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헬스] 다이어트 한약, 알고 먹자…'효과~부작용' 점검

유수인 / 기사승인 : 2021-02-24 04: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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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혈관질환 등 부작용 위험 있어 '복용량' 준수, '광고' 현혹 금물

한의원에서 약재를 고르는 모습(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 20대 여성 A씨는 요즘 ‘한약 다이어트’를 고민하고 있다. 최근 SNS 등에 올라온 광고를 보니 한약 복용으로 요요 없이 한 달 만에 10kg이나 감량할 수 있다고 하고, 실제로 다이어트에 성공한 지인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약이 어떻게 다이어트 효과를 내는지, 부작용은 없는지 정보가 부족해 망설이고 있다.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다이어트 방법 중 하나로 ‘한약’을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한약이라고 하면 허해진 몸을 회복하고 보호하는 용도로 여기기 쉽지만 2030대 사이에서는 살을 빼기 위한 목적으로 다이어트 한약을 처방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약도 체질에 따라 쓰이는 약재가 다르고, 사람마다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다이어트 한약은 기본적으로 ‘목표 체중’을 타깃해 에너지 섭취-소비의 균형을 바로 잡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약재는 식욕조절, 근육량 유지 및 기초대사량 증가 등 살을 빼는 목적에 따라 달라 진다. 

정원석 경희대한방병원 재활의학과(비만센터) 교수는 “인류가 태어나서 생겨난 다이어트 방법은 3만 가지가 넘는데, 결국 비만이라는 것은 에너지 섭취-소비 밸런스가 깨져서 생기는 것”이라며 “이 밸런스를 맞추는데 쓸 수 있는 방법은 아주 많다. 크게 보면 식욕을 억제하는 방법, 에너지 대사를 늘리기 위해 몸을 따뜻하게 하고 열을 내게 하는 방법, 섭취량 감소에 따른 근육 감소를 막기 위해 근육과 관절을 튼튼하게 해주는 방법, 체질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방법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한약도 처방 가이드라인이 있기 때문에 한의사가 권고하는 복용기간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방비만학회라고 하는 학술단체는 기존 연구결과들을 중심으로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며 “특히 식욕 조절을 위해 많이 사용되고 있는 ‘마황’이라는 한약재는 원래 바이러스, 전염병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던 것으로, 비만환자에게 쓸 때는 단기투여만 가능하다. 1년 이상 장기간 복용하는 것은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개인이 임의로 늘려서 복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방비만학회 캐릭터 빼라와 찌로. 학회 홈페이지 제공

대한한의사협회에 따르면, 마황의 주된 성분인 에페드린은 혈압 상승과 천식 치료, 코막힘과 콧물 제거, 감기 등의 치료에 사용되며, 비만치료에 있어서는 교감신경 자극 및 열대사촉진제로 사용된다.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에서는 심근경색과 약물 오용 등의 부작용으로 건강기능식품에서 에페드린 함유를 금지하고 있으나, 한의약에서 마황을 의약품으로 사용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다. 미국 FDA는 의약품의 경우 에페드린의 1일 복용량을 150mg까지 허용하고 있으며, 한방비만학회에서도 전탕액으로 처방 시 1일 4.5~7.5g을 6개월 이내로 사용하는 것을 적당량으로 권고하고 있다(1일 에페드린 사용량은 90~150mg까지 안전하다).

이에 학회를 비롯한 한의계에서는 다이어트를 위해 마황을 무분별하게 오남용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비만처방에서의 안전한 마황사용지침, 대한한방비만학회지 제6권 제2호, 2006년’과 ‘비만치료 및 체중감량에서의 적절한 마황 사용에 대한 임상 진료지침 개발, 대한한방비만학회지 제7권 제2호, 2007년’ 등의 임상 가이드라인 준수를 강조하고 있다. 

정 교수는 “특히 마황은 교감신경을 자극해 심박수를 높일 수 있고, 허혈성 심장질환이 있으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서 안전한 용량 내에서 사용해야 한다”며 “물론 많이 쓰면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지만 부작용 위험이 있어서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보고 전문가의 지시 하에 복용해야 한다. 살이 안 빠지는 것 같다고 임의로 양을 늘리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알레르기, 갑상선기능 문제나 피임약 등과 관련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 위장관 운동을 저해하거나 변비가 생기는 등의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며 “마황이 아니더라도 다이어트를 위해 쓸 수 있는 한약이 많고, 내 몸에 맞는 약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꼭 전문가와 상의를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한약은 약이다. 일반 건강기능식품과 다르기 때문에 반응을 정확히 예측하고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한의사가 개입하는 것이 맞다”며 “또 ‘누가 한약을 먹고 짧은 기간에 많이 빠졌다’라고 하는 식의 광고가 많은데, 보통 그런 곳은 용량을 과도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다이어트 자체가 몸에 스트레스를 주는 거고 약도 몸을 괴롭게 하는 약이기 때문에 조심해서 써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만약 한약을 쓸 수 없거나, 효과가 없거나, 고도비만인 경우에는 ‘운동’이나 ‘절식’요법을 쓸 수 있다고 정 교수는 밝혔다. 그는 “한약은 살을 빼는데 있어 취약한 부분이나 전략적으로 변화를 일으키고 싶은 부분에 쓰이는 도구”라면서 “그거만으로 안 될 때 우리는 과감한 식이요법이나 운동요법을 시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심혈관계 위험인자가 있는 환자들은 운동요법을 추천한다. 운동방법도 가이드라인이 있는데,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보다 조금 낮은 강도로 운동을 시작하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며 “일정 기간 음식섭취를 조절하는 ‘절식’도 지침대로 하면 다이어트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절식기 중 피해야할 것들이 많고, 대사가 떨어지거나 부종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의료인의 관리 하에 시행돼야 한다”고 했다. 

정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이다. 기본도 하지 않고 약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운동과 식이요법을 바꾸지 않으면 약을 끊었을 때 요요현상이 올 수밖에 없다”며 “기본에는 왕도가 없다. 부작용 위험을 감수하고 치료받은 이후 또 다시 약을 찾지 않도록 식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