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체육계 폭력 근절 방안 발표… 프로 진출 봉쇄‧ 영구퇴출 “폭력 무관용”

기사승인 2021-02-24 15:43:39
- + 인쇄
정부, 체육계 폭력 근절 방안 발표… 프로 진출 봉쇄‧ 영구퇴출 “폭력 무관용”
황희 문체부 장관. 연합뉴스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정부가 체육계의 학교 폭력 근절 방안을 내놨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 교육부는 24일 제4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통해 ‘학교운동부 폭력 근절 및 스포츠 인권 보호 체계 개선 방안’을 심의·의결했다.

문체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는 다음달 부터 4월까지 집중 신고기간을 운영한다. 아울러 온라인 모니터링을 통해 적극적으로 신고를 받아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정부는 적절한 제재 방안도 마련했다. 

스포츠윤리센터의 조사와 본인 인정 등을 통해 사실관계가 드러날 경우, 문체부와 관계 단체는 협의체를 구성해 피해자의 용서 여부, 폭력행위의 수위, 해당 폭력 사건으로 징계를 받은 적이 있는지, 피해자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영구 퇴출부터 출장 정지, 사회봉사 등 제재 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다. 

징계를 받은 학생들의 정보를 따로 통합 관리하는 방안도 수립했다. 

정부는 “2022년까지 종목단체별 징계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계기관 협의체 논의를 통해 가해 학생 선수에 관한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른 조처를 징계 정보에 포함해 관리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민체육진흥법 등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는 프로스포츠 구단, 실업팀, 국가대표, 대학 등에서 선수를 선발할 때 학교폭력 관련 이력을 확인해 선발을 제한한다. 

특히 프로스포츠는 신인 선수 선발 시 학교폭력 이력이 없음을 확인하는 서약서를 받고, 거짓으로 작성한 경우 서약서에 근거해 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체육특기자 전형에서 학교폭력 이력을 입학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점수에 반영하는 대학에는 보조금 지원 시 가점을 부여하는 등 유인 체계도 도입한다.

퇴학 처분을 받은 고등학생에 대해서는 선수 등록을 원천 봉쇄하고,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른 처분(올해 3월 1일 이후 발생 사안)을 받은 후 일정 기간 종목별 대회와 종합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도록 제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향후 선수 등록이나 대회 출전 신청 시 학생부 또는 학교폭력 기록에 관한 학교장 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방안이 마련된다.

학교폭력이 드러날 경우 구체적 근거로 제재할 수 있도록 프로스포츠 단체,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 등의 제재 규정도 점검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매년 ‘학생 선수 폭력피해 전수조사’를 시행해 학교폭력 심의기구를 통해 가해자를 조치하고, 스포츠윤리센터에서는 학교 현장에 인권감시관을 투입해 불시에 점검하는 등 학교 현장의 폭력 실태를 직접 확인한다.

피해자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도 포함된다.

피해자가 기존 학교운동부에서 계속 운동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더라도 시·도 종목단체 소속 등으로 대회에 계속 출전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합숙 생활로 인해 가해자와 접촉해 지속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면 외부에서 숙식을 해결할 수 있도록 스포츠윤리센터에서 임시 보호를 지원한다.

학생 선수가 쉽게 스포츠윤리 센터에 신고할 수 있도록 누리소통망(SNS)을 이용한 신고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체육 특기자의 실적 평가 체계도 개선한다. 

그간 ‘성적지상주의’가 한국 체육계 악습의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단체 경기는 개인별 평가가 가능하도록 평가 지표를 개발하고, 고입 체육특기자는 경기실적 외 평가 요소 비중을 높인다. 체육지도자 채용·평가 시에도 인권침해 징계 여부, 학습권 보호 노력 등 실적 외 요소가 폭넓게 반영될 수 있도록 합리적 평가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운동과 학습을 병행할 수 있도록 유·청소년 주말대전(리그) 확대 및 주중 개최 종목별 대회의 주말 전환도 지속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학교운동부 기숙사도 개선한다. 중학교는 기숙사를 점차 감축하도록 유도하고, 중학교와 고등학교 기숙사에 대해 연 1회 이상 현장 점검을 해 인권침해 요인을 개선한다.

학생선수, 운동부 지도자가 학기별 1회 1시간 이상 의무적으로 인권교육을 수강하도록 하고 이와 별도로 프로구단에서 산하 유소년팀을 대상으로 연 1회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체육지도자는 2년마다 의무적으로 인권교육을 받아야 한다.

폭력 없이도 과학적 훈련 방법으로 경기력을 개선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전국 11개 시·도에 있는 지역 스포츠과학지원센터를 통해 국가대표에 관한 스포츠과학 지원 프로그램을 학교운동부까지 확산할 수 있도록 하고, 과학적 훈련 방법 도입을 국가대표 지도자 평가 요소에 추가한다. 가상·증강현실을 활용한 훈련 콘텐츠도 학교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보급해 나갈 예정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학교폭력 가해자의 경기대회 참가를 제한하는 등 이번 방안을 통해 폭력에 관한 무관용이라는 엄중한 메시지가 전달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진정한 반성과 사과가 전제된 화해와 치유를 통해 우리 사회가 더욱 성숙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관계기관의 협력과 노력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황희 문체부 장관은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이라도 폭력을 행사했다면 그에 합당한 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원칙과 기준을 마련하겠다”며 “피해자들이 진정한 치유를 얻을 수 있도록 피해자와 체육 현장, 전문기관 등과 소통하면서 대책을 시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mdc0504@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친절한 쿡기자 타이틀
모아타운 갈등을 바라보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역점을 둔 도시 정비 사업 중 하나인 ‘모아타운’을 두고, 서울 곳곳이 찬반 문제로 떠들썩합니다. 모아타운 선정지는 물론 일부 예상지는 주민 간, 원주민·외지인 간 갈등으로 동네가 두 쪽이 난 상황입니다. 지난 13일 찾은 모아타운