로 깊게 들이쉬면서 입으로 길게 내뱉는 복식호흡처럼 하는 것이 허리 및 복근의 깊숙한 근육까지 전달돼 흔히 얘기하는 코어(core)를 강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탕, 목욕 등 고열에 노출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안전관리원에 따르면 자궁 온도가 38.9도 이상이면 태아기형 발생 또는 유산 가능성이 높아진다.

◇ 미성숙하거나 정신질환 있으면 만삭까지 임신사실 모를 수 있어
 
매우 드물지만 만삭까지 임신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나이가 너무 어리거나, 감정적으로 미성숙하거나, 미혼일수록 ‘임신거부증’이 나타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주변인의 관심이 중요하다. 

임신거부증이란 임신 후 수개월간 또는 만삭까지 임신 상태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으로, 대략 ①정서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모두 임신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 ②신체적으로는 인지하고 있으나, 정서적으로 임신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 ③임신 말기에 임신임을 인지했으나 지속적으로 부정하는 경우로 나뉜다. 한 전향적 연구에 따르면, 임신 20주경까지 임신거부증 발생빈도는 산모 475명당 1명, 만삭까지 임신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는 2455명당 1명으로 보고된 바 있다. 

고현선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거부증은 정신질환과 관련이 있는 경우와 관련이 없는 경우가 있는데, 정신질환과 관련이 없는 경우는 나이가 너무 어리거나, 감정적으로 미성숙하거나, 미혼인 경향이 높고, 원치 않은 임신, 강간, 학대등과 관련이 있다”며 “이러한 경우 자신의 임신을 가족이나 친구들에게도 숨기고, 태동을 가스 찬 것과 같은 생리적 현상으로 받아들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신질환과 관련이 있는 경우는 기저 정신과적 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고, 정신분열증 여성에서 더 자주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진다. 우울증이나 약물사용, 망상 환자들에게도 발생한다”며 “이들 역시 미혼이거나 무직인 경우가 많지만, 임신 사실을 일부러 숨기기보다는 태동과 같은 임신 증상을 정신질환의 증상으로 오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임신거부증으로 임신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면 임신 39주 전에 분만하는 것이 좀 더 안전하며, 정신질환이 동반된 경우에는 제왕절개 수술로 분만을 하는 것이 권고된다. 정신질환이 있다면, 임신 중 약물사용의 위험도보다 임신 중 정신질환의 악화가 더 위험하기 때문에 신경정신과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권장될 수 있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진찰이 병행돼야 한다고 고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임신 중 초음파 검사를 통해 아기의 이미지를 보는 것은 임신을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데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고되지만, 임신 거부 여성의 아기들은 사산, 조산, 저체중, 발달저하 등의 위험이 증가한다”며 “또 출산 후 아기를 직접 본 이후 아기에 대한 애착이 생기는 경우도 많지만, 출산 직후 아기와 분리됐음을 인지한 후에는 아기를 버리거나, 방치하거나, 학대 또는 살인을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여성들에게는 정신과적 진료가 꼭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 임신 시기별 태아 발달 과정

착산전기(~임신 4주)= 정상 월경 시작부터 수정 후 착상까지의 기간이다. 일반적으로 의약품 등 외부 영향으로 세포가 손상되면 유산될 수 있지만, 배아분화 전 시기이므로 완전히 회복돼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도 있다. 단, 반감기가 긴 의약품은 체내에 남아 태아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관형성기(임신4~10주)= 세포 분열이 활발하게 일어나 체내 각 기관이 형성되는 시기로, 기형유발 의약품, 알코올 등 외부 유해물질에 가장 민감할 때다. 각 장기의 분화 시기가 다르므로 어느 시기에 어떤 위험인자에 노출됐느냐에 따라 태아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다. 

태아기(임신 10주~출산)= 이미 형성된 태아의 기관이 성장하고 기능적 발달이 일어나는 시기다. 임신 10주 전후는 외부 생식기가 형성되는 기간으로 성호르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의약품에 노출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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