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경] 쿠팡 NYSE 상장추진에 ‘차등의결권주’ 니가 왜 거기서 나와

기사승인 2021-02-17 18: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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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경] 쿠팡 NYSE 상장추진에 ‘차등의결권주’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사진=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 


[쿠키뉴스] 심신진 기자 = 쿠팡의 지분 100%를 보유한 쿠팡INC(전 쿠팡LLC)가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공식화했습니다. 이에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는데요. 배경 중 하나로 ‘차등의결권주’가 꼽히고 있습니다. 주식도 이해하기 어려운 것 투성인데 차등의결권주는 또 무엇일까요.

차등의결권주란 의결권을 차등적으로 부여하는 주식을 말합니다. 다만 차등의결권주라고 다 똑같은 것은 아닙니다. 차등의결권주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해 12월에 발행한 ‘벤처기업 차등(복수)의결권주식 도입, 쟁점과 과제는’ 보고서에서 차등의결권주의 종류를 정리했는데요. 1주당 2표 이상의 의결권을 갖는 ‘복수의결권주식’, 1주당 1표 미만의 의결권을 부여해 의결권 수를 줄이는 ‘부분의결권주식’, 주식의 수와 관계없이 거부권을 갖는 ‘황금주’, 주식의 보유 기간에 따라 의결권이 다르게 부여되는 ‘테뉴어 보팅’, 의결권이 없는 대신 배당금을 더 받을 수 있는 ‘무의결권주’ 등이 있습니다.

이번 쿠팡INC의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추진 소식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바로 ‘복수의결권주’입니다. 쿠팡INC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통해 “김범석 쿠팡 의사회 의장은 차등의결권주인 클래스B 주식의 단독 보유자가 된다”고 밝혔지요. 클래스B 주식이란 창업자 및 경영자에게만 발행하는 ‘복수의결권주’를 말합니다. 증권신고서에는 쿠팡의 클래스B 주식은 1주당 29표의 의결권을 갖는다고 명시됐습니다.

이처럼 창업자 및 경영자가 복수의결권주를 보유하게 되면 외부 투자 유치를 하면서도 자신의 지분이 줄어드는 걱정을 덜 수 있습니다. 경영권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벤처기업의 경우 이러한 경영권 안정을 바탕으로 혁신과 성장을 지속하는 토대를 마련할 수도 있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국내에서도 복수의결권주 도입을 위한 움직임이 있습니다. 현행 상법에서 1주 1의결권 원칙을 정하고 있어 복수의결권주 발행이 불가능합니다. 이에 복수의결권주 도입을 위한 벤처기업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기도 했습니다.

앞서 차등의결권주라고 다 똑같은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복수의결권주를 허용하고 있는 나라들도 발행 조건이 서로 다릅니다. 자본시장연구원 남길남 실장은 “복수의결권주식에 대해 여러 가지 안전장치를 두는 국가, 공시를 통해 투자자들이 선택할 문제라고 보는 국가가 있다. 홍콩증권거래소나 싱가포르거래소의 경우에는 특정한 제약을 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2018년에 복수의결권주를 도입한 홍콩증권거래소와 싱가포르거래소의 경우 1주에 10표까지만 의결권을 행사 할 수 있도록 상한을 두었습니다. 특히 홍콩증권거래소는 혁신성과 성장성에 복수의결권주 보유자가 기업의 혁신성과 성장성에 대한 기여도를 입증해야 한다는 조건도 있습니다.

이는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6일 벤처기업 고용 동향 브리핑에서 복수의결권주식에 대해 “전 세계에 복수의결권과 관련된 제도가 너무나 천차만별”이라며 “그 나라에서 가장 맞는 방식을 취사선택하는 게 그게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한 배경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중소벤처기업부는 국회에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했습니다. 개정안에는 홍콩증권거래소와 싱가포르거래소처럼 특정한 제약을 두고 있습니다. 복수의결권주의 보유를 창업주로 국한하고, 1주에 10표까지의 의결권 상한을 두며, 그 효력도 10년을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개정안은 현재 위원회 심사 단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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